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16:9-15, 시 67, 계 21:10, 21:22-22:5, 요 14:23-29

청어람ARMC가 '세속성자 주일예배'라는 이름으로 매주 예배문을 연재합니다. 청어람ARMC에서 구성한 필진이 교회력에 따라 본문을 선정하고, 묵상을 나누며, 기도 제목을 공유합니다. 연재는 해당 주일 이틀 전인 매주 금요일 발행합니다. - 편집자 주

 

교회력으로는 부활절 여섯째 주입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장미가 환하게 피었더군요. 우리도 시절을 따라 하나님 안에서 활짝 피어나는 날들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평화 가득한 주일 되시길 기도합니다.

본기도

부활하셔서 지금도 우리 가운데 살아계신 주님, 주님의 얼굴빛을 날마다 환하게 비추어 주시니 우리는 그 빛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근심하거나 두려워하는 마음을 우리에게서 멀리 하시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당신의 음성을 날마다 듣고, 매걸음마다 당신의 인도를 따라 걸어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하나님이시며, 날마다 우리를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양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 / 영광의 왕께 다 경배하며(찬 67)

시편 67편 1-7절

1 하나님,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 주님의 얼굴을 환하게 우리에게 비추어 주시어서, (셀라) 2 온 세상이 주님의 뜻을 알고 모든 민족이 주님의 구원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3 하나님,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십시오. 4 주님께서 온 백성을 공의로 심판하시며, 세상의 온 나라를 인도하시니, 온 나라가 기뻐하며, 큰소리로 외치면서 노래합니다. (셀라) 5 하나님, 민족들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이 주님을 찬송하게 하십시오. 6 이 땅이 오곡백과를 냈으니, 하나님, 곧, 우리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셨기 때문이다. 7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것이니, 땅 끝까지 온 누리는 하나님을 경외하여라.

말씀

사도행전 16장 9-15절

9 여기서 밤에 바울에게 환상이 나타났는데,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가 바울 앞에 서서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10 그 환상을 바울이 본 뒤에, 우리는 곧 마케도니아로 건너가려고 하였다. 우리는, 마케도니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고 확신하였기 때문이다.

11 우리는 드로아에서 배로 떠나서, 사모드라게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압볼리로 갔고, 12 거기에서 빌립보에 이르렀다. 빌립보는 마케도니아 지방에서 으뜸가는 도시요, 로마 식민지였다. 우리는 이 도시에서 며칠 동안 묵었는데, 13 안식일에 성문 밖 강가로 나가서, 유대 사람이 기도하는 처소가 있음직한 곳을 찾아갔다. 우리는 거기에 앉아서, 모여든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14 그들 가운데 루디아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색 옷감 장수로서, 두아디라 출신이요,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이었다. 주님께서 그 여자의 마음을 여셨으므로, 그는 바울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15 그 여자가 집안 식구와 함께 세례를 받고나서 "나를 주님의 신도로 여기시면, 우리 집에 오셔서 묵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우리를 강권해서,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요한계시록 21장 10절, 10장 22절-22장 5절

10 나를 성령으로 휩싸서 크고 높은 산 위로 데리고 가서,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을 보여 주었습니다. …

 

22 나는 그 안에서 성전을 볼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전능하신 주 하나님과 어린 양이 그 도성의 성전이시기 때문입니다. 23 그 도성에는, 해나 달이 빛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그 도성을 밝혀 주며, 어린 양이 그 도성의 등불이시기 때문입니다. 24 민족들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닐 것이요, 땅의 왕들이 그들의 영광을 그 도성으로 들여올 것입니다. 25 그 도성에는 밤이 없으므로, 온종일 대문을 닫지 않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사람들은 민족들의 영광과 명예를 그 도성으로 들여올 것입니다. 27 속된 것은 무엇이나 그 도성에 들어가지 못하고, 가증한 일과 거짓을 행하는 자도 절대로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다만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되어 있는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22:1 천사는 또, 수정과 같이 빛나는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 강은 하나님의 보좌와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흘러 나와서, 2 도시의 넓은 거리 한가운데를 흘렀습니다. 강 양쪽에는 열두 종류의 열매를 맺는 생명 나무가 있어서, 달마다 열매를 내고, 그 나뭇잎은 민족들을 치료하는 데 쓰입니다. 3 다시 저주를 받을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그 도성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어린 양의 보좌가 도성 안에 있고, 그의 종들이 그를 예배하며, 4 하나님의 얼굴을 뵐 것입니다. 그들의 이마에는 그의 이름이 적혀 있고, 5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이나 햇빛이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주 하나님께서 그들을 비추시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릴 것입니다.

요한복음 14장 23-29절

23 예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리하면 내 아버지께서 그 사람을 사랑하실 것이요, 내 아버지와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 사람과 함께 살 것이다. 24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한다. 너희가 듣고 있는 이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

 

25 "내가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나는 이 말을 너희에게 말하였다. 26 그러나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며, 또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 27 나는 평화를 너희에게 남겨 준다. 나는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너희에게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28 너희는 내가 갔다가 너희에게로 다시 온다고 한 내 말을 들었다.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로 가는 것을 기뻐했을 것이다. 내 아버지는 나보다 크신 분이기 때문이다. 29 지금 나는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그 일이 일어날 때에 너희로 하여금 믿게 하려는 것이다.

그와 함께 살 것이다

바울은 교회의 파송을 받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운 순회전도자였습니다. 그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연결망 속에서 각 지역의 필요와 상황을 고려해 여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 따르면, 그런 바울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수정됩니다. 성령이 길을 막으시고,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을 접고 기다리는 가운데, 한 마케도니아 사람이 '와서 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고 간청하는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는 그 환상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즉시 마케도니아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루디아라는 여인을 만나고, 그녀의 열린 마음과 환대를 통해 유럽 대륙의 첫 교회가 세워집니다.

바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주제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이 하나님의 뜻 안에 놓이길 바라고, 중요한 선택 앞에서는 더욱 간절히 그 뜻을 묻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답을 듣지 못한 채 망설이거나, 나름의 신호를 찾아 헤매곤 합니다. 하나님의 뜻은 과연 어떻게 분별할 수 있을까요? '만일 바울이 그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지 못했더라면 복음이 유럽으로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우리는 종종 듣지요. 그럴 때마다 조금 무섭고 위축되는 느낌이 듭니다. 바울처럼 환상을 보거나 길이 막히는 명확한 체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너무 막연하게 느껴질 때가 많지요. 우리에게 하나님은 너무 조용하신 분이라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요.

오늘 요한복음의 말씀은 우리에게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요,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며,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 14:23) 하나님의 뜻은 신비한 계시나 특별한 체험보다도, 사랑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살아갈 때, 우리의 내면에 하나님의 뜻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바울은 환상을 보았기 때문에 마케도니아로 향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 안에 있었기에 그 환상을 하나님의 뜻으로 분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안다는 것은 특별한 능력이나 계시를 받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 안에 머무는 삶의 태도입니다. 사랑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사랑하는 자와 함께 하나님은 거하십니다. 우리의 계획이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 안에 사랑이 있다면 하나님은 그 길에 동행하시고, 때로 막으시고, 때로 이끄시며 새로운 길을 여십니다.

결국 우리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가 아니라,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와 함께 있을까?'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맞히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길입니다. 예수님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머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우리의 삶이 그분의 사랑 안에서 근심 없이,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 길이 되기를, 그 사랑 안에서 우리의 걸음이 인도받기를 소망합니다.

박현철 / 청어람ARMC

적용 질문

- 오늘의 말씀을 읽으며 서로 의미가 통하거나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을 떠올려 봅시다. 가장 크게 떠오른 한 단어, 혹은 한 구절이 있나요?

- 내 일상 속에서 하나님과 함께 머무르고 있음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요? 그리고 그 사랑 안에서 오늘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요?

세속성자의 기도

부활을 아는 사람답게 살아가기를 기도합시다.

생명이 있는 쪽으로 우리를 이끌어 오신 주님께 기도하오니, 오늘 우리에게 부활을 가르치소서. 부활에 관한 담론과 논쟁은 가득하지만, 부활의 삶을 경험하기는 어려운 세상입니다. 때마다 부활 신앙을 고백하면서도, 우리는 일상의 생명력을 지키지 못했고, 우리 곁의 생명들을 지켜 내지 못했습니다. 이 땅의 무참한 현실과 오염된 말들에 분노하느라 서로를 돌보는 법을 잘 배우지 못했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이때에 우리의 몸으로 부활을 알게 하소서. 나의 약함과 두려움을 인정하는 순간이 살아 있는 삶의 진입로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더불어 살기 위해 연습하고 배우는 자리들이 부활의 주님이 다가오시는 장소임을 믿게 하소서. 이 땅의 법과 제도가 우리 모두의 인생을 북돋는 날을 바라보며, 오늘도 생명의 편에 서게 하소서.

여전히 끝나지 않는 전 세계의 전쟁을 위해 기도합시다.

여전히 끝나지 않는 전 세계의 전쟁을 위해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이 기나긴 폭력의 역사가 속히 멈추도록 우리를 인도하소서.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멈추지 않고, 국제사회의 개입도 무력하기만 합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도 끝날 줄을 모릅니다. 다행히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은 멈췄지만 서로를 향한 경계와 위협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습니다. 과연 이 세상의 전쟁과 폭력은 언제 멈출까요? 평화와 생명을 향해 한걸음 내딛으면 두 걸음을 후퇴하는 이 악순환은 언제 나아질까요? 평화의 하나님, 모든 폭력의 현장에 함께 하셔서 죽이는 이들의 총과 칼을 꺾어 주시고, 모든 죽어가는 존재들을 위로해 주소서. 어느새 폭력에 무감해져서 폭력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 마음을 일깨워 주시고, 평화를 위한 투쟁을 마다하지 않고 평화의 꿈을 그치지 않도록 우리에게 용기와 끈기를 주소서.

얼마남지 않은 대선을 위해 기도합시다.

정의로 다스리시는 주님, 혼란 끝에 조기 대선을 맞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도합니다. 이번 대선이 12·3 계엄 사태 이후 이어져 온 혼란을 마무리하고, 내란 세력의 영향력을 완전히 끊어내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이 혼란을 갈음하는 우리가 특정 정당과 세력에 대한 심판론만을 앞세우지 않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에 부응하며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구태의연한 기득권의 싸움이 아니라 정책과 정책으로 싸우는 선거가 되게 하소서. 우리가 마주한 문제, 정말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와 대안이 제시되어 이겨도, 져도, 웃을 수 있는 축제 같은 선거가 되게 하소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 나라가 다시는 뒤로 돌아가지 않게 하시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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