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본 사이에 대표님 얼굴이 많이 썩었네요."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고서는 하기 어려운 말을 송 아무개 목사님은 서슴없이 꺼냈습니다. 그것도 한창 식사 도중 말이죠. 명의가 환자를 진찰하듯 세심히 저를 바라보던 목사님은, 안 그래도 거무튀튀한 얼굴 한구석에 드리운 근심의 음영을 발견했나 봅니다. 워낙 격의 없으신 분인 줄 알기에 '썩었다'는 표현에 불쾌한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웃기만 하는 저를 대신해 박요셉 사역기획국장이 "요즘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서 대표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듯하다"고 답했습니다.그러자 목사님은 무
[뉴스앤조이-이용필 대표] 강도현 전 대표(<뉴스앤조이> 상임이사)는 한때 사내에서 '강변'(강도현 변호사)으로 불렸습니다. 회사와 기자 앞으로 날아온 모든 민사소송을 본인이 직접 맡아 대응했습니다. 법률 전문가도 아닌 강변은 맡은 소송마다 '승소'했습니다. 소송에서 이겼을 때 활짝 웃음을 지으면서 동시에 멋쩍어하는 강변의 표정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평소에는 한없이 온화한 강변이지만 소송에 돌입하면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고 표정이 어두워지곤 했습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밀려드는 소송을 대리했으니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요. 경영 업
[뉴스앤조이-이용필 대표] 매주 금요일이 되면 신규 및 증액 후원자들께 감사 전화를 드립니다. 열에 아홉은 바쁜데 굳이 전화까지 주느냐면서 많이 후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감사 인사 전하려 연락했다가 도리어 사과(?)를 받다 보니 멋쩍기도 합니다만 "전화 줘서 고맙다"는 말씀들도 많이 해 주시기에 이렇게라도 꾸준히 소통해 나갈 생각입니다.5월 말부터 한 달간 '커피 브레이크' 펀딩을 진행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감사 전화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펀딩에는 정기 후원 73명, 증액 15명,
[뉴스앤조이-이용필 대표] 얼마 전 보수 교단 총무 목사를 만났는데 "<뉴스앤조이>가 많이 바뀐 것 같다. 나도 그렇게 느끼고 주변 목사들도 비슷한 생각이다"라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제가 만나는 목사들마다 <뉴스앤조이>가 '달라졌다'고들 하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변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겠거니 여겨 왔는데요. 그래서 이참에 총무 목사에게 뭐가 바뀐 것 같으냐고 물었습니다. 의외의 말이 돌아오더군요.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글들'이 많다면서 '기후 위기'를 다루는 글을 비롯해 '창조과학
"나가서 몸 쓰는 일이나 하지 그래." [뉴스앤조이-이용필 대표] 저년차 기자일 때 한 선배에게 들은 말입니다. 열심히 한다고는 하는데 기사만 썼다 하면 데스크에서 '깨지기' 일쑤인 저를 보고 선배가 안타까워 한 말이지요. 나름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했는데 잘하지는 못하다 보니 많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가뜩이나 휑해 가는 정수리를 보면서 일찌감치 마음을 정리했지요. 괜히 안 되는 일 붙잡지 말고, 나가서 몸 쓰는 일을 해야겠다고요. 몸 쓰는 일 만큼은 잘할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퇴사각'을 재고 있는데 1년, 2년, 3년 시간
독자·후원회원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강도현 이사입니다.<뉴스앤조이> 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색합니다. 아마도 어떤 직을 맡았느냐와 상관없이 <뉴스앤조이>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을 느끼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십시일반 후원회원들이 보내 주시는 메시지를 읽어 보면, 많은 분이 어떤 책임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교회를 세우는 일에 함께하고 있다, 좋은 언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겠지요. 그런 마음이 모여 무려 23년간 무너지지 않고 이 자리를 지켜 온 게 아닐까
지난 편지에서는 <뉴스앤조이> 이사회의 새 방향과 비전을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이사회로 대표되는 후원회원님들과 앞으로 어떤 사역을 이뤄 나갈지 그 고민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뉴스앤조이>는 다음과 같은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교회 권력을 감시하고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건강한 신앙을 돕는 독립 언론."우선 언론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목적에 충실해야 합니다. '교회 권력을 감시하고 소외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지요. 교계 지도자들의 반사회적 범죄나 약자를 가해하는 행태를 고발하는 등 권력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일이 <뉴스앤조
<뉴스앤조이> 대표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거버넌스(Governance)'입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지요. 요즘 유행하는 ESG에서 'G'가 바로 거버넌스 아니겠습니까. 워낙 글로벌한 주제라 영어를 그대로 쓰지만, 우리말로는 '의사 결정 체계'로 번역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무엇을 결정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지요.7년 전 <뉴스앤조이> 대표로 부임했을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마도 이 거버넌스 아닐까 싶습니다. 교회·기업·단체를 막론하고 어떤 조직이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입니다. 이제 대표로서 인사드릴 날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뉴스앤조이> 대표로 부임한 지 7년을 채우는 12월 31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너무 갑작스럽게 인사를 드리게 됐는데요. 다름이 아니오라 제 건강에 조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개인적인 문제라 말씀드리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까 하여 간단하게 보고 올립니다.얼마 전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정신을 차렸는데요. 다행히 낙상에 의한 부상은 크지 않았고, 정
요즘 <뉴스앤조이>가 나이 먹어 간다는 걸 느낍니다. 제가 대표로 부임했던 2016년에는 결혼을 한 기자가 구권효 기자 한 명이었습니다. 사실 <뉴스앤조이> 직원으로 살면서 결혼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이었습니까. 그런데 기자 정신으로 무장한 구 기자의 믿음이 얼마나 좋았던지, 결혼을 하고 이제는 4년 차 아빠가 됐습니다. 그 믿음을 후배 기자들이 본받아 하나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세상에… 이건 기적입니다. <뉴스앤조이>에서 세월을 먹다니요.저도 <뉴스앤조이> 일원이 된 지 7년이 됩니다. 처음 왔을 당시 가장 오
[뉴스앤조이-강도현 대표] 교계 언론 서클에서 꽤나 유명(?)하신 황규학 씨가 <뉴스앤조이>를 '돈 받고 기사 쓰는 집단'으로 매도했습니다. 황규학 씨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목사였으나, 이단 옹호 활동으로 면직 위기에 처하자 스스로 목사직을 내려놓았습니다. 예장통합은 황 씨가 운영하는 <기독공보>(현 <뉴스와논단>)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황 씨를 '상습 이단 옹호자'로 규정했습니다. 예장통합뿐만 아니라 예장합동·예장합신 총회도 황규학 씨가 운영하는 매체를 이단 옹호 언론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거기서 끝나면
한 달에 꼭 한 번은 서초동이나 저동에서 날아오는 편지를 받습니다. 서초동 편지의 발신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고 저동 편지의 발신자는 서울중부경찰서입니다. 가끔씩 서울혜화경찰서나 왜 편지를 보냈는지 알 수 없는 경찰서에서 오기도 하죠. 처음에는 서초동 가는 것이 정말 큰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뉴스앤조이> 대표로 오기 전까지는 법원 갈 일이 없었으니까요. 주변에서 이런저런 경고도 들었습니다. 심지어 재산을 모두 아내 앞으로 돌려놓으라는 말까지요. 지금은 서초동 편지를 아무런 감정 없이 받아들입니다. 매달 받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경찰
안녕하세요. 강도현입니다. 지난해 저희는 온라인 공간에서 정기적으로 후원회원님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경제 강의를 하기도 했고 <뉴스앤조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후원회원 모임은 군부 쿠데타로 일상을 빼앗긴 미얀마 현지 목회자와 청년, 그리고 현지에서 민주화 운동을 돕고 계신 선교사님을 연결해 이야기 나눴던 모임이었습니다. 현장 증언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이 너무 답답하고 아쉬웠습니다. 사실 그 모임 이후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강도현 대표입니다. 벌써 크리스마스라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지난주에는 어떤 분께 편지를 쓰다가 올해가 2020년인지 2021년인지 잠시 헷갈렸습니다. 몇 초가 지나서야 2021년 마지막 달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지 뭐예요.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아니고 연도를 떠올리는 데 한참이 걸리다니 우습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아마 제 무의식이 지난 2년의 기억을 통째로 지워 버리고 싶었나 봅니다.올해면 끝나겠지 기대했지만 아무래도 한참을 더 견디며 지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실을 마주하기가
[뉴스앤조이-강도현 대표] 얼마 전 한국교회연합(한교연·송태섭 대표회장)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고 합니다. 교회 일치를 표방하는 연합 단체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옳으냐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저희도 의무 방어를 하긴 해야겠는데 속마음은 '늘 그렇듯 정치병이 다시 도졌구나' 싶습니다. 의미 있는 반응을 하기가 참 어렵습니다.2007년 대선이 기억납니다. 벌써 14년이 지났네요. 당시 많은 교회가 장로 대통령 만들기에 힘을 쏟았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
안녕하세요. <뉴스앤조이> 대표 강도현입니다. 저희는 지난 3달간 매우 바쁘게 보냈습니다. 후원회원님들께서 정기적으로 보내 주시는 후원회비 관리 시스템을 교체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시스템을 교체한 정도가 아니라 저희가 처음으로 독자적인 회원 관리 시스템을 갖추게 됐습니다. 애시당초 계획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10년 넘도록 도움을 주신 한빛누리와의 협력 관계를 마무리하고 오롯이 홀로 서게 됐으니 저희로서는 두려운 시작이 아닐 수 없습니다.한빛누리는 재정적·행정적으로 홀로서기가 어려운 비영리단체를 돕는 공익 기금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강도현 대표] 제가 사는 전북 군산에는 둘레가 10km에 달하는 호수 공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공원이라 생각하지만, 정작 군산 분들은 그 가치를 잘 느끼지 못하시더군요. 제게는 정말 최고의 공원입니다. 집 앞에 그런 세계적인(?) 공원이 있다는 건 정말 축복이지요. 처음 방문했을 때 언젠가 한 바퀴를 뛰어 보겠다는 꿈을 품었지만, 군산 시민이 된 지 7년이 넘도록 이루지 못했습니다. 운동이라면 '광' 소리 들을 정도로 모든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지만, 오래달리기만은 제 종목이 아니었
"나 만군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지금 나의 이름을 팔아 너희에게 거짓 예언을 하고 있는 골라야의 아들 아합과, 마아세야의 아들 시드기야를 두고 말한다. 내가 그들을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의 손에 넘겨주어, 너희가 보는 앞에서 그 왕이 그들을 죽이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들 때문에, 바빌로니아에 사는 모든 유다의 포로 사이에서는 '너도 주님께 형벌을 받아, 시드기야와 아합처럼 바빌로니아 왕에게 화형이나 당해라' 하는 저주가 생길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망측한 일을 하였기 때문이
[뉴스앤조이-강도현 대표] 얼마 전 인디애나퍼듀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김재수 교수가 <청소년 매일성경>(성서유니온)에 연재한 글이 논란이 됐습니다. 성서 해석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성서 해석은 토론의 대상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잘못된 지식으로 상대를 매도하는 것이겠지요.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국교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거슬린 것은 김재수 교수가 '좌파 마르크스주의'에 경도돼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경제를 공부한 사람이 보면 완전히 코미디 같
[뉴스앤조이-강도현 대표] 몇 년 전 한 기독교 대학에서 채플 설교를 해 달라고 요청해 온 적이 있습니다. 보수적인 신앙 색채를 가진 교단 신학교여서 메시지도 그에 맞게 준비했습니다. 저도 매우 보수적인 기독교 대학을 나왔으니 그 분위기를 잘 압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 시절 채플 시간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찬양도 뜨겁게 했고 설교도 비교적 잘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필수과목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참석하긴 했지만, 어쨌든 예배는 예배였으니까요. 제가 다녔던 학교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예배를 어색해하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