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가 9월 28일 '검찰 개혁' 시위 참가자들이 서초 예배당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게 막아 구설에 올랐다.

집회 당시 사랑의교회가 있는 서초역 사거리는 인파로 가득 찼다. 실제 서울교통공사가 9월 30일 공개한 9월 28일 16시~자정 서초역·교대역 지하철 하차 인원은 약 10만 명이다. 대법원과 검찰청사를 제외하면 사랑의교회가 가장 인접한 공공시설인데, 교회가 시민들의 화장실 이용을 막았다는 집회 후기가 이어졌다.

집회에 참석한 최 아무개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도 대상자 200만 명(주최 측 추산 - 기자 주)이 교회 앞에 모였는데 화장실 꼭꼭 걸어 잠가서 지하철로 쫓겨났다. 오정현 목사는 공공재를 시민에게 돌려줬다더니 화장실 하나 제공 못 하면서 무슨 복음을 전하겠다는 거냐. 같은 예장합동 목사로서 자괴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인근 주유소와 식당들은 화장실을 개방했다는 후기도 퍼지면서 사랑의교회는 더 비판을 받았다. 한 네티즌은 "장사 못 한 주유소와 영업 방해받은 갈비집이 화장실 오픈하고 생수를 공급할 때 서울시 땅을 불법 점유 중인 사랑의교회는 문을 닫음으로써 사랑의 'ㅅ' 자도 안 보여 줬다"고 비판했다.

사랑의교회는 평소 서초 예배당을 '영적 공공재'라고 불러 왔다. 교회는 건축 과정에서 공공 도로 지하를 점용해 강단 일부와 방재실, 화장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혜 주장을 일축하기 위해 '공공성'을 강조해 왔다. 교회는 "공식적인 예배 시간을 제외하면 교회의 설립 목적과 공익성에 반하지 않는 한 누구든지 신청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적 분쟁 중에는, 2013년 이후 150여 회 대관, 연인원 30만 명이 교회를 이용했다고도 홍보했다.

사랑의교회가 주말 '검찰 개혁' 집회 당시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교회는 저녁 9시까지는 개방했으나 주일예배 준비로 그 이후 출입을 막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 제공 남기업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화장실을 전면 폐쇄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9월 3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시민들을) 최대한으로 배려해서 저녁 8~9시까지는 화장실을 개방했다. 9시 이후에는 주일 및 새벽 예배를 준비해야 해서 닫은 것이다. 통제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 예배당 구조상의 문제도 있다고 했다. "1층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도 두세 개밖에 없다. 화장실이 한 층에 하나뿐이라 (시민들에게) 개방하려면 전 층을 다 열어야 한다. 또 화장지를 좌변기에 버려서, 시간이 지나니 변기가 막혀서 넘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앞으로 매주 집회가 열릴 예정인데, 가이드라인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지 묻자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아 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교회로서는 토요일이 난감하고 어렵다. 예배를 등한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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