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년 충현교회를 다니며 당회 서기를 10년간 맡았던 충현교회 노광헌 장로가 양심선언에 나섰다. 노 장로는 "세습을 막지 못하고 불투명한 재정을 눈감은 것을 사죄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충현교회 원로목사인 김창인 목사의 세습 회개에 이어 10년간 당회 서기를 맡았던 장로의 양심선언이 나왔다. (관련 기사 : 세습 1호 목사 "잘못했다" 공개 사죄) 1999년부터 2009년까지 당회 서기를 맡았던 노광헌 장로는 7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 세습과 비민주적인 교회 운영을 막지 못한 것을 사죄했다.

노 장로는 1997년 세습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당시 김창인 목사 아들인 김성관 목사는 목회 경력이 5년 미만이었고, 외국 국적자여서 청빙 조건에 맞지 않았다. 노 장로의 증언으로는 김창인 목사는 장로들을 동원해 경력 조항을 삭제하고, 국적 변경을 약속해 김성관 목사를 청빙 후보로 선정했다. 노 장로가 전한 투표 분위기는 비민주적이었다. 투표 당시 김창인 목사가 "김성관 목사 반대자는 일어나라"고 했으며, 교역자들과 교구장이 통로에서 반대자를 감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 노 장로는 교회에서 나름대로 교회를 위해 노력했지만, 한계에 부딪혀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로들은 김성관 목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교회 정상화를 기원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노 장로는 김성관 목사가 부임한 이후 보인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불투명하게 운영되는 재정 문제를 지적했다. 노 장로는 "충현교회 1년 예산이 100억 원가량 되는데, 김 목사가 부서마다 예비비를 책정하도록 하고 본인이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썼다"고 주장했다. 충현유지재단이 소유한 공시지가 27억 5000만 원 상당의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땅이 2003년 김성관 목사 명의로 이전된 것 역시 당회나 유지재단의 승인 절차 없이 이뤄졌다고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해 1979년에 장로가 된 노 장로는 후임 청빙 문제로 김성관 목사와 갈등 끝에 2009년 치리를 당했다. 노 장로를 비롯해 김성관 목사에 반기를 들고 있는 장로들은 "김 목사가 정년을 어기고 유지재단 이사장을 연임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 장로는 수십 년간 교회를 다니며 잘못을 보고도 이제 와 양심선언 하는 이유를 묻는 말에 "김 목사 곁에서 야당 역할을 하며 이해하고 인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화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불법적으로 교인들을 쫓아내는 모습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로들은 "이제 충현교회가 바로 세워지길 빈다"며 김성관 목사의 사퇴와 당회의 회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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