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석 목사가 만화 자서전 <나는 다시 진보이고 싶다>(둥근세상)를 들고 나왔다. 책에는 사회주의자에서 우파 시민운동가까지 서 목사의 인생 이야기가 담겼다.
서경석 목사(서울조선족교회,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가 만화 자서전 <나는 다시 진보이고 싶다>(둥근세상)를 11월 29일 들고 나왔다. 책에서 서 목사는 대학생 시절 골수 사회주의자로 민주화 운동을 했던 것부터 최근 우파 운동가가 되어 '종북 좌파 척결'에 앞장서기까지의 삶을 고백했다.

서 목사는 과거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학생이고 청년이었다. 군사독재 시절인 1966년부터 1981년까지 16년간 학생운동에 참여하고,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에서 민주화를 위해 청년 시절을 헌신했다. 1970년대 해군 중위로 복무할 때는 박정희 정권을 반대해 징역 20년 형을 받았고, 감옥을 세 번이나 다녀왔다.

서 목사는 1981년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다니다가 1982년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 미국에서 그는 프린스톤신학교를 졸업하고 유니온신학교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진보 진영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특히 북에 관한 견해 차이가 결정적이었다고 서 목사는 주장했다. 서 목사는 "미국에서 6년간 있으면서 과거 북한에 대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한국 기독교 운동이 전부 주체사상을 따르는 현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에 따르면 그는 한 후배에게 "기독교 운동이 성경 말씀에 기초해서 해야지, 주체사상론에 입각해서 운동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사회주의는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한 적 있다. 이 말이 화근이 되어 서 목사는 후배들에게 개량주의자나 변절자라는 소리를 들었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직을 내려놓게 되었다고 했다.

▲ 서경석 목사는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에 적극 가담했고, 해군 중위로 복무할 때는 박정희 정권을 반대해 징역 20년 형을 받기도 했다. 서 목사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종북 좌파 척결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과거 민주화 운동 진영과 선을 그은 서 목사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1989년)·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1996년)·지구촌나눔운동(1998년) 등을 만들어 사회운동을 펼쳐 왔다. 현재 서 목사는 기독교사회책임(2004년)·나눔과기쁨(2004년)·선진화시민행동(2005년)을 이끌고 있다.

서 목사는 한결같이 '북한 인권'을 외치는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인사지만, 책에서는 '진보'라고 주장한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에게 억눌리는 북한 주민의 편에 서 있기에 보수가 아닌 진보"라는 것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하는 이들이 남한의 인권 신장을 위해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다면 이제는 당연히 북한의 독재 체제에 대해서도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을 일관성 있게 진보의 길을 걸었다고 주장한다.

북을 향해서는 인권 문제를 외치고, 남을 향해서는 '종북 좌파 척결'을 주장한다. 책에서는 친북 좌파 척결을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이러한 주장 때문에 지인들에게 꼴통보수라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서 목사는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던 친구들에게 종북 좌파를 비호하지 말라고 했다가 관계를 끊고 지내고 있다. 서 목사는 종북 좌파 세력 척결의 일환으로 △2005년 9월 맥아더 동상 철거 시도 반대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중단 일인 시위 △2012년 3월 제주 해군기지 건설 촉구 대회를 해 왔다고 전했다. 서 목사는 "종북 좌파 세력이 정리되어 옛날 친구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때까지 진정한 진보로 살겠다는 것이다.

서 목사의 <나는 다시 진보이고 싶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11월 29일 서울 노량진동 CTS 아트홀에서 열렸다. 선진화시민행동 주최로 연 행사에는 진행자로 이현주 개그우먼과 이기언 목사가 나서 서 목사와 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아울러 100여 명의 청중이 함께한 자리에서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 서경석 목사의 <나는 다시 진보이고 싶다>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11월 29일 서울 노량진동 CTS 아트홀에서 축하 공연과 함께 열렸다. ⓒ뉴스앤조이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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