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 문명 속의 인간보다 잘 보존된 자연 속의 인간이 훨씬 인간답다.

설교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의 도덕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푸른 하늘과 별과 그리고 나무와 숲과 들꽃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고통을 겪는 것은 우리 인간만이 아니다. 한 포기의 나무와 꽃과 풀도 끊임없이 시달리며 살고 있다. 그러면서 그들은 억척같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의 빛깔로 세상을 밝혀 주고 있다." [<빌뱅이 언덕>(창비), 19쪽]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평생 청빈한 삶을 살며 나무와 숲, 들꽃을 노래했던 권정생. 청어람ARMC가 1월 8일부터 2월 5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 진행하는 '세속 성자 책 읽기' 모임에서 권정생의 산문집 <빌뱅이 언덕>을 읽는다. 모이는 장소는 서울 종로구 낙원상가 4층 낙원홀이다.

권정생은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해방 직후 한국에 왔다. 경북 안동 시골 교회에서 종지기로 지냈고, 빌뱅이 언덕 흙집에 살며 글을 썼다. <빌뱅이 언덕>은 1975년부터 2006년 사이에 발표한 산문·시·동화 50여 편을 묶은 책이다.

권정생은 작고 버려지는 것들을 위해 글을 썼다. 자연을 사랑했고 약자를 대변했다. 청어람ARMC는 "탐욕에 물들고 힘에 취한 교회와 기독교 신앙의 틈바구니에서 밀려난 이들이 서로 보듬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세속 성자 책 읽기에 참석하고 싶은 이는 청어람ARMC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수강료는 3만 원이다.

문의: 02-31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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