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기자회견에 반박…"극우 세력에 학교 불러모은 것 사과하라"
[뉴스앤조이-안디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유경동 총장) 재학생·졸업생들이 '윤석열 정권 탄핵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탄핵을촉구하는감신모임과 감신대 동아리 도시빈민선교회는 3월 20일 신석구 목사 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석자들은 조속히 윤석열을 파면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틀 전 같은 자리에서 진행한 감신대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이 학교 구성원 목소리를 과잉 대표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3월 18일, 스스로를 '자유대한민국을위해기도하는감신대생들'이라고 밝힌 20여 명과 외부 유튜버들은 비상계엄을 '계몽'이라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학교가 자신들의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등, 학교가 자신들의 표현을 억압하고 있다는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탄핵 촉구를 외친 참석자들은 이와 같은 목소리가 학교 전체의 입장은 아니라고 했다. 감신대가 소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직후 계엄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고, 교수들 역시 탄핵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파를 떠나 계엄만은 잘못됐다는 입장이 거듭 나온 상황인데도, 소수 학생의 '탄핵 반대' 목소리가 학교를 대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종교철학과 재학생 심승미 씨는 "우리는 탄핵 반대가 학내 유일한 목소리가 아님을 알리기 위해 모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인원 외에도 180여 명이 연서명했다"면서, 학교 구성원 중 탄핵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부 재학생 이승아 씨도 "수구 개신교 목소리만이 과대표되는 현 상황에서 연서명에 참여해 주신 재학생 및 졸업생들과 함께 찬성 의견을 낸다. 뜻이 맞는 분들께서는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에 앞장선 학생들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종교철학과 학생회 회장 문지원 씨는 '탄핵 반대' 학생들이 외부 유튜버와 극우 단체들을 불러모았다면서 "어찌하여 스스로 이 공간을 욕설, 비방, 폭력을 일삼는 불손한 외부인들에게 내어주는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신성한 공간을 빼앗긴 학우들에게 사과하라"고 말했다.
감신대 졸업생 이현우 목사(자유인교회)는 20년 전 입학했던 그리운 모교에서 이런 일로 마이크를 잡게 될 줄 몰랐다고 말하며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낸 학생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부디 윤석열 같은 이를 비호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 그 힘을 예수님을 동원해 부와 권력을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이들과 싸우는 일에 쓰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발언 중간에 "하나님의 명령이다.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재는 지금 당장 윤석열을 탄핵하라", "극우 개신교는 회개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윤석열 탄핵 선고 △내란 관련 고위 공직자와 즉시항고 포기한 검찰들은 책임지고 법의 심판을 받을 것 △극우 개신교 세력의 진정한 반성과 회심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