<다시 읽는 아우구스티누스 - 유한자의 조건과 무한자의 부르심> / 로완 윌리엄스 지음 / 이민희·김지호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400쪽 / 2만 2000원
<다시 읽는 아우구스티누스 - 유한자의 조건과 무한자의 부르심> / 로완 윌리엄스 지음 / 이민희·김지호 옮김 / 도서출판100 펴냄 / 400쪽 / 2만 2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세계 성공회의 수장 캔터베리대주교를 지낸 로완 윌리엄스가 위대한 교부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354-430)에 대해 쓴 글들을 엮은 책. 저자가 아우구스티누스를 "씨름해 볼 만한 최고의 가치를 지닌 사상가로 생각"(9쪽)하며, 25년 넘는 세월을 강의·연구해 온 철학적·신학적 결과물을 한데 모았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관통하는 긴장과 역설, 즉 '시간·육체라는 유한자의 조건을 가진 인간이 영원 속에 영으로 거하시는 무한자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의 한계 속에서 이를 인식하는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자기 인식 △언어·실재· 욕망 △창조 △악 △삼위일체론 △기독론 △지혜 △사랑 등 11가지 주제를 다룬다. 학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동시에 가장 많이 오해받는 이 성인聖人에 대한 연구가 현대에 들어 어떤 흐름을 갖게 됐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 책 말미에는 저자가 1987년 아우구스티누스 회심 1600주년을 기념해 더블린 성요한교회에서 전한 설교문을 실었다.

"성육신하신 분께 자신을 내던지지 않으면, 이러한 포기의 행위가 없으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습니다. 천국으로 올라가려면 먼저 우리의 땅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리스도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러해야 합니다. 이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영적 이야기에서 신비주의적 비전에 대한 플라톤주의적 열망을 넘어서게 만든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중략) 이제 천국의 지혜는 그저 바라보는 비전의 대상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계속되는 경험, 시간을 통해 변하는 방식,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것이 됩니다." (1장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 고백록에 나타난 시간과 자기-인식", 35쪽) 

"악에 대한 담론이 지닌 논리와 성격에 관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설명은 어떻게 해도 철저하지도 않으며 깔끔히 잘 정리된 것도 아닙니다. 그의 설명은 여전히, 그의 신학 전체가 저 너머로 멀리 회피하고 있다는 논쟁의 요소들로 얼룩져 있습니다. (중략) 제가 주로 하고자 한 작업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이 주제를 하나님에 대한 담론의 논리와 연관된 것으로 본 것이 옳았다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고백록> 7권이 명확하게 보여 주듯이, 그는 하나님에 대한 담론과 악에 대한 담론을 모두 '비공간화'하고자 합니다. 둘 모두 이 우주 안의 어떤 장소를 점하지 않으며, 둘 모두 다른 무엇에 견줄 수 있는 주체가 아닙니다." (5장 '실체가 없는 악', 197~1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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