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사악해질 때 –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 / 찰스 킴볼 지음 / 김승욱 옮김 / 현암사 펴냄 / 400쪽 / 1만 7000원
<종교가 사악해질 때 –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 / 찰스 킴볼 지음 / 김승욱 옮김 / 현암사 펴냄 / 400쪽 / 1만 70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종교의 타락을 경고하는 다섯 가지 위험 징후를 다루고, 종교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하는 책.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비교종교학자인 찰스 킴볼(오클라호마대 종교학과장)이 썼다. 교리·전통의 차이를 떠나 정의·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종교'는 왜 종종 끔찍한 폭력과 반사회적 악행의 근원이 되는 걸까. 저자는 9·11 테러 이후 극심하게 대두한 종교·정치·폭력의 다면적 현상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규명한다. 1장에서 '종교 그 자체가 문제인가' 운을 떼고, 2~6장에서는 △절대적인 진리 소유 주장 △맹목적인 복종 △'이상적인' 시대의 확립 △목적을 위한 모든 수단 정당화 △성전聖戰 선포 등 다섯 가지 타락 징후를 다룬다. 마지막 7장에서는 '전통에 뿌리를 둔 포용적인 믿음'을 처방으로 제시한다. 저자가 제시한 해로운 신앙의 징후들이, 일그러진 한국교회의 모습과 어딘지 겹쳐 보이는 게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종교는 틀림없이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세력으로서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친다. 역사를 통틀어 많은 사람과 신앙 집단이 종교 사상과 종교적 헌신에 힘입어, 편협한 이기심을 초월해 더 고귀한 가치와 진리를 추구할 수 있었다. (중략) 그러나 역사는 인간이 저지르는 최악의 행동에 종교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우 또한 많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준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세력보다도 종교의 이름으로 치러진 전쟁이 더 많고, 종교의 이름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더 많으며, 요즘은 종교의 이름으로 더 많은 악행이 저질러지고 있다는 말은 조금 진부하기는 해도 어쨌든 슬픈 진실이다." (들어가는 말, 13쪽)

"종교가 발전할수록 재능 있는 지도자와 핵심적인 교리가 매우 중요해진다. 그러나 이런 지도자와 교리는 기껏해야 '토기 속에 담긴 보물'일 뿐이다. 사람들은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나 강렬한 사상에 감정적으로 휩쓸리기 일쑤다. 개인이나 교리에 대한 맹목적인 복종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책임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으로,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장 '맹목적인 복종',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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