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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사상 검증'으로 교수 재임용 거부 논란
"한동 정체성과 맞지 않아"…김대옥 교수 "절차적·내용적 하자"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8.01.05 17:09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동대학교(장순흥 총장)가 새해부터 시끄럽다. 국제법률대학원(HILS) 소속 김대옥 조교수 재임용이 거부되면서, 학교 안팎으로 비판을 사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교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재임용에서 탈락시키는 일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김 교수 재임용 거부는, 한동대가 사상 검증을 통해 절차도 무시하고 강행한 일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장 한동대 동문들은 그동안 학교가 '동성애 반대'를 공식 입장으로 채택하고 학내 진보적인 학생 활동을 막아서는 등 우경화右傾化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자신들의 신앙관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을 쫓아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대옥 교수 재임용 거부 사건은 한동대 우클릭의 첫 번째 결과라는 것이다.

<뉴스앤조이>는 한동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취재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김 교수 사건을 자세하게 살펴볼 것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지난해 말 한동대에 있었던 동성애 광풍을 다루고자 한다.

규정 무시한 재임용 평가
업적 평가 결과 통보 없어
빈칸투성이 교수 평가서

김대옥 교수는 12월 31일 정오경, 학교에서 '재임용 거부 통지서'를 받았다. 통지서에는 그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사유가 명시돼 있다. 첫째는 "교육 분야에서의 재임용 최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제법률대학원은 교칙에 따라 심사 항목에 점수를 매겨, 총 100점을 넘지 못하면 재임용이 거부된다. 김 교수는 이번에 100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김 교수의 재임용 평가는 일반적이지 않았다.

먼저 절차 문제가 있다. 김대옥 교수는 국제법률대학원 소속이기 때문에 '국제법률대학원 교수 업적 평가 및 교원 임용 세칙'(세칙)에 따라 재임용 평가를 받는다. 세칙에 따르면 김 교수는 1차로 대학원장 평가를 받게 돼 있다. 대학원장이 작성한 평가서는 교수업적평가위원회로 넘어가고, 교수업적평가위는 이를 토대로 2차 평가한 후 재임용 여부 의견을 결정해 교무처장에게 송부한다.

세칙에는 교수업적평가위의 평가를 전달받은 교무처장이 해당 교원에게 결과를 통보하라고 나와 있다. 평가 결과를 받은 재임용 평가 당사자가 추가 업적물을 제출하는 등 이의신청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의신청을 받은 교수업적평가위는 이의신청 내용을 재심의하고 새롭게 내린 결론을 다시 해당 교원에게 통보하는 절차를 밟게 돼 있다.

하지만 김대옥 교수는 이의신청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학교는 12월 15일, 같은 달 30일 열릴 교원인사위원회 재심의(인사위)에 출석하라고 통보만 했을 뿐, 교수업적평가위가 김 교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알리지 않았다. 인사위 하루 전 12월 29일에도 학교는 평가서를 주지 않았다. 김 교수는 29일 오전 교무처에 평가서를 달라고 요청했고, 그날 오후에야 자신의 업적 평가서를 받아 볼 수 있었다.

한동대학교는 "기독교 정체성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13년 학교에 몸담은 김대옥 목사를 해임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절차도 문제가 있었는데, 평가서에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세칙 제12조 1항은 "교원 인사 규정 제13조 제1항에 명시한 기간을 재임용 예정일로부터 역산하여 평가하되, 재임용 예정일 직전 6개월은 평가 기간에서 제외한다"이다. 이번에 김대옥 교수는 2016년 3월 1일부터 2017년 8월 31일까지 업적을 평가받아야 했다.

학교가 김대옥 교수에게 건넨 교수 평가서에는 이 같은 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다. 평가 기간이 아닌 평가 날짜(Evaluation date)만 '2017/11/30'이라고 적혀 있다. 김 교수는 이번이 첫 재임용이 아니다. 2014년 3월 국제법률대학원에 부임한 뒤, 2015년 말에도 한 차례 재임용 평가를 받고 통과했다. 당시 평가서에는 평가 기간이 세칙에 맞게 명확하게 기재돼 있었다.

게다가 세칙에는 1차 대학원장, 2차 교수업적평가위가 재임용 대상 교원을 평가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번 김대옥 교수의 경우, 교수업적평가위는 따로 평가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 대학원장이 작성한 1차 평가서가 전부였다. 역시 지난 재임용 때는, 대학원장이 작성한 영문 평가서와 교수업적평가위가 작성한 평가서 두 장을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대학원장이 작성한 1차 평가서도 허술했다. 평가서에는 교육·연구·봉사 분야로 해당 교원을 평가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받은 1차 평가서는 교육 부분 일부에만 점수가 기재돼 있었다. 지난 재임용 때는 해당 사항이 없거나 업적이 없는 부분에 '0'이라는 점수를 매겼는데, 이번에는 아예 공란이었다.

교목 교원인 김대옥 교수에게만 적용되는 '학생 훈련', '학생 교육', '영적 공동체의 리더십과 참여' 등의 항목도 공란이었다. 공란인 항목은 모두 0점 처리됐다. 국제법률대학원에 교목 교원이 할 수 있는 수업 자체가 없어 다른 교수에 비해 수업은 적었지만, 맡은 일을 모두 했는데도 0점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김대옥 교수는 평가서를 받은 다음 날, 교무처에 메일을 보냈다. 평가 절차와 내용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교무처에서 답신은 오지 않았다.

김대옥 교수는 교원인사위 재심의가 열리기 전날에도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전달받지 못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석연치 않은 점수 미달
이면엔 동성애와 이슬람 옹호?

2017년 12월 30일, 학교는 공지대로 김대옥 교수에 대한 교원인사위원회 재심의를 절차를 밟았다. 인사위는 교수업적평가위에 이의를 신청하고,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당 교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주기 위해 열린다. 김대옥 교수의 경우, 중간 과정이 모두 생략됐다.

약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학교 측은 김대옥 교수의 신앙관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가 평소 동성애와 이슬람을 옹호한다는 내용이었다. 교원인사위가 열린 다음 날 12월 31일, 김 교수는 '재임용 거부'를 통보받았다.

학교는 김 교수가 재임용되기 위해서는 세칙 제13조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 학기당 평균 100점과 교육 분야 외의 분야에서 학기당 평균 2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취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는 물론 타 분야에서 아무런 평가를 받지 못한 김 교수는 그 기준에 미달이기 때문에 떨어졌다는 말이었다.

학교가 김대옥 교수 재임용을 거부한 두 번째 사유는 "학교의 정체성에 반하는 가르침으로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었다"는 것이었다. '학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혼란을 주었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고 딱 한 줄만 써 있었다.

김대옥 교수는 <구약성서와 꾸란의 대화>(예영커뮤니케이션)·<이슬람의 성경 변질론>(CLC) 등을 쓰고, <무슬림 사역의 선교학적 모델>·<이슬람과 기독교의 교의>(바울)·<무슬림의 생활 지침서 하디스를 읽다>(죠이선교회)를 번역했다. 이슬람을 바로 알리고 선교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것이었다.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교회의 역할은 그들에게 돌을 던지는 게 아니라, 죄인들의 친구가 되신 예수님처럼 그들을 환대해야 한다고 이야기해 왔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교원인사위에서는 동성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학교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은 존중한다. 하지만 나는 신학자이고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동성애가 죄냐 아니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입장이다. 신학자는 성경에 입각해서 다른 해석을 가질 수도 있다'고 답했는데, 나의 이런 태도가 위험하고 한동대와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교원인사위원장 곽진환 교무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교수는) 최저 점수를 충족하지 못해서 재임용이 거부된 것뿐인데, 자꾸 다른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기자가 동성애 등에 대한 사상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냐고 묻자, 그는 "꼭 동성애 때문만이 아니다"고 답했다.

곽 교무처장은 "김 교수는 평소 수업 시간에 이슬람의 하나님과 기독교의 하나님이 같다는 식으로 말한다. 학생들에게 신앙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 그동안의 일들을 통틀어서 이야기한 것이다. 4년 전, 교목실에 있다가 법률대학원으로 간 것도 한동대의 기독교 정체성과 안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두 건이 아니다. 수업을 마치면 학생들에게 피드백이 온다. 2015년 이전에는 채플 설교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6개월 정도 설교 금지령을 내린 적도 있었다. 이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동대 교육 철학과 맞지 않다. 그중 하나가 신관神觀의 문제다. 이슬람의 하나님은 기독교의 하나님과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곽진환 교무처장은 "무슨 근거로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당연히 제대로 평가 과정을 거쳤다"고 답했다.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는 같은 신"이라고 말했다는 주장에, 김 교수는 "존재론적으로 동일한 하나님이나 인식론적으로는 다른 하나님이라는 볼프(Miroslav Volf)의 견해에 기초해, 기독교와 이슬람이 동일한 하나님을 믿는 것은 사실이나, 그 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달리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한 적 있다"고 반박했다.

<뉴스앤조이>는 최종 임면권자인 한동대 장순흥 총장에게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페이스북에는 '한동대 김대옥 목사 부당 재임용 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모임' 페이지가 생겼다. 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김대옥 교수는 학교 결정에 불복하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사의 신학적인 견해를 문제 삼으면서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건 특정 종교 과잉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공동체를 망치는 일이다. 신앙을 빙자한 종교 과잉은 성찰돼야 한다. 자신들의 생각, 관점, 해석, 적용과 다르다고 이렇게 배제하는 건 중세적 기독교로 퇴행하는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외쳐 놓고, 이런 기독교 대학으로 간다는 건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동대학교 일부 동문 역시 학교 결정에 반발하며 김대옥 교수를 지지하고 나섰다. 몇몇은 벌써 페이스북에 '한동대 김대옥 목사 부당 재임용 거부 철회를 촉구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동문의 의견을 취합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해당 페이지에 글을 남기는 동문들은, 주로 △김대옥 교수 재임용 거부 사유 △'한동의 정체성에 반하는 가르침'이 무엇인지 학교가 밝혀 줄 것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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