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은 논란과 관계없이 대면 예배를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은 논란과 관계없이 대면 예배를 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서울연회 감독 원성웅 목사(옥토교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 기간이었던 9월 11일, 대면 예배를 20일부터 진행하라는 공문을 소속 교회들에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 다음으로 교세가 큰 감리회는 전국 12개 및 미국 1개 연회로 구성돼 있고, 감독은 각 연회 수장이다. 그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서울연회 감독이 대면 예배를 지시한 것이다.

원성웅 목사는 11일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시국에 보내는 목회 서신'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서울연회 회원들에게 보냈다. 서울연회에는 교회 390곳, 교인 19만 명이 속해 있다. 서신에는 "20일 주일부터 각 교회들이 신중하고 지혜롭게 주일(공중)예배를 드리기 바란다. 마스크 쓰기 등 모든 준칙을 지키고, 몸 상태 좋지 않은 분만 영상 예배로 드리라"고 나와 있다.

대면 예배를 통해 발생하는 법적 책임은 감리회가 공동으로 지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일로 벌금과 구상권이 청구되더라도 감리교단이 법적으로 공동 대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확진자가 나와도 잠시 예배당 문을 닫고 방역한 후 다시 예배하면 된다고 했다.

현장 예배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도 밝혔다. 원 목사는 서신에서 "주일(공중)예배를 영상으로 한 주 한 주 계속 드리게 되면 교회의 본질인 예배와 신앙에 큰 해가 될 것이 분명하다"며 "교회들은 정부 명령에 맹종하는 정부 하부 기관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다. 우리에게 예배를 '드려라', '드리지 말라' 명령하실 분은 오직 창조주이시고 구원자이신 우리 주 하나님 한 분뿐이다"고 했다. 16세기 페스트로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지만, 당시 종교개혁 지도자들은 교회 문을 닫지 않고 예배와 기도를 계속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목회 서신이 공개되자 감리회 게시판은 '지지'와 '반대'로 양분됐다. 지지 측은 "원성웅 감독님의 서신은 교단의 현대 역사 속에 가장 자랑스러운 서신이다", "마지막까지 교회에 공정하지 못한 정부 방침을 당당히 지적하며 교회 예배의 본질을 명확히 이야기해 줘 참 힘이 된다"고 했다. 반대 측은 "대면 예배를 드릴 경우, 감리회 목사들과 감리교인들은 일종의 아나키스트 내지 종교 열광주의로 간주될 것이다", "목회 서신을 철회하고, 원성웅 감독은 국민과 감리교회 구성원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목회 서신 중 "교단이 법적으로 공동 대처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감리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공식 결의하거나 의논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독은 9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감독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결의한 적이 없다. 구상권 문제는 교단이 아니라 서울연회에 국한된 걸로 안다"며 "당장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것보다 이웃에 대한 배려를 먼저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감독은 "이번 목회 서신으로 감리회가 둘로 나뉘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교회 분열을 야기했다. 감독회의에서 이 문제를 결의한 적도 없는데, 마치 교단이 책임질 것처럼 나와 있다.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성웅 목사는 논란은 예상했다며 입장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원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목회 서신은 강요하는 게 아니고, 기준을 잡아 주는 거다. 어쨌든 감독이 기준을 잡아 주면 하나의 길이 되는 거다. 우리 교회는 크지 않지만 20일부터 대면 예배와 영상 예배를 동시에 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이 교단장들 불러서 '코로나바이러스는 과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교회가 없으면 자살률이 2~3배 늘어날 거고, 성 문제도 몇 배로 늘어날 것이다. 교회가 영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은 안 하고 예배를 막으려 한다"고 말했다.

구상권 등을 교단이 법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내용과 관련해, 원 목사는 논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들과 의논해서 교단이 책임져야 한다는 방향으로 잡아가려고 한다. 큰 교회는 알아서 할 수 있지만, 작은 교회는 지원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교회를 통한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만큼 선제적으로 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원 목사는 억울하다고 답했다. 그는 "방송 카메라가 꼭 교회만 비추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7만 개 중 40개밖에 안 된다. 퍼센티지로 보면 아주 약한데, 코로나19를 교회발처럼 보도한다. 전광훈 목사 교회도 극단적으로 많이 나온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군대도 갔다 왔고 애국한 사람인데 왜 정부가 기독교만 부당하게 대우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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