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 내 인생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문장> / 김남준 지음 / 김영사 펴냄 / 220쪽 / 1만 3500원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 내 인생을 바꾼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덟 문장> / 김남준 지음 / 김영사 펴냄 / 220쪽 / 1만 35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15년 전 병상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고 탄복한 저자 김남준 목사는 "오랜 세월 아우구스티누스를 사숙"했다. 2015년 <고백록>에 담긴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해설한 경수필집 <영원 안에서 나를 찾다>(포이에마)를 쓰기도 했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고백론>뿐 아니라 <신국론>·<참된 종교>·<영혼 불멸>·<삼위일체> 등 아우구스티누스의 여러 저작에서 건져 올린 문장 8개를 지축 삼아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인생의 무게를 처음 느낀 소년기부터 무신론자를 거쳐 기독교에 귀의하기까지, 깊은 외로움과 고뇌를 거치며 인생의 해답을 갈구해 온 저자의 내적 여정을, 시도 아니고 산문도 아닌 독특한 형식에 담아냈다. 지난날의 자신처럼 "불 꺼진 방에 홀로 있는 것을 무서워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썼다고 한다. 

"자꾸 꼬인다. 
우리 인생. 마음먹은 대로 전개되지 않는다.
누군가 작정하고 그런다는 느낌까지 들지 않나?
기독교에 귀의했을 때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철없는 전도자들이 그렇게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그건 자신들도 이루지 못한 희망이었던 걸.
기쁘고 즐거운 일, 슬프고 괴로운 일, 온갖 풍상 다 겪는다.
짐승들은 그저 겪기만 한다.
그러나 인간은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그 겪음들에 대해.
모른다고? 그럼 다른 이를 통해서라도 알고 싶어 하겠지.
그럴 수 없다면 둘 중 하나다.
아무 생각 없이 살거나, 극심한 혼돈 속에 살거나." (3장 '생각이 가벼울 때 인생은 무겁다', 83~84쪽)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사랑 없음을 사랑하는 건 아니다.
살아 있음이 이미 없기보다 있기를 좋아함의 증거기에.
알맞은 사랑의 대상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욕망은 갈 곳을 잃는다.
질척한 욕망의 끈적임으로 자유를 상실한다.
(중략)
사는 게 두렵던 어린 시절, 
일체의 사랑이 없는 곳에 살기를 꿈꿨다. 
그런데 그러고 싶은 것 자체가 사랑이니,
사랑을 떠나 어디로 도망친단 말인가?
살아 있는 것이 사랑함인 것을.
(중략)
그래! 살아 있는 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하늘에 머물지 않는다.
거기 높은 데서 아래로 내려온다.
타인과의 올바른 관계를 갖게 한다.
결국 사랑을 알고자 함은 살기 위함이다.
살아 있는 게 사랑하라는 거다. 외통수다.
피할 수도 없고 건너뛸 수도 없다. 살든지 죽든지." (6장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을 때, 154-~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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