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입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왔건만, 미세먼지가 함께 오는 바람에 맘이 조금 상했습니다. 세상일이 다 그런가 봅니다. 평화의 시대가 열리는가 싶더니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았습니다. 그래도 봄이 왔고 평화도 올 것입니다. 어려운 길도 참고 걸으면 언젠가 목적지에 이를 날이 오겠지요.

저희는 지난해 말부터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걷고 있습니다. 사무실 앞에서 시끄럽게 시위를 벌여 이웃들을 괴롭히거나, <뉴스앤조이>를 후원하는 교회에 협박성 공문을 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희 안부를 물어보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타격이 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후원 교회에 협박 공문을 보낸 것은 <뉴스앤조이> 창간 이후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퀴어신학과 동성애를 옹호하는 뉴조 후원 교회]로 그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동성애동성혼합법화반대전국교수연합'의 공문을 보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단체는 없애 버리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정작 저희는 퀴어신학과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표명한 적이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저희 입장을 지난 편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후원이 대폭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1~2월 후원 해지 금액을 연 단위로 보면 2900만 원 조금 넘습니다. 그중 교회 후원 해지는 2200만 원으로, 한 사람의 인건비가 사라진 셈입니다. 별일 아니라고 쿨하게 넘어가고 싶지만 솔직히 말씀드려 상당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교회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교회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계시고 그 다양성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 중에는 <뉴스앤조이> 입장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특별히 동성애나 난민 이슈는 대화의 가능성조차 닫아 버리는 분이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주로 대형 교회가 어려움을 표했습니다. 몇 교회 담임목사님은 직접 전화까지 주셔서 어려운 사정을 말씀하시고 양해를 구하시기도 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서글펐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교회 후원은 전체 후원의 24%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76%는 교회 개혁을 갈망하는 분들의 소액 후원으로 채워집니다. 소액 후원이야말로 <뉴스앤조이>의 존립 기반입니다. 그렇다고 교회 후원을 소홀히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개혁적인 언론사를 후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서도 계속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한국교회 일원이라는 <뉴스앤조이>의 정체성 때문입니다. 교회 후원은 저희의 정신적 토대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재정난은 심화됐지만 그 와중에 새롭게 후원에 동참해 주신 교회도 있었습니다. 아직은 할 일이 남았다는 격려이자, 신발 끈을 다시 동여매라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뉴스앤조이>를 부탁합니다. 올해 경상 적자가 대략 4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재정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뉴스앤조이>가 기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언덕은 언제나 저널리즘의 가치를 인정해 주시는 독자분들의 후원입니다. 소액 정기 후원을 약정해 주시면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일시 후원을 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서 저널리즘의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후원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후원할 만하다'는 마음이 드시도록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채 며칠을 더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만, 분명 맑은 날이 올 것입니다. 아무리 혼탁해 보여도 언젠가 바람은 불고 아름다운 하늘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에게도 곧 성령의 바람이 불어오리라 믿습니다. 그날을 고대하며 혼탁한 이날을 견딥니다. 부디 우리에게, 한국교회에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강도현 대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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