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하민지 기자]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가 총신대학교 양지캠퍼스에 방문해, 김영우 총장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 목사는 3월 7일, 학생 1000여 명이 모인 '총신 정상화를 위한 목회자 후보생 기도회' 설교를 맡았다. 그는 총신대에 설교하러 오기까지 많은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꼭 좀 와 달라"고 부탁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 강단에는 서지 말라", "업무방해죄다"며 협박했던 이도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후배들을 위해서 오기로 결정했다. 그 이후 일어나는 일은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왔다"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목회자 후보생 기도회. 뉴스앤조이 하민지

그는 총신대를 '아둘람 공동체'에 비유했다. "아둘람 공동체는 치유가 되지 않아 울분에 차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회복할 수 있었다. 이유가 뭘까.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을 여호와 하나님께 맡긴 지도자 다윗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하나님께 맡기기를 바란다. 총신은 정상화하고 총장은 물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27년 전에도 총장 퇴진 운동이 있었다며, 그때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찬수 목사는 "신대원 3년 동안 1년 반을 데모했다. 총장은 결국 물러났다. 생각해 보면 총장이 언제 물러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데모하다 보니 물러나더라. 김영우 총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우 총장 하나 물러난다고 총신이 쉽게 정상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27년 전 그때 1년 반 희생해 가면서 분명히 공의를 세웠는데, 우리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왜 또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 총장이 오면 잘될 거 같나.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윗 같은 분이 올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사탄이 원하는 것은 학교가 두 조각 나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하민지

이찬수 목사는 김영우 총장과 재단이사들이 강고히 버티는 바람에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공의롭지 못한 걸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너무 공의만 찾다가는 갈라질 수 있다. 지도부는 한 명이라도 마음 상하는 일 없도록 보듬어 가면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한국 사회의 목회자들 코드는 '고뇌'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정상화하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이룬다. 하나님이 아픈 마음 주신 것에 감사하자. 총신에 더 이상 부패한 정치꾼들이 얼씬거릴 수 없도록, 여러분 실력 있는 목회자가 되어 달라. 지금은 하나님의 테스트 기간이다"고 말했다.

유리문이 제거된 곳을 막고 이불로 버티며 농성 중인 신대원생들. 뉴스앤조이 하민지

한편, 총신대 신대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3월 6일 새벽 본관을 점거하고 그날 밤 11시 강의동도 점거했다. 3월 7일 수업은 정상 진행되지 않았다.

강의동 점거 후 잠깐 소란도 있었다. 3월 7일 새벽 6시 무렵, 몽둥이를 든 사람이 강의동 1층 유리문을 부쉈다. 비대위 신상균 전도사는 "'쿵' 소리에 놀라 바로 달려가 동영상을 찍었는데 누군지 알아볼 정도로 촬영되지 않았다. 총장 퇴진 운동에 반대하는 사람의 소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유리문이 제거된 곳 앞도 철저하게 막아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곽한락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끝까지 밀고 나간다. 가나안 정복을 시작했다. 총신대 정상화 전까지 본관·강의동 점거를 풀지 않을 것"이라 했다.

한천설 신대원장은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업권도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건물 빈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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