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중학교 1학년, 아버지 직장 때문에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사했다. 갑작스럽게 바뀐 환경 때문에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하루하루가 재미없고 아침에 눈뜨면 학교 가는 게 싫었다. 어느 날, 담임 선생님은 청소하던 나를 데리고 조용한 컴퓨터실로 부르셨다. 영문도 모른 채 멀뚱멀뚱 서 있는 나를 뒤로 하고, 선생님은 칠판에 그림을 그렸다.

"자 이 그림 봐 봐. 여기 이 선이 바닷물이고 이 돌은 빙하라고 치자. 이 빙하는 너야. 물 위에 떠 있는 부분보다 물 아래 잠겨 있는 부분이 훨씬 많아. 사람들은 너의 윗부분만 봐서 보잘것없어 할 수 있겠지만, 너라는 존재는 이 물 아래 이만큼이나 있다는 걸 명심해. 지금은 모든 게 혼란스럽고 짜증나겠지만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너라는 사람 전부가 드러나게 될 거야."

선생님의 말은 마법처럼 나를 변화시켰다. 자신감을 얻었고 친구·선생님들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했다. 그곳에서 보낸 2년은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고, 그 추억은 선생님의 진심 어린 한마디에서 비롯됐다. '좋은 선생님'이었다.

'좋은 교사'란 어떤 사람일까. 약 20년 전부터 이 같은 고민을 안고 운동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1998년 시작한 기독 교사 연합 단체다. 13개 회원 단체를 두고 있으며 교사 회원 약 4000명이 속해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올해 리더십을 교체했다. 좋은교사운동을 기획하고 설립한 주역들이 물러나고, 이 운동의 영향을 받아 교직 생활해 온 2세대들이 대표직을 물려받았다. 앞으로 김영식·김정태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한다.

김정태(왼쪽), 김영식 대표는 올해부터 5년간 좋은교사운동을 이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향후 5년간 기독 교사 운동을 이끌 김영식·김정태 신임 공동대표를 1월 26일 서울 관악구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교육에 희망이 없다'는 말도 벌써 오래 지난 한국 사회에서, 기독 교사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두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독 교사 아닌 '기독교사' 운동

- 그동안 좋은교사운동은 어떤 방향으로 운동을 펼쳐 왔나.

김정태 / 좋은교사운동이 처음 시작된 1998년 이전에는 한국교회가 보수 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기독 교사'라고 하면 교실에서 아이들 전도하고 양육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당시 학교에서는 입시 경쟁이 치열했고 그에 따라 자살률도 높았다. 학교 안에서 발생하는 고통에 대해 보수적인 신앙을 지닌 기독 교사들이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좋은 교사 운동은 그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했다. 그렇다고 전도·양육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그건 기독 교사로서 당연히 품어야 할 영역이고, 더 중요한 건 기독 교사가 삶으로 신앙을 살아 내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영식 / 기독교 복음은 삶과 현장이 분리될 수 없는 건데, 한국교회에서는 이 두 가지가 분리돼 왔다.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교회에서 시작된 기독교 세계관 운동, 학원 복음화 운동 등은 온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그 영향을 받은 세대가 교사가 됐을 때 '하나님 주권 아래 있는 교육이 어떤 모습일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하지만, 삶에서는 촌지를 받거나 하는 식이다. 이처럼 삶과 신앙에 괴리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좋은교사운동은 전도·양육을 우리의 핵심적 가치로 두면서, 동시에 우리가 전하는 이 복음이 교회 안에만 갇혀 있는 복음이 아닌 총체적 복음이라는 점을 증거하는 운동이었다. 그러려면 당연히 우리 교실, 학교, 교육제도가 함께 바뀌어야 했다. '기독'과 '교사'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기독교사'로 통합해 그 삶을 살아 내기 위한 운동이었다.

- 교실 현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정책·제도 등도 적극 제안하고 비판해 왔다. 교육부 정책을 비판하면 일부에서 정치적이라고 오해받지 않는가.

김정태 / 잘못된 교육제도, 학교 현장과 맞지 않는 탁상공론 정책, 학생과 학부모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들 때문에 아이들 삶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다. 이명박 정권 때 초등학교에서도 학업 성취도 평가를 했다. 전국 교육청 단위로 어느 지역이, 어느 학교가 더 점수를 잘 받는지 경쟁이 붙었다. 상대적으로 입시 경쟁에서 자유로운 초등학교에도 이런 제도를 강요해 초등학생조차 불행해졌다. 좋은교사운동은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이 교육정책은 옳지 않다고 보고 비판과 동시에 대안을 제시해 왔다.

김영식 대표는 교육 현장의 각종 '고통'에 주목할 때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김영식 / 어떤 정책을 비판할 때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청와대에 청원이 진행 중인 내부형 교장 공모 제도는 교장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고민하다 나온 것이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현재 시행되는 교장 승진 제도가 교장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원래 교장은 학생이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교사가 학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그렇게 소통하고 지지하고, 그 과정을 통해 학생이 잘 성장할 수 있게 돕는 게 교장의 리더십이다.

지금 제도에서는 이런 역할이 정말 가능할까. 교장이 원래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할 수 있는지, 현재 소통 구조가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제도는 본질적인 것을 잘 해내고 있는가, 아닌가로 평가해야 한다. 본질에 대한 고민 없이 공모제다, 승진제다 이야기하다 보면 누구에게 유리한가 아닌가를 따지면서 밥그릇 싸움을 하게 된다.

우리는 본질을 보기 위해 노력한다. 정치적·이념적 스펙트럼으로 보려는 게 아니다. 학교 현장과 아이들이 중심이다. 계속해서 정책과 제도를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정책이 교사의 이익을 침해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교육과 학생을 위해 필요하다면, 교사의 이익을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 그것이 기독교사가 믿는 기독교 복음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좋은교사운동이 믿는 네 가지 핵심 가치가 있다. 첫 번째는 복음적 가치다. 과연 우리는 말씀의 본질에 충실한가. 두 번째는 학생 중심이다. 교사의 존재 목적은 학생이다. 학생이 있기 때문에 교사가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제도나 정책, 활동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살펴야 한다. 세 번째는 교사의 직업적 이익을 상대화한다. 즉 교사의 이익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하나님나라를 위해 교사의 이익은 언제든 포기할 수 있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본다. 이 세 가지는 그동안 좋은교사운동이 쭉 지켜 왔던 가치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려 한다. 네 번째, 변화 주도다. 교육 관련 환경, 사람, 인식 모두 바뀌는 중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있고 바꿀 것이 있는데, 이걸 잘하려면 우리가 변화에 끌려 가면 안 된다. 필요한 변화를 주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할 때 학교와 교사 역할이 바뀌고 있다. 그런 걸 다 무시하고 교사가 꼭 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고집하다 보면, 교사가 설 수 있는 자리가 점점 좁아질 거다.

교육 현장의 '고통'에 주목해야
대안 찾을 수 있다

- 정책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 변화도 추구하는 것으로 안다. 교육 현장의 문제점이 다양한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김영식 / 이 시대의 학생들, 그들이 가진 고통이 뭔지에서 고민을 시작한다. 아이들이 겪는 고통, 학부모와 교사가 겪는 고통에서 시작해 해답을 찾아간다. 공부가 재미없는 아이가 많아졌다. 교사들은 이런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한다.

단순하게 교사를 개혁 대상으로 삼고, '교사들은 이 방침에 따르지 못하면 아웃'이라는 방식으로는 교육개혁에 성공할 수 없다. 교사들 개개인이 교사라는 자기 정체성 속에서 고민하게 해 주는 게 우선이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사 혼자서 대안을 찾기 어려우니 학교 내에 교사 학습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나누고 답을 찾고 변화를 모색하는 일을 해 왔다.

좋은교사운동은 월간 <좋은교사>를 발행한다. 회원 인터뷰를 비롯해 교육정책 평가 등이 수록돼 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교실에서는 단절된 관계 때문에 오는 문제가 많다. 최근 몇몇 언론은 교실 내에서 아이들이 내뱉는 각종 욕에 소수자 집단을 혐오하는 단어가 많다고 보도했다. 이 또한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혐오 대상과 혐오의 말을 하고 있는 공격자가 연결돼 있지 않다. 서로 공감을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공동체 안에서 부대끼며 산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학교는 아이들이 경험할 수 없었던 관계, 공동체를 경험하는 공간으로서 존재해야 한다. 미래 사회 학교의 기능과 연결해 보면,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으로서 학교 의미는 퇴색하고 작아질 거다. 지식은 인터넷 공간에서 얼마든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동기를 만들어 내는 힘, 배움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동체를 경험하는 건 컴퓨터 앞에 앉아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안전한 공간 안에서 배움의 의미를 만들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겪으면서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학교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겪는 갈등을 통해 학생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우리는 갈등을 너무 금기시한다. 그러나 갈등 없이 어떻게 서로 존중하는 걸 배울 수 있을까. 내 아이는 갈등 상황을 겪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떻게 갈등 없이 살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안전한 공간 안에서 갈등을 겪고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학교가 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또 하나는 학교가 무언가를 경험하게 해 주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 아이들에게는 삶의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다. 경험하는 대상은 TV 아니면 학교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연예인 아니면 교사라고 답하는 아이들이 많다. 경험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적으로 이야기할 때 소명이 뭐냐고 물어도 대답을 못 한다. 하나님 말씀을 아는 사람이 다양한 경험 속에서 여러 환경과 부딪혀 보면서 이곳에 내가 할 일이 있겠다라고 느끼는 게 소명이다. 개인 재능과 사회적 허기가 만나는 지점에 기독교적 소명이 있다고 보는데, 경험이 부족한 이 시대 아이들이 그걸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기독교사는 그런 다양한 경험과 사회를 만나게 해 주고, 아이들이 자기 소명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배움의 기쁨과 평화로운 관계, 소명의 발견. 이 세 가지가 좋은교사운동의 핵심 활동 중 하나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충돌?
학교 문화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 극우 진영에서는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했다고 이야기한다.

김정태 / 인권조례가 아니어도 학교 안에는 분명 힘든 아이들이 있다. 지난해만 해도 교권위원회를 몇 번이나 열어야 할 정도로 학생이 폭력성을 띠거나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선생님은 거기서 당하고 있는데 보호해야 할 방법은 많지 않다. 교원들 내에 그런 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 있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 특히 남학교에서 여성 교사들은 '서열'이 제일 낮다. 젊은 선생님이면 더 그렇다. 교사들 사이에서도, 여성 선생님이 남학교에서 생존하려면 자기가 처한 위치를 인정해야 가능하다는 말을 할 정도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그런 학생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 기껏해야 상벌점제를 적용하는 것 뿐이다.

김정태 대표는 교사와 학생이 상호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교권 회복이 이루어질 것이라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근본적으로 학교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교사와 교사, 학생과 교사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인권조례가 아니고 다른 제도가 나와도 그것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고 말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이 드신 선생님들 중에는 애들은 때리면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더 이상 그 방법은 안 된다.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이 상호 존중해야 한다. 학생 역시 선생님을 대할 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라는 면에서 존중받아야 한다.

학생들이 교권을 무시하는 이면에는 자신이 그렇게 존중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다. 교권에 해를 가하는 학생이기도 하지만, 이면을 보면 그 아이가 그만큼 피해 의식에 절어 있기도 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예전 방식처럼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건 더 상처를 주는 것이고, 더 심한 피해자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가 지닌 복음적 가치로 봐도 말이 안 된다. 이 또한 바꿔 나가야 할 학교 문화다.

김영식 / 학생 인권과 교권이 충돌하는 가치인가. 아니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자꾸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건 분명하다. 아이들을 지도하려고 할 때 교사의 조치를 교육 활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도적 보완을 시도해야 할 시점이 왔다고 본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그 지점에서 고민을 시작하고, 상호 존중이라는 문화적 토양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지난 8년 동안 있던 학교에서는 학교가 교사를 정말 잘 존중해 줬다. 존중받은 교사가 아이들을 존중했다. 그렇게 하니까 아이들 스스로 선생님에게 함부로 하는 아이들에게 통제 시스템을 가동하더라. 통제라고 해서 벌주고 이런 게 아니라 문화적 통제가 일어난다. '너 선생님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아이들 스스로 지켜야 할 선을 만드는 거다.

지금 반복되는 악순환 고리가 있는데 그 고리를 거꾸로 돌려야 한다. 누가 먼저 시작할 수 있을까. 아이들한테 먼저 "너네가 어리니까 선생님 존중해"라고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은 아직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건 맞지 않다. 결국 교사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교사가 이런 운동을 시작할 때 제도, 학교 리더십이 교사를 지지하고 존중해 줘야 한다.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무너지면 가르칠 수 없다. 현재 위험한 수위에 와 있는 건 분명하다.

또 한 가지. 학부모가 변했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1990년대, 교사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졌던 사람들이 학부모가 됐다. 과열된 입시 경쟁 등으로 인간미 없는 학교를 경험한 세대다. 과거에는 교사와 학부모가 수직적 관계였다. 지금은 다르다. 학부모가 원하는 게 있으면 교사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평적 관계가 된 건 맞지만, 이 학부모들이 교사의 교육적 자리를 흔들고 있는 흐름이 곳곳에서 보인다. 학부모가 교사를 무시하는 말과 행동은 궁극적으로는 자녀들에게 그대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은 평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성인, 즉 선생님을 모방 대상으로 삼는다. 학부모가 교사를 흔드는 행위는, 아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에 계속 흠집을 내는 거다. 그런 말을 들은 아이들은 흠집이 난 어른에게 뭘 배우려 하지 않는다. 학부모 교육도 필요하고, 문화를 바꾸려는 캠페인도 필요하다. 지위와 자리를 보고 사람을 대우하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자에게 부여한 권위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육 현안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는 운동을 이끌어 왔다. 좋은교사운동이 발간한 각종 책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좋은교사운동'으로
행복한 교실·학교 만들기

- 앞으로 5년간 좋은교사운동을 이끌게 된다.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간략히 소개해 달라.

김영식 / 좋은교사운동은 '좋은 교사' 한 명 한 명을 잘 세우는 게 핵심이다. 그걸 통해서 교직 사회 신뢰를 회복하는 게 목표다. 우선 교사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하려 한다. 교사가 사회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보고 그걸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캠페인을 세우는 작업을 할 예정이다.

또 중요한 한 가지는 다음 세대에 복음을 전하는 거다. 하지만 공교육에서 하기 때문에 방법 등이 제한적이다. 우리는 교사와 아이의 관계 속에서 교사가 갖고 있는 좋은 것을 아이들에게 선물처럼 줄 수 있는게 복음이라 생각한다. 그러려면 아이와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는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과 학교를 만드는 일이다. 최근 5년간 좋은교사운동은 수업을 바꾸고, 회복적 생활교육 운동 등을 해 왔다.

지금까지 해 온 이 세 가지 운동에 더해 미래 사회에 맞는 교사 역량을 연구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교육을 통해 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 이렇게 제도와 정책을 바꾸면 사회에 기여하고 나아가 한국교회에도 기여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교회 갱신을 주도하기는 어렵지만 그리스도인들이 학교 안에서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잘 사는 것도 갱신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을 새롭게 하면서 세상을 새롭게 하는 연결 고리가 되고 싶다.

김정태 / 좋은교사운동의 비전을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모든 기독 교사를 좋은 교사로 세워 한국 교육을 새롭게 한다'이다. 이 네 가지 운동을 할 수 있는 건 결국 좋은 교사를 세워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좋은 교사는 어떤 교사인지 좋은 교사상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일을 할 예정이다.

좋은 교사를 세운다는 건 다음 세대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말이나 가치로 전할 수도 있지만 진짜 복음은 선생님, 즉 '좋은 교사' 존재 자체다. 선생님의 존재가 아이에게 어떻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좋은 교사를 많이 세워 가는 것이 좋은교사운동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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