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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나마 위로 되길"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예배 찾은 밀알두레학교 학생들
2019년 마지막 예배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던 다짐 잃지 말자"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9.12.02 17:16

밀알두레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4·16생명안전공원을 찾았다. 학생들이 위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매달 첫째 주일 안산에서 드리는 2019년 마지막 예배는 온기로 가득했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 밀알두레학교 학생들이 예배를 찾았다. 학생들은 위로의 노래를 부르고, 직접 성금을 마련해 세월호 가족 측에 전달했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가족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예배는 12월 1일 4·16가족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평소에는 화랑유원지 내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예배하지만, 비가 온 탓에 장소를 변경했다. 대강당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밀알두레학교 학생 15명을 포함해 약 100명이 모였다.

학생들과 함께 온 밀알두레학교 정진우 교사는 학생들이 먼저 세월호 가족을 언급하면서 아픔에 동참하고 싶다고 해서 예배에 임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직접 만든 불가사리 모양 키링을 팔아 후원금을 모았다. 정 교사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아이들에게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학생 대표 장수이 군(고1)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세월호 희생자, 가족을 위해 키링을 제작해 팔았다. 비록 작은 돈이지만, 이 돈에는 키링을 구매하신 모든 분의 위로와 마음이 담겨 있다. 조금이나마 세월호 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 하나님이 함께하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준비해 온 위로의 노래 2곡을 불렀다. 강당 뒤에서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던 단원고 2학년 7반 영석 엄마 권미화 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노래가 끝난 뒤 영석 엄마가 대표로 후원금을 받았다. 그는 "이곳에 와 준 것만 해도 감사한데 성금까지 주실 줄 몰랐다. 학생들 마음이 너무 예쁘다. 그저 감사하다"고 말했다.

영석 엄마는 예배를 마칠 때까지 눈물을 훔쳤다. 그는 기자에게 "어떻게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했을까…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서 눈물이 계속 났다.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키링을 판 수익금을 세월호 가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영석 엄마가 가족 대표로 성금을 받았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일반인 희생자 및 봉사자 기억
"억울한 일 당한 이 위해 기도해 달라"

2019년 마지막 예배 주제는 '별이 된 이름들'이었다. 예배 참석자들은 희생당한 일반 승객 30명, 선원 6명, 선상 아르바이트 4명, 일반인 미수습자 2명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참사 이후 각자 맡은 자리에서 세월호 관련 활동을 하다가 아이들 곁으로 먼저 간 8명의 이름도 하나하나 부르며 기억했다.

"진도군교회연합회 회장으로 회원 교회들과 함께 4월 17일부터 팽목항과 체육관에 부스를 차리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식품과 각종 생필품을 지급하며 헌신적으로 일했던 문명수 목사님. 단원고 학생과 같은 또래의 자녀가 있어 더 괴로워했고 잠결에도 '아이들을 찾으러 가야 한다'고 외쳤던 문명수 목사님."

"고잔동 주민으로 참사 이후 안산 문화광장과 고잔동 동네 촛불에 참여했고 유가족들의 행진도 함께했던 양일석 님. 아내는 참사 이후 거의 모든 아이들의 장례식장을 돌며 봉사를 했고 엄마의노란손수건 활동까지 한 세월호 가족. 일터에서의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아내와 세 아이들이 눈에 밟혔을 양일석 님."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에 참여해 진상 규명 운동과 희생자 가족 지원 활동에 열성적으로 참여했으며 참사 1주기에 맞춰 세월호 진상 규명의 현장에서 느낀 단상을 담은 시집 <노란 리본>을 낸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이자 평화 활동가였으나 급성백혈구암으로 58세에 아들 곁으로 간 정의행 님."

"목숨을 걸고 290여 명의 실종자를 수습했지만 정부로부터 버려지고 동료의 죽음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했던, 세월호 잠수사의 현실에 대해 싸웠을 뿐 아니라 세월호 진상 규명에도 힘썼던 김관홍 님. 정신적 트라우마와 아픈 몸으로도 박주민 의원의 당선을 위해 일했던 그가 결국 42세에 아내와 세 명의 아이를 두고 떠나며 남긴 말 '뒷일을 부탁합니다.'"

"20년 넘게 쫓겨나고 내몰리는 사람들, 차별받고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카메라를 들었던 다큐멘터리 감독. 4·16연대미디어위원회 위원장으로 세월호 프로젝트 '망각과 기억'의 제작과 연출에 참여했고, 2016년 국민 촛불을 기록했으며, 몸이 아픈 줄도 모르고 마지막 순간까지 목포에서 세월호 선체 조사 작업을 기록하다 암으로 49세의 나이에 아이들 곁으로 먼저 간 박종필 님."

"세월호 참사 이후 대전 으능정이 거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노란 리본'을 나눠줬으며 정의당 대전시당 대덕구위원장, 가톨릭농민회, 노사모, 대전시민광장,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등에서 다양한 시민운동에 참여해 오다 심근경색으로 58세에 갑자기 아이들 곁으로 간 '유랑자'라는 별명이 더 익숙한 이명영 님."

"직장도 그만두고 진도로 내려와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세탁일과 식당 허드렛일을 하며 팽목항 거지라는 놀림조차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팽목 지킴이. 안산과 광화문에서 세월호 가족과 함께한 그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38세에 아이들 곁으로 갈 때까지 그가 몰던 차에 있던 문구는 '그들을 위해 우리를 위해 천만 개의 바람이 되어 주세요'였던 백순혁 님."

"다산인권센터와 반올림의 활동가 인권 활동가이자 사진작가 '오렌지가 좋아'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그가 열었던 두 번의 사진전, 2013년 <반올림 사진전-또 하나의 가족을 만나다>, 2014년 <세월호-그날의 기억을 기억하다>. 2015년 6월 10일 지병인 신장병으로 잠들기까지 세월호 참사를 그 누구보다 아파했고, 진심을 다해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자 했던 엄명환 님."

4·16생명안전공원에서 드리는 예배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5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배 참석자들은 별이 된 이들을 애도하며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이날 예배 사회를 본 예은 엄마 박은희 전도사는 몇 가지 기도 제목을 놓고 중보를 요청했다. 박 전도사는 "검찰이 특별조사단을 구성해서 이제야 해경을 압수 수색했다. 기가 막힌 것 같다. 별것 아닌 일도 탈탈 터는 검찰이 6년이 지나 해경을 압수 수색했다. 해경뿐만 아니라 기무사, 국정원도 압수 수색하기를 바란다. (단식해서) 배가 고프다는 그분(황교안 대표)도 압수 수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도사는 "저희뿐만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한 이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처음 참사를 목격한 당시의 마음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명쾌하게 모든 걸 밝혀야 한다'고 했던 다짐을 잃지 말자"고 말했다.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예배는 계속된다. 12월 20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2019년 4·16가족과 함께하는 성탄 예배'가 4·16가족협의회 대강당 앞 주차장에서 진행된다. 내년에도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후 5시, 화랑유원지 내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예배한다. 광화문 목요 기도회도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7시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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