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최기학 총회장) 서울동남노회가 김하나 목사(새노래명성교회) 사임서를 접수한 가운데, 사임서를 실제 누가 작성했는지 의혹이 일고 있다.

새노래명성교회에서 만난 교인들은 김하나 목사가 직접 작성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인 A는 10월 29일 기자에게 "어제(28일) 새벽 예배에서 목사님이 잠깐 언급하셨다. 사임서에 본인이 서명하지 않았다며 자신은 무관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교인 B도 "목사님께서 28일 새벽 예배에서 본인이 사임서를 쓴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저쪽(명성교회)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일이다"고 전했다. 그는 "추수 감사 주일 행사를 앞두고 많은 교인이 토요일부터 교회에 나와 봉사했다. 목사님이 준비팀이 모인 자리에서도 같은 말씀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회가 접수한 사임서에는 김하나 목사 본인 서명이 누락돼 있다. 10월 27일 서울동남노회 정치부(고대근 부장) 회의에서도, 일부 회원이 사임서에 자필 서명이 없는 부분을 문제 삼았다. 정치부원 장병기 목사(지금여기교회)는 "노회 규칙상 사임서에는 당사자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김하나 목사 사임서에는 인감도장만 찍혀 있었다. 결국 서류를 보완하기로 하고 폐회했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부는 이날 명성교회 세습 반대 측 부원들이 모두 돌아간 뒤 다시 회의를 열어 김하나 목사 사임 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기 목사는 "회의가 끝나고 귀갓길에 회의를 다시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미 논의가 끝났는데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다음 날 서기 목사에게 '회의를 다시 열어 안건을 처리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정치부 서기 기공서 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정치부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회의를 열었고, 안건을 모두 처리했다"고 했다. 회의 안건은 김하나 목사 사임뿐이었다. 기 목사는, 김하나 목사 사임서가 통과된 것이냐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김하나 목사는 자신이 사임서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사임서 제출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새노래명성교회는 10월 29일 추수 감사 주일을 보냈다. 교회 앞에서는 바자회가 열렸다. 교인들은 아침 일찍부터 교회 앞 주차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각종 옷·잡화·식용품 등을 진열했다. 예배당 강대상 앞에는 추수 감사 주일을 맞아 감자·고구마·호박·배추·감·사과 등 온갖 야채와 과일을 담은 바구니들이 놓여 있었다.

이날 김하나 목사는 주일예배에서 사임과 관련한 말은 꺼내지 않았다. 올해 3월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청빙안과 새노래명성교회 합병안을 추진할 때, 예배 시간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명성교회 예배 분위기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김삼환 목사의 사회로 추수 감사 예배를 드렸다. 교인들은 공동 기도문을 함께 낭독했다.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 청빙이 잘 진행되게 해 달라"는 기도가 담겨 있었다. 주보 알림란에도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 청원 건이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에서 통과되었다. 기도해 달라"고 나와 있었다. 이날 3부 예배 설교는 김 목사 대신 크레이그 반스 총장(프린스턴신학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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