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 자전 고전 - 아버지와 아들, 책으로 말을 걸다> / 김기현, 김희림 지음 / 홍성사 펴냄 / 312쪽 / 1만 6000원
<부전 자전 고전 - 아버지와 아들, 책으로 말을 걸다> / 김기현, 김희림 지음 / 홍성사 펴냄 / 312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이세향 간사]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SFC출판부)에 이어 김기현 목사와 김희림 학생의 부자간 편지를 엮은 두 번째 책이다. 신학자 아버지와 철학도 아들이 존재·진리·정의·국가 등 10가지 심오한 주제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플라톤의 <국가>, 묵적의 <묵자> 등 서로 다른 동서양 고전을 바탕으로 사유하고 성찰한 내용을 담았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돼 있으며, 1부는 존재·타자·폭력·국가·정의, 2부는 사랑·진리·자유·세상·학문을 주제로 다룬다. 주제마다 '함께 읽고 싶은 책' 목록이 정리돼 있다.

"지금 여러분이 들고 계신 이 책은 목사이자 종교철학을 전공한 신학자 아버지와 철학도 아들이 신학과 철학의 고전을 소개하는 편지로 토론을 이어 온 흔적을 묶은 것입니다. 상당히 특이한 책을 집으셨다고 생각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 방식은 사실 저와 아버지에게는 무척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늘 서로에게 묻고 답하고 배웠으니까요. (중략)

 

이렇게 긴밀한 부자간의 대화지만, 아버지와 제가 이 책을 써 내려가면서 이 대화를 우리 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름만큼은 유명한 이 고전들이 독자들에게 한 뼘 가까이 다가가길, 기회가 닿는다면 많은 사람이 책을 읽어 보기를, 힘이 닿는다면 이 책들을 교회 안에서 같이 읽고 나누기를 바라고 있거든요. 본문에 소개된 20권의 고전들에 대한 마중물 역할만 해 주어도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성공했다고 확신합니다." (머리말, 17~18쪽)

"자, 이렇게 살펴보니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사이에 차이가 보이지 않나요? 니버는 개인적 도덕성이 사회적 도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더 나아가 공동체는 개인의 탁월함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집단에서 정의롭지 않은 자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결코 도덕적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요. 아빠는 니버의 '가장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도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면 더 이상 이성적이지 않다'라는 유명한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 사회의 정치적 모순을 개탄했죠. 저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으며 구성원들의 탁월함을 한껏 발현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먼 정치적 문제들로 뒤덮인 한국 정치 무대의 참담한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정의에 이어 사랑을 두고 대화해 보자는 아빠의 제안은 무척 마음에 들어요. 사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친애親愛' 개념도 무척 중요한데 전혀 언급하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그뿐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를 읽으면서 혈연적 기초에 바타을 둔 고대 폴리스의 사회윤리를 현대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아빠의 제안을 읽고 오히려 저는 이 어려움을 아예 정면으로 마주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구성원들 간에 고대적 의미의 친밀감이 없는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서로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기독교가 사랑의 종교라는 통념을 다시 한번 들춰 보고 싶어지네요.

 

인간은 인간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으며, 하나님은 인간을 어떻게 사랑하시는 걸까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아빠의 사랑에 대한 논의를 기다리면서 이번 편지를 마무리할게요." (10장, '정의는 '행복의 정치적 실현'', 154~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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