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5] "안전한 교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보여 달라" 재수 끝 통과
[뉴스앤조이-이용필 대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종화 총회장)는 2018년 103회 총회에서 '목회자 성 윤리 강령'을 제정했다. 강령에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다양하면서도 동등하게 창조된 하나님의 형상임을 고백하며 서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우리는 어느 한 성이 다른 성을 차별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평등한 그리스도 공동체를 이루어 가겠다 등 10개의 다짐이 담겨 있다.
기장 양성평등위원회(양평위·안수경 위원장)는 이번 110회 총회에, 목회자 성 윤리 강령을 준수하도록 하는 서약서를 매년 1회 작성하는 방식으로 이행할 수 있게 달라고 헌의했다. 양평위는 지난해에도 이 안건을 올렸으나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 '매년 1회는 너무 엄격하다'는 등의 의견이 나와 3표 차이로 부결된 바 있다.
올해도 한 장로 총대가 반대 의견을 던졌다. 그는 "각 노회별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서명하는 건 뭔가 잘못됐다. 신뢰가 깨질 때 하는 것이다. 물론 성범죄는 안 되지만, 서약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도회 대표 청년 총대는 "교단 내외적으로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성범죄 전과조차 조회할 수 없다. 이 헌의안은 누군가를 신뢰하지 못한다기보다 성폭력이 많이 발생하는 교회 안의 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이해해 달라. 기장 교회가 제도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기에 안건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사회를 주재한 이종화 총회장은 투표에 부쳤고 찬성 223표, 반대 154표로 통과됐다. 부결될 줄 알았던 일부 총대는 '와' 하고 탄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보냈다.
양성평등위원장 안수경 목사는 표결 통과 후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1년에 한 번씩 하는 건 너무 심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약서는 전체 교회와 우리 교단이 정말 안전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 서약서 통과를 시작으로 가부장적 문화를 개선하이 위한 캠패인을 진행하면서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장은 지난해 총회에서 개정한 담임목사·부목사·기관목사 청빙·파송 및 신학생(목사후보생) 추천, 장로 임직 시 작성하는 성범죄 및 아동학대 전과가 없음을 증명하는 서약서도 전국 노회의 압도적인 지지로 수의 절차를 완료했다고 보고했다. "지난 10년간 과거에 성범죄 또는 아동학대 가해자로 처벌받은 적이 없으며, 이와 관련해 진행 중인 소송도 없고, 만일 관련 전력이 밝혀지면 임직 등 모든 청빙 과정 자체를 무효로 하기로 동의한다"는 내용으로, 헌법 공포 후 시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