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6] 퀴어신학 이단성 검증도 기각

[뉴스앤조이-최승현 편집국장]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이종화 총회장) 110회 총회 가장 주목받는 주제였던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가 무산됐다. 기장 정치부는 9월 24일 저녁 보고 시간, 헌의위원이 낸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 안건을 기각하기로 보고했다.

이훈삼 총무가 헌의안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총무는 자신이 동성애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이 위원회를 설치해 동성애를 찬성하자고 제안한 것도 아니라면서 "우리 교단이 분열할 수 있는 가장 핫 이슈는 이 과제다. 이 문제를 이 상태로 방치하면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나 서로 감정 악화돼서 대화와 토론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식적 권위와 책임을 가진 총회가 주관해 찬반 논리를 검증하고, 절제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판단을 돕는 의미에서 제안했다. 이걸 만들어서 동성애를 찬성하려 한다는 오해는 말아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총회를 앞두고 동성애 반대 시위와 성명서 발표 등을 주도한 호남 지역 노회를 중심으로 반대 발언이 이어졌다.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가 필요없다며 기각 의견을 낸 한 총대는 "성경의 권위에 도전하는 내용들, 교회 공동체를 훼손하는 내용들"이라며 "성소수자라는 단어 자체가 기장 헌법에 위배되고, 창세기에도 남자와 여자만 나온다. 그 부분을 연구하자는 데 대해 반대한다"고 말했다. 

섬돌향린교회 김수산나 목사는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성소수자 또는 성소수자 부모가 신앙 상담을 요청해 오는 경우가 많다. 지역에서 다닐 수 있는 교회를 추천해 달라는 전화도 많이 받고,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가 목회자라 괴로워한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많은 성소수자가 자살의 고위험군 중에서도 고위험군이고, 자살 비율이 일반보다 6배 높다. 목회적 돌봄을 해야 할 책임 있는 사람들로서, 우리 책임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려해 달라"고 했다. 

이종화 총회장은 찬반 의견을 한 차례씩 들은 후 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투표한 총대 307명 중, 정치부안대로 기각하자는 찬성이 199표, 기각하지 말고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반대표가 108표로 나왔다.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를 기각하자는 정치부안에 199명이 찬성하고 108명이 반대해, 설치가 무산됐다. 기장 유튜브 갈무리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를 기각하자는 정치부안에 199명이 찬성하고 108명이 반대해, 설치가 무산됐다. 기장 유튜브 갈무리

이어 정치부는 목포노회가 헌의한 '퀴어신학의 이단성 검증 및 총회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의 건'도 기각해 달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이 안건을 살려 달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자신을 17년차 선교사라고 밝힌 한 총대는 "신대원생도 가르치고 있는데, 만일 퀴어신학이 들어오면 복음 전도를 할 수 없다. 에큐메니컬 정신에 의해 초교파 선교 사역도 하고 있는데 막대한 문제를 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장 청년회전국연합회 김석원 총무는 "에베소서를 보면 1장에 나와 있듯 에베소 교인들은 믿음과 온 성도를 위한 사랑으로 유명했다. 성소수자 목회와 이를 위해 애쓰는 동역자를 이단시하는 것을 총회에서 절대 결의할 수 없다. 만일 이를 검증하면 기장의 사회 선교가 위축된다. 기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대는 "목포노회 헌의안의 제안 설명을 보면 첫머리에 '퀴어신학은 성서도 비판받고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쓰고 이게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는 한신에서 공부한 사람으로 성서비평학을 배웠는데 성서를 비평하면 안 되고 재해석되면 안 된다는 말이 헌의안에 나온 것에 깜짝 놀랐다. 이것을 부정하면 한신 신학을 부정하는 것이고, 신학의 자유와 기장의 뿌리가 흔들리는 거다. 퀴어신학의 찬반을 다루는 게 아니라 이단성을 검증하는 데 기장이 앞장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화 총회장은 토론을 끝내고 전자 투표에 들어갔다. 목포노회 헌의를 기각해야 한다는 '찬성'이 220표, 헌의를 살려서 퀴어신학 이단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반대'가 89표로 나왔다. 

목포노회가 헌의한 퀴어신학 이단성 검증 헌의안을 기각해 달라는 정치부 보고 역시, 찬성이 많아 그대로 통과됐다. 기장 유튜브 갈무리
목포노회가 헌의한 퀴어신학 이단성 검증 헌의안을 기각해 달라는 정치부 보고 역시, 찬성이 많아 그대로 통과됐다. 기장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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