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신학 55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 '우리들의 블루스', 이 서러운 세상의 따뜻한 해방구

    '우리들의 블루스', 이 서러운 세상의 따뜻한 해방구

    '혼돈의 카오스'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중지 관련 판결을 뒤집는 바람에 미국 여성들의 임신 중지에 대한 결정권이 사실상 박탈된 날, 상원에서는 총기 규제 최종안이 가결됐다. 허술한 의료보장 때문에 사람들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어 가는 나라에서, 숱한 총기 난사로 수많은 이의 삶이 갑자기 중단되는 나라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의 결정권을 제한하다니 참으로 혼란스러운 사태가 아닐 수 없다.불의한 전쟁과 강대국의 탐욕으로 세계경제는 바닥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일본이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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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영미
    2022-07-09
  • 태초에 가족이 있었다?

    태초에 가족이 있었다?

    개신교 신앙에서 '가족'은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인식하는 '가족'은 우리에게 친밀감과 소속감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은 결혼·혈연·입양 등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다. 일반적으로 가족은 혼인을 통한 공동 주거, 사회적으로 허용된 성관계, 입양을 포함한 재생산, 경제협력 등을 특징으로 한다.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 공동체 안에서 경제적 협력, 성별 분업, 상호 돌봄, 합법적 성관계, 출산과 양육, 정서적 지지, 애정 관계 유지 등을 기대하거나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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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송희
    2022-06-09
  • 그 아름답고 복된 발

    그 아름답고 복된 발

    내 애인의 오빠는 장애인이다. 그와 결혼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장애인의 가족이 되었는데, 나는 그제야 장애인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전에도 나는 장애인을 혐오하거나 그들의 권리에 대해서 절대로 반대하지 않는, 도덕적으로 떳떳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수술들을 견디며 자라서 그런지 남들보다 겁이 많다. 사람들의 눈치도 많이 보고, 작은 일에도 오해가 많으며 이해가 느리다. 이동이 어렵고 두려움이 많아서 그 쉬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도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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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푸하
    2022-05-03
  • 우리는 대선에서 한국의 탐욕을 확인했다

    우리는 대선에서 한국의 탐욕을 확인했다

    제목 그대로다. 더는 진보니, 보수니, 수구니 잴 이유도 없다. 하긴, 한국에 진보나 보수란 게 정말 있기는 했는가. 이 나라의 진짜 모습은 정치적 이념을 통해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의 진짜 모습은 교육 '시장'에서 그 단면을 확인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도 지적하듯이, 한국은 예전엔 산업 전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했고, 지금은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한다. 이 얼마나 개발과 성장에 유익한 목표들인가. 한국은 온통 성장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 잘 먹고 잘살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아니, 누군들 잘 먹고 잘살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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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익상
    2022-04-05
  • 이'놈'의 대선: '남혐' 상상하기

    이'놈'의 대선: '남혐' 상상하기

    근래 "너, 남혐(남성 혐오) 있어?"라는 물음을 종종 듣곤 하는데, 그 물음에 답하기 전 그 사람의 저의를 예상해 본다. 이자가 나에게 묻고 있는 것은 '너 페미니스트야?', 혹은 '너 설마 심상정 찍을 거야?', 그것도 아니라면 '너 목사가 돼 가지고 세상의 반을 혐오하는 거야?', 마지막으로는 '싸우자' 정도.대개 그들의 저의는 나의 예상 중 하나 이상에 부합한다. 저런 물음은 보통 혐오에 대한 이해가 일천한 데서 온다. 혐오는 대등한 관계에서 발생하지 않는다. 아니, 발생할 수가 없다. 흑인이 백인을 증오할 수는 있어도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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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원
    2022-04-04
  • 주술, 신천지, 그리고 기독교…다르다고 말하기 위해 필요한 것

    주술, 신천지, 그리고 기독교…다르다고 말하기 위해 필요한 것

    오래전 일이다. 강원 지역 세습무 연행을 연구하기 위해 강릉단오제 굿에 참여한 적이 있다. 세습무의 굿 내용, 절차, 사용하는 장단, 선율, 세습무 가계도 등을 기록하는 중, 연행에 대한 그들의 지극한 정성을 보았다. 우리는 예배를 위해 이렇게 정성을 기울여 왔던가 반성하게 된 대목이었다. 한참을 뛰면서 굿을 벌이는 중 꽃 하나의 방향이 잘못된 것을 본 그들은 연행을 멈췄다. 냉정했다. 사소한 꽃 하나 때문에.그리고 다시 시작된 연행. 6시간 넘게 번갈아 가며 굿을 행하던 그들이 서서히 지쳐 갈 때쯤, 뒤에서 허리 굽은 할머니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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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휘
    2022-03-04
  • 코로나 시대에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코로나 시대에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

    이 글은 1월 18일 화요일 저녁,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한 '선교 동역자 간담회'를 토대로 재구성한 글이다. 6명의 참석자 중 4명은 미국에서 왔고, 나머지는 캐나다와 일본에서 왔다. 한국에서 산 지는 5개월에서 8년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D6 비자(종교 비자)'를 가지고 선교 및 자원봉사를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매달 한 번씩 모여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시대에 외국인1)으로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식당을 들어가기 전 사람들은 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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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영
    2022-02-04
  • 조동연에게 가해진 '상징적 폭력'과 그 구경꾼들

    조동연에게 가해진 '상징적 폭력'과 그 구경꾼들

    2021년 말 대한민국 대선 정국에서 군인 출신의 대학교수 한 사람이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됐다가 사생활 관련 의혹으로 사퇴한 사건이 있었다. 위원장 위촉과 자진 사퇴, 그리고 사퇴에 대한 공식 수용이 이뤄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나흘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사회적·상징적 폭력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 사건은 어떤 면에서 폭력적이었을까.각종 범죄부터 테러·폭동·국제분쟁에 이르는 폭력은 가시적 폭력으로서 우리가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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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정
    2022-01-05
  • 아파트를 넘어서는 신앙

    아파트를 넘어서는 신앙

    "이 나라는 아파트에 미친 나라야."서대문형무소 앞 옥바라지 골목이 재개발로 사라질 때 마지막 남은 구본장여관 이길자 사장님이 외친 말이다. 정말로 대한민국은 아파트에 미친 나라가 됐다. 대학 강단에서 은퇴한 어느 교수님에게 그림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 교수님과 아파트 베란다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경치라고 할 것도 없이 다른 아파트 동들을 보고 있었다."자네, 저기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겠나?""아니요. 회색 아파트들뿐인걸요.""아닐세. 저 회색 아파트에도 햇빛이 반사돼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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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푸하
    2021-12-03
  • '오징어 게임'과 K-기독교

    '오징어 게임'과 K-기독교

    복음적 또는 보수적 신학자로 평가받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복음과 종교를 구분해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한다. 바르트에게 '복음'은 하나님의 계시에 근거하지만, '종교'는 인간적인 것(이성·문화 등)에 근거한다. 복음은 계시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해 인간에게로 오는 것이지만, 종교는 인간(세계)으로부터 출발해 하나님에게 이르려는 시도이므로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노예의 반란과 같다고 주장한다. 바르트는 기독교를 '복음'이 아닌 '종교'로 규정하고, 따라서 그의 종교 비판의 정점에는 기독교 또는 교회가 있다. 그는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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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석
    2021-11-16
  • 코로나 시대, 우리가 되새겨야 할 '마리아의 노래'

    코로나 시대, 우리가 되새겨야 할 '마리아의 노래'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1.예수가 나타나기 전, 세례 요한이 요단강 근처에 나타났다. 세례 요한은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는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광야의 자연 속에서 살았다(마태 3:4). 세례 요한의 설교는 파격적이었다. 한마디: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그리고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을 야단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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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광선
    2020-11-24
  •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너무 가까이 닥친 거대한 사물은 볼 수가 없다. 감각의 역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역시 현실로 닥쳤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시공간적 거리가 확보된 한참 후에, 그때서야 사후적으로 인식될 것 같다. 시대 변화에 분석적·이성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면 그저 동시대인으로서 이 힘든 시간대를 함께 통과하면서 느낀 점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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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린
    2020-11-23
  • '고립'이냐 '연대'냐 길목에서 선택하기

    '고립'이냐 '연대'냐 길목에서 선택하기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매달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칼럼을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뉴노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입니다.코로나19가 한국 사회와 한국교회에 가져온 도전과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시간과 공간에 직면하면서 혼선과 시행착오가 계속 있었다. 이제는 이전에 정상이라고 여겼던 생활 습관이나 사고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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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흥순
    2020-11-02
  • 지구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용기

    지구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용기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매달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칼럼을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뉴노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입니다.2004년도에 경제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new normal'이라는 용어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사회·문화적 변곡점을 뜻하는 말로 확장되었다. 뉴노멀, 보통 '새로운 표준'이라고 번역되는 이 말은 이전과 이후 사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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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익상
    2020-11-02
  • 뉴노멀의 3가지 열쇳말: 단순성, 연대성, 우주적 영성

    뉴노멀의 3가지 열쇳말: 단순성, 연대성, 우주적 영성

    코로나19 이후 개인적·사회적 삶이 어떤 형식으로 변화할지에 대한 궁금증과 절박한 관심을 반영하는 듯 '뉴노멀' 담론이 많아졌다. 그러나 나는 '뉴노멀'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이 든다. '표준적·전형적·정규적'이라는 '노멀'(normal)의 사전적 의미가 일상 언어생활에서 느슨해져 '보통의·통상적·정상적'이라는 의미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코로나19 이전부터 세계를 풍미해 온, 신자유주의 질서와 1960년 군사 쿠데타 이후 한국 사회 산업화·정보화·생명공학화가 추구한 '보통의·통상적·정상적'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과연 '노멀'이

    연재
    김경재
    2020-10-15
  • 뉴노멀에 대한 개인적인 사색

    뉴노멀에 대한 개인적인 사색

    개인적으로 2020년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마음이 평안으로 가득했다. 갱년기 여성이라 이유 없이 찾아오는 우울감에 쉽게 농락당하던 나로서는 기대하지 않았던 마음의 봄날을 경험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나만의 반전으로 '은밀하게 위대하게' 도달했다.시골에서 자란 나는 '사람은 모름지기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어른들 충고를 신봉했다. 결혼 후, 지방 소도시에서 사역하던 남편이 수도권 신도시로 이동했을 때, 드디어 지방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간다며 설렜다. 신도시를 떠나 미국에서 유학할 기회가 생겼을 때도, 좁은 한국을 떠나 세계

    연재
    문선주
    2020-10-15
  • 교회 몰락의 징후들

    교회 몰락의 징후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방역과 개인의 자유 간 충돌이었다. 마스크 쓰지 않을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 방역을 위한 봉쇄정책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뉴스를 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경제 활성화를 위해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그것이 시발점이 되었는지 미국은 확진자 연쇄 폭발로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다. 마스크 의무화가 지나친 방역 조치라는 의견도 있지만, 코로나19의 무서운 전염성은 교육·계도보다는 정부 중심의 신속한 방역 정책 아래서 더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이에 따른

    연재
    한수현
    2020-09-04
  • 기후 위기, 파국적 삶과 말씀의 신앙

    기후 위기, 파국적 삶과 말씀의 신앙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이 선포됐다.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일일 생활권이 된 세계에서 코로나19는 급속하고 지속적으로 퍼져 나갔다. 마스크 대란과 사회적 거리 두기의 진통 덕에 잠시 소강상태였던 코로나19 확산은 8월 중순을 기점으로 재점화했다. 잠재된 불안은 증폭했고, '코로나 패닉'과 '코로나 앵그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안의 억압과 감시, 타인 혐오를 가속화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모든 인류에게 닥친 재앙. 우리는 팬데믹의 중심에 서 있다.코로나19가 일상이 될 즈음, 우

    연재
    송진순
    2020-09-04
  • 남은 동전 두 닢마저도 모두 던지지 않도록

    남은 동전 두 닢마저도 모두 던지지 않도록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위원회가 '사건과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대적 요청에 대한 신앙고백과 응답을 신학적 접근과 표현으로 정리합니다. 매달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해 칼럼을 게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신학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법과 공정'입니다. 사람마다 '법'에 대한 온도 차가 있고, 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린 구운 달걀 18개를 훔친 40대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해 검찰이 1년 6개월을 구형한 것에 논란이 계속되었

    연재
    박흥순
    2020-08-05
  • 법 밖의 정의(Outlaw Justice), '법과 정의의 변증법'을 위한 인문/신학적 상상

    법 밖의 정의(Outlaw Justice), '법과 정의의 변증법'을 위한 인문/신학적 상상

    '사건과 신학'에서 원고를 요청하며 전체 주제가 '법'이라고 전해 왔다. 법의 공정성, 법의 형평성, 사법적 정의 등의 문제를 법학·신학·철학적 접근을 통해 살펴보는 것이 이번 호의 목적이라고 했다. 기획 의도를 들으면서 '내가 데리다(Derrida)가 <법의 힘 Force of law>에서 다루는 법과 정의의 변증법, 지젝(Zizek)이 말하는 법을 가로지르며 현실을 재편하는 기독교에 대한 언급을 하겠구나' 예감했고, 그것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하지만 제작 의도에 맞게 글이 잘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그 부분은 원고를 대하는 독자

    연재
    이상철
    2020-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