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의혹에 휩싸여 온 전준구 목사가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성폭력 및 금권 선거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 온 전준구 목사(로고스교회)가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 서울남연회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1월 19일 전명구 감독회장에게 사임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는 1월 21일 자로 된 사임서에서 "저와 관련된 문제로 감리교회 및 서울남연회가 혼란스럽다. 무엇보다도 다툼과 시비가 계속될 경우 감리회의 선교에 더 큰 지장이 초래될 것을 우려해 서울남연회 감독직에서 물러날 것을 결심하게 됐다. 그래서 오늘부(21일)로 서울남연회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썼다.

전준구 목사는 "지지해 준 서울남연회와 로고스교회 교인 등에게 죄송하다. 또 다른 시비나 서로에 대한 비방이 없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주님의 위로하심이 함께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사임 소식을 들은 '전준구제명과감독당선무효를위한범감리회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월 21일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김순영 공동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일 공대위의 의견을 정리해 발표하겠다. 사견이지만 감독 사퇴가 아니라 감독 당선증을 반납하게 해야 한다. 갖은 의혹을 받는 목사를 감독에 출마할 수 있게 길을 터 준 선거관리위원회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전준구 목사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교회 한 관계자는 이미 나온 기사를 참고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전준구 목사는 지난해 10월 서울남연회 감독에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감독 출마와 동시에 감리회 안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성폭력 의혹 목사는 감독이 될 수 없다면서 여성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일었다. 전 목사 측은 "이미 사회 법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아서 문제 될 게 없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전 목사 문제는 제33회 총회에서 화두가 되기도 했다. 전 목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감독 당선자들은 이·취임식을 보이콧하기도 했다. 당시 총회 안에서 논란이 일자 전 목사는 "심려 끼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여성 단체를 중심으로 의를 이루고자 하는 뜻도 존중한다. 축제가 돼야 할 총회가 제 개인 문제로 시끄럽게 돼 송구하다. 재판 과정을 통해 성실히 설명하겠다. 교리와장정에 따라 진행되는 교회 재판 결과에 온전히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전준구 목사는 현재 금권 선거 혐의로 총회에서 기소된 상태이다. 여기에 '성추행 및 무흠 위배' 혐의로 고발을 당해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준구 목사의 감독 출마는 교단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지난해 10월 33회 총회 당시 여성 총대들이 전 목사를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