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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아서 신천지 빠졌고, 속여서 신천지로 끌어들였다
'청춘 반환 소송' 2차 변론…탈퇴자들, 법정서 '모략 전도' 실상 증언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9.07.17 15:14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청춘을 돌려다오." 철 지난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총회장)에 빠져 세월을 보낸 탈퇴자들의 절박한 심정이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신천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충청남도 서산 지역 탈퇴자 세 명은 지난해 12월, 신천지 서산교회 대표자와 자신들을 신천지로 이끈 전도자들을 상대로 총 7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일명 '청춘 반환 소송'이다.

청춘 반환 소송 두 번째 변론이 7월 16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렸다. 소송 당사자와 변호사,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홍연호 대표) 관계자 등 15명이 참석했다. 이번 변론에는 신천지에서 10년가량 몸담고 있다가 탈퇴한 사람 세 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어떻게 신천지에 몸담게 됐고, 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는지 설명했다.

"장로교회, 기독교 동아리로 위장,
신천지 알았다면 안 갔을 것"

변론에서는 신천지가 새로운 신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쓰는 수법, 일명 '모략 전도'에 대한 증언이 여러 차례 나왔다. 그동안 탈퇴자들 입으로만 전해지던 정보가 법정 기록으로 남게 됐다. 신천지에서 교육 강사로 활동하다 빠져나온 A는 신천지가 모략 전도를 교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7월 16일 '청춘 반환 소송' 2차 변론이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그는 "신천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리"라고 설명했다. A 역시 모략 전도 피해자였다. 처음에는 장로교회인 줄 알고 따라간 교회가 신천지 위장 교회였고, 신학교라고 해서 공부했는데 알고 보니 신천지 소속이었다. 선교사라고 부르던 사람도 신천지였다. 깊이 발을 들인 뒤에야 그동안 배운 것이 신천지 교리인 줄 알게 됐다고 했다.

10여 년간 신천지에 몸담고 있으면서 직접 모략 전도 전략을 짠 적도 있다고 했다. A는 "평소 신자들이 모여 거짓말로 전도하는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어떻게 하면 우연을 가장한 만남처럼 보일지,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여러 명이 작전을 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교회 차원에서 이뤄진다고 했다.

증인 B도 모략 전도에 가담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B는 모략 전도가 신천지에서 실제로 쓰는 용어라고 했다. 그는 한 사람을 속이기 위해 여러 명이 팀을 짜 전도한 경험을 들려줬다. 사주를 봐 준다면서 속이고 접근해 신천지로 이끄는 방법을 썼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B도 모략 전도 피해자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 성경 공부를 하자고 데리고 간 곳이 신천지가 운영하는 '복음방'이었다. 이미 수개월간 교리 수업을 듣고 난 뒤에야 그곳이 신천지인 줄 알게 됐다고 했다. "신천지인 줄 알았으면 따라갔겠느냐"는 원고 측 변호사 질문에 B는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C는 신천지가 모략 전도를 위해 어떻게까지 할 수 있는지 증언했다. C는 대학교에서 기독교 동아리인 줄 알고 들어간 곳이 신천지 위장 동아리였다고 했다. 그곳에서 선배들 손에 이끌려 복음방에 가게 됐고, 약 3개월 후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이미 세뇌돼 돌이킬 수 없었다고 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한 증인 세 명이 말하는 모략 전도의 실상은 유사했다. 이들 모두는 모략 전도 피해자였으면서 수행자였다.

신천지 측 변호사는 증인들에게, 과거 당신들의 모략 전도로 신천지에 들어왔다가 탈퇴한 사람이 당신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질문했다. 증인 각각 심문했기 때문에 서로 입을 맞출 시간도 없었지만 답은 한결같았다. 증인들은 모두 손해배상을 하겠다고 답했다. C는 "무릎 꿇고 사죄하고 청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가족 갈등 대비해
'신변 보호 요청서' 쓰게 해
인터넷 하면 '영이 죽는다' 겁줘"

신천지 측 변호사는 반대 심문에서, 증인들이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을 부각하려고 했다. 그는 "자유의지가 있는 성인이었는데 왜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빠져나오지 못했느냐"고 파고들었다. 변호사는 또 "'육체가 영생한다'는 사실은 역사에서 증명된 적 없는, 비상식적인 일인데 왜 그때는 이 말을 믿었느냐"고도 물었다.

질문에 답하던 증인들은 답답해했다. 이미 신천지에 정신적으로 미혹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이 증언한 바에 따르면, 신천지가 소속 교인들을 통제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신천지가 반사회적인 이유는 멀쩡한 가족 사이를 갈라놓기 때문이다. A의 증언에 따르면, 신천지는 부모와 자식 혹은 부부 사이에서 신천지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 접근을 막을 수 있도록 사전에 '신변 보호 요청서'를 쓰게 한다고 했다. A는 "그 부분이 악질적"이라고 말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신천지가 인터넷 사용을 통제한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C는 "신천지에는 '정보통신부'가 있어서 신천지에 부정적인 정보는 모두 게시 중지 신청을 한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정보를 왜곡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인터넷을 선악과에 비유하며 신천지에 대해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영이 죽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해 겁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춘 반환 소송' 2차 변론에는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관계자들도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두 번째 변론은 원고 측 증인들만 심문하고 끝났다. 신천지 측 변호사는 피고 쪽 증인들은 교회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면서도, 원고 측과 같은 날 심문하는 게 어렵다며 다른 날로 기일을 잡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두 시간을 꽉 채운 변론이 끝난 뒤 증인들은 후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들은 원고를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신천지의 해악성을 사회에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증인석에 섰다고 말했다. 신천지가 이만희 총회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사불란한 조직인 만큼 지역이 달라도 모략 전도, 행동 지침 등은 전국적으로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단·사이비 종교 집단을 상대로 한 첫 손해배상 청구 소송. 위험 부담이 적지 않다. 원고 측 변호사는 "신분을 속이고 접근한 것을 인정하는 일본 판례들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신천지도 자신들을 철저히 속이고 접근하는 만큼, 우리도 이 부분에 있어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자는 취지로 소송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 측 증인들이 참석할 예정인 다음 변론은 10월 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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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 이정훈 2019-07-17 15:58:00

    다니엘 12:3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부디 마지막까지 옳은길을 가서 별과 같이 빛나기를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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