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남노회가 노회장 추대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서울동남노회(고대근 노회장)가 73회 정기노회에서 노회장 선출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명성교회 측 노회원들이 노회장직을 자동 승계하도록 되어 있는 김수원 목사부노회장에게 자질 문제가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동남노회는 10월 24일 서울시 송파구 마천세계로교회(김광선 목사)에서 73회 정기회를 열었다. 목사·장로 등 소속 노회원 300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오전 10시 30분 개회했다. 서기 김용석 목사가 회원 점명을 마치고 고대근 노회장이 개회를 선언했다. 이어 임원 선거가 진행됐다. 선거관리위원장 김충수 목사가 김수원 부노회장이 노회장직을 자동 승계하도록 되어 있다며 노회 규칙을 언급했다. 그때 명성교회 장로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노정수 장로(명성교회)는 명성교회가 김수원 목사를 상대로 노회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수원 목사를 직권남용 및 직무 유기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중대한 사건이다. 노회는 그동안 평안했다. 고소에 연루된 노회장이 선출되면 노회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자동 승계를 반대한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장로들이 김수원 부노회장을 성토하는 이유는, 그가 위원장으로 있는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회에서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반려했기 때문이다. 이강오 장로(명성교회)는 "헌의위원장 김수원 목사가 헌의안을 반려하는 것은 직권남용이자 직무 유기다"고 했다.

명성교회 장로들은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읽으면서 발언했다. 권효기 장로(명성교회)도 "노회 규칙에 따르면, 헌의위는 노회 관계 서류를 심의하여 처리해야 하고, 접수된 헌의안을 분류해 본회에 헌의해야 한다. 헌의위는 서류를 상정만 해야 하는데, 정치부 업무까지 월권했다"고 했다.

김재복 장로(명성교회)는 "헌의위원장이 서류를 심사하는 것은 서류에 미비된 부분이 없는지 검토하는 수준이다. 목사 자격을 따지는 업무는 정치부 소관이다"고 했다.

일부 노회원은 이에 반발했다. 안대환 목사(새하늘교회)는 "노회 규칙에 따르면 노회장은 부노회장이 자동 승계해야 한다. 법과 규정대로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노회원은 "헌법에 위배되는 사항을 그대로 접수하는 게 말이 되나. 노회장은 휘둘리지 말고 규정대로 하라"고 말했다.

김수원 목사도 발언권을 얻어 소명했다. 김 목사는 "내가 노회장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는, 문제 있는 서류를 어떻게 그대로 처리할 수 있나. 법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방은 두 시간 동안 계속됐다. 고대근 노회장은 점심시간이 되자 일단 정회했다. 정기노회는 목사 임직식을 마치고 오후 3시부터 속회할 예정이다.

서울동남노회는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취재진을 모두 회의장 밖으로 내보냈다. 일부 노회원이 반대했지만,  기자들을 내보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 기자들은 복도에 있는 TV로 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노회 측은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고 송출을 중단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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