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개척교회가 운영하는 지역 아동 센터에서 다수의 아이가 폭행을 당해 격리, 보호 조치를 받고 있다. 최초 폭행자는 이 교회 교인인 피해 아동들의 친모였으나, 이후 수사 과정에서 목사 부부도 폭행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소속 E교회가 운영하는 인천 지역 아동 센터에서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해 아동 7명이 응급 구조되고 부모로부터 격리, 보호 조치를 받고 있다. 구청은 6월 21일 센터를 폐쇄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최근 연수구 E교회 임 아무개 목사 부부와 피해 아동들 친모 A·B 집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조사했다. E교회는 교인 10명 남짓 다니는 개척교회다. 센터에는 A의 자녀 3명과 B의 자녀 2명을 포함해 지역 아동 10여 명이 다니고 있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사진과 녹음 파일을 종합하면 아동 학대 정황이 드러난다. 아이들은 엉덩이가 까맣게 변할 정도로 피멍이 들었고, 종아리에는 회초리로 맞은 것으로 보이는 흉터가 남아 있다.

녹음 파일에는 A가 비속어와 욕설을 퍼부으며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폭행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아이들이 맞고 나서 울자 엄마는 비속어를 섞으며 "대답 똑바로 해. 정신 차려. 뜯어고쳐"라고 명령하고, 아이들은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말한다.

피해 아동들은 모두 10세 미만 미취학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A·B의 자녀 5명 외에도 또 다른 가정의 아동 2명이 유사한 피해를 입어 격리·보호 조치 중이다. 치료 과정에서, 피해 아동들은 임 목사 부부에게도 수차례 맞았다며 장소와 폭행 부위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임 아무개 목사 부부와 피해 아동의 친모 A, B를 아동 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밖에 격리된 아동이 또 있어 피해자는 총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구청은 실태 조사 후 6월 21일 이 센터를 폐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남편들, 아동 학대로 아내 고소
"매일 교회에 살다시피…"
교회 다니면서 '가정불화' 주장

이러한 사실은 A·B의 남편들이 올해 5월, 아동 학대를 의심해 아내들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알려졌다. 남편들은 어린이집 교사에게서 아이들이 수일간 어린이집에 출석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고 이 일을 알게 됐다.

남편들은 모든 문제가 아내들이 교회에 다닌 이후부터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와 B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E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1년도 되지 않았는데, A는 센터장을 맡고 B도 봉사 형태로 센터에 나가는 등 열심이었다. A와 B는 매일 밤 9~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고 주말에도 하루 종일 교회에 있었다. 아이들도 일주일 대부분을 교회에서 살았다.

남편들은 아내들이 집안 대소사를 결정할 때도 목사나 목사 아내에게 전화해 의견을 물었다고 했다. 간밤에 꾼 꿈은 어떤 의미인지, 심지어 부부 관계를 해도 되는지도 전화나 메시지로 목사 부부에게 문의했다는 것이다. 남편들은 아내들이 목사에게서 받는 영향력이 자녀들에게도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교롭게도 A·B 남편 모두 각각 3월 별거에 들어갔고, 4월에 이혼소송을 시작했다. 한 남편은 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아내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그를 조종하는 교회 일원들의 로봇으로 생각될 정도"라고 했다. 다른 남편은 "집안의 1순위는 하나님, 둘째는 목사고, 이것이 교회의 방침이고 목사님 말씀"이라는 말을 아내에게 들으며 살아왔다고 했다.

임 목사와 피해 아동들의 친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7월 10일 수요 예배 시간을 맞아 교회를 찾았으나, 전화도 받지 않고 교회 문을 열어 주지도 않았다. 창문 밖으로 기자가 갔는지 확인하는 등 줄곧 경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목사와 친모들, 취재 불응
교회 문 잠그고 외부 감시
감리사는 목사 두둔
"가정 도와주려다 억울하게 피해"

<뉴스앤조이>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임 목사 부부와 피해 아동들의 친모들에게 연락했다. 수차례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남겨도 응답하지 않아, 교회를 찾아갔다. 그러나 이들은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았다.

7월 10일 저녁 수요 예배 시간, E교회 앞에는 임 목사가 사용하는 승합차가 주차돼 있었고, 교회와 지역 아동 센터가 있는 건물 2층에는 불도 켜져 있었다. 내부에 인기척이 있어 2층에 올라가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저녁 9시가 넘어서는 한 여성이 창문 너머로 기자를 엿보는 등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 <뉴스앤조이>는 12일 오전에도 교회를 찾아갔으나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교단은 오히려 임 목사를 피해자라며 두둔하고 있다. 임 목사가 속한 감리회 중부연회 ㅇ지방 이 아무개 감리사는 7월 10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엄마가 아이들을 때린 건 맞지만, 임 목사는 (교인들을) 도와주려다 억울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부부 관계에 문제가 생긴 건데 (남편들이) 목사까지 끌고 들어가야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