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은 예배가 시작되기 전 세월호 리본 피켓을 앞세우고 생명안전공원 부지를 돌았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참석자들은 예배가 시작되기 전 세월호 리본 피켓을 앞세우고 생명안전공원 부지를 돌았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매월 첫째 주 일요일에 열리는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는 예배가 재개했다. 유가족들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기독교인 50여 명은 5월 3일 안산 화랑유원지 생명안전공원 부지에 모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예배가 중단된 지 3달 만이었다. 3~4월에 기리지 못한 아이들까지 포함해 3·4·5반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마스크를 착용한 참석자들은 세월호 리본 모양 피켓을 들고 생명안전공원 부지를 한 바퀴 순례한 뒤 예배를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하늘의 별이 된 단원고 2학년 3·4·5반 아이들 81명 이름을 불렀다. 담담히 호명하는 참석자들 목소리에서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최고기온이 27도를 웃도는 때아닌 무더위에도 50여 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최고기온이 27도를 웃도는 때아닌 무더위에도 50여 명이 예배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2학년 3반(26명): 김담비, 김도언, 김빛나라, 김소연, 김수경, 김시연, 김영은, 김주은, 김지인, 박영란, 박예슬, 박지우, 박지윤, 박채연, 백지숙, 신승희, 유예은, 유혜원, 이지민, 장주이, 전영수, 정예진, 최수희, 최윤민, 한은지, 황지현

 

2학년 4반(28명): 강승묵, 강신욱, 강혁, 권오천, 김건우, 김대희, 김동혁, 김범수, 김용진, 김웅기, 김윤수, 김정현, 김호연, 박수현, 박정훈, 빈하용, 슬라바, 안준혁, 안형준, 임경빈, 임요한, 장진용, 정차웅, 정휘범, 진우혁, 최성호, 한정무, 홍순영

 

2학년 5반(27명): 김건우, 김건우(동명이인), 김도현, 김민석, 김민성, 김성현, 김완준, 김인호, 김진광, 김한별, 문중식, 박성호, 박준민, 박진리, 박홍래, 서동진, 오준영, 이석준, 이진환, 이창현, 이홍승, 인태범, 정이삭, 조성원, 천인호, 최남혁, 최민석

4반 홍순영 엄마 정순덕 씨가 가족을 대표해 증언을 맡았다. "10일 후면 순영이 없이 맞는 7번째 순영이 생일"이라고 힘겹게 운을 뗀 정 씨는 "우리 가족들이 6년간 버티며 한마음으로 살아온 이유는 오로지 진상 규명 때문이다. 착하고 밝기만 했던 우리 아이들이 왜 그런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월 10일 활동이 끝나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7월 종료되는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며 "제대로 수사하고 있는지 다 같이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순덕 씨는 "무엇보다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유가족들과의 진상 규명 약속을 7주기 전까지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년간 더 많이 응원해 주시고 기도해 주시라. 우리 아이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게 마음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4반 홍순영 엄마 정순덕 씨는 내년 세월호 7주기 이전에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4반 홍순영 엄마 정순덕 씨는 내년 세월호 7주기 이전에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참석자들은 희년 정신을 다룬 레위기 25장 8-13절을 묵상한 후 이야기를 나눴다. 모두 세월호 참사의 진정한 희년은 진상 규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기업 소장(토지+자유연구소)은 "거룩한 해인 희년은 완전한 자유와 해방, 다른 이에게 눌려 있는 억울한 삶이 모두 해결되는 사회다. 이러한 사회는 억울한 사람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보잘것없어 보여도 함께 예배하는 행위, 피켓을 드는 행위, 리본을 다는 행위가 모이면 희년에 근접한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라 말했다.

조선재 집사는 "희년이 '저마다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해'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5월은 세월호 침몰 후 아이들이 하나씩 가족에게로 돌아오는, 부모님들이 마음 아프고 힘든 시기다. 정말로 아이들이 부모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시기는, 가족들이 '정말 여한이 없다', '속이 후련하다'는 마음이 들 만큼 모든 진실이 다 밝혀지는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3반 유예은 엄마 박은희 전도사는 "희년이 50년째 되는 해인데, 50년 뒤면 예은이를 만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며 "유가족들에게는 세월호 참사 7주기인 내년이 안식년이다. 내년을 세월호 안식년으로 꼭 만들자"고 말했다. 예은 엄마의 다짐에 박수와 아멘으로 화답하는 이들도 있었다.

창현 엄마 최순화 씨가 예배에 참석한 청년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나눠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창현 엄마 최순화 씨가 예배에 참석한 청년에게 어린이날 선물을 나눠 주고 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청년들이 아이들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전달한 카네이션. 뉴스앤조이 여운송
청년들이 아이들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전달한 카네이션. 뉴스앤조이 여운송

예배 후 주최 측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준비한 어린이날 선물을 나눴다. 가장 어린 참석자인 20대 청년들은 창현 엄마 최순화 씨가 건네는 선물 꾸러미를 품에 안았다. 어린이날 선물을 받은 청년들은 별이 된 아이들을 대신해 유가족들에게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희생자 및 유가족 모독 중단 △대통령-정부 기록물 공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생명안전공원 건설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쳤다. 이와 더불어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7주기까지 진상 규명 약속을 이행하도록 △피케팅에 많은 이가 함께하도록 △생명안전공원의 순탄한 건립을 위해 △거리에 나와 있는 약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기도했다. 이들은 6반 친구들과 함께하는 예배가 열리는 6월 7일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과 생명안전공원의 순탄한 건립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참석자들은 세월호 진상 규명과 생명안전공원의 순탄한 건립을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예배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예배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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