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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 재단이사 공청회 무산, 학교는 텐트 설치 '야외 수업'
박노섭 목사, 길 막는 학생들과 설전…김영우 총장은 묵묵부답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8.03.12 17:24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총신대 재단이사가 '가짜 뉴스를 바로잡겠다'며 예고한 공청회가 학생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재단이사 박노섭 목사(삼광교회)는 3월 12일 오전 10시, 총신대 신관에서 총신 사태에 대한 재단이사로서의 입장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할 예정이었으나, 학생들이 재단이사 출입을 허용하지 않아 말다툼만 하다 학교를 떠나야 했다.

박 목사는 앞서 "일부 거짓 뉴스를 통해 오해와 갈등이 더 확산되고 있다"며 오해를 바로잡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했다. 교계 기자들은 물론이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과 임원들, 교단 내 관심 있는 누구나 오라고 했다. 정관 변경을 통한 총신 사유화 의혹, 김영우 총장 비리 혐의, 용역 동원에 대한 입장 등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박 목사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지난주 학부 임시총회에서 98%가 재단이사들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결의했기 때문에 재단이사들을 학교에 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재단이사 박노섭 목사의 신관 출입을 막았다. 박 목사가 신관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출입이 무산된 박노섭 목사는 신관 앞에서 준비한 유인물을 읽어 내려갔으나, 학생들이 "하나님과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자", "재단이사 면직 출교", "비리 주범 김영우, 비리 공범 재단이사" 등을 외치는 통에 박 목사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박 목사는 장소를 옮겨 입장을 발표하려 했지만 학생들은 그를 따라다니며 계속 구호를 외쳤다. 그는 학생들에게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진실을 말하려 하는데 방해한다. 그들에게 악한 것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대학원에 다니는 한 목사는 "교인들이 '총회장 되려고 돈 줬다는 총장 밑에서 왜 공부하느냐'고 묻는다"고 소리쳤다. 박노섭 목사는 "학생들이 이렇게 저질인지 몰랐다. 너희들은 신학 공부할 자격조차 없다. 한국교회가 걱정"이라고 했다. "왜 정관 변경에 찬성했느냐"며 따져 묻는 학생들에게, 박 목사는 "학생들이 죄가 많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기자에게 "오늘 같은 상황에서는 못 하겠다"며 학교를 떠났다.

박노섭 목사는 학생들과 설전을 벌였다. 한 목사가 박 목사를 말리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교 측은 3월 12일부터 개강을 강행했지만, 종합관은 여전히 폐쇄된 상태다. 학교는 임시로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야외 수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노섭 목사와 총신대 학생들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자재를 가득 실은 트럭 4대가 학교에 진입했다. 종합관 폐쇄가 지속되자 교무위원회가 제2종합관 앞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야외 수업'을 하려 한 것이다.

학생들은 도로에 서서 진입하는 차량들을 막아섰다. 20여 분간 대치 끝에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길을 막으면 업무방해에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하자, 학생들은 길을 열어 줬다. 학교 측은 운동장과 농구 코트 전체에 텐트를 설치했다.

박만규 교무입학팀장은 기자에게 "종합관이 열리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수업 14개가 여기(운동장 텐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총신대가 야외에서 천막 치고 수업한 건 6·25때 부산 피난 이후로 처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1주일간 텐트를 대여하는 비용은 1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외 천막에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 이상일 학생복지처장은 "일단 출석 체크가 되면 수업이 진행된 것으로 본다"며 이런 방식으로라도 학사를 진행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총신대는 12일 아침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종합관 점거가 계속되는 관계로 금일(월) 수업 중 종합관에서 진행되는 수업은 종합관 앞에서 출석 체크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정상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학교 측 대응에 대해, 총신대학교 학부 학생 자치 기구 연합체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수업 시작 20분 전 공지해 멀리서 오는 학우들을 배려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학사 행정을 진행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교무위원회 소속 보직교수·직원들의 사표를 요구했다.

야외 수업용 텐트를 실은 차량들이 총신대에 진입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학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우 총장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총장님이 어떻게 학교에 오시겠느냐"고 말했다. 기자는 김 총장을 만나기 위해 3월 11일, 그가 담임하는 서천읍교회를 찾았지만 부목사가 예배를 인도했을 뿐 그는 보이지 않았다. 김 총장이 개척한 것으로 알려진 상계동 선천교회에서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뉴스앤조이>는 12일 김영우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총신대 운동장에 설치되고 있는 수업용 텐트. 일주일 대여 비용은 1000만 원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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