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시국행동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기독교시국행동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기독교시국행동(진광수 상임대표의장)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기도회를 열었다.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본부 앞에서 진행된 기도회에는 굳은 표정의 그리스도인 80여 명이 모였다. 경찰은 삼엄하게 경비를 유지하면서 펜스로 기도회 참가자들을 둘러쌓았다.  

기독교시국행동은 윤석열 정권이 노동자 탄압, 소수자 탄압, 공안 정국 조성, 국제적 긴장 조성 등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며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마침 기도회 전날인 11월 13일, 광화문 감리회 본부 앞에서는 개정 노조법 2·3조 시행을 요구하는 목회자들이 단식 기도회를 열려다가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다. 목회자들은 단식 농성장을 설치하려 했으나, 경찰은 천막과 비닐 덮개 등을 빼앗으며 이를 막았고, 이 과정에서 옥바라지선교센터 노승혁 전도사가 경찰에 연행됐다. 노 전도사는 성북경찰서 유치장에 갇혀 조사를 받다 14일 저녁 풀려났다.

참가자들은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노조법 개정을 위해 단식을 시작한 남재영 목사(비정규직대책한국교회연대 상임대표, 노조법2·3조개정운동본부 공동대표)가 시국 기도회에서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남 목사는 "11월 9일 비정규직에 빼앗긴 권리를 되찾아주는 법이 통과됐다. 비정규직들은 20년 동안 밀어도 꿈쩍하지 않는 벽을 밀었다. 20년 만에 벽이 문으로 열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우리가 기도하면 그 벽이 반드시 열릴 줄 믿고 기도회를 열었다. 신앙의 표현이자 종교 행위였던 어제 기도회에서 텐트를 못 치게 하더라. 왜 목사가 자기 교단 본부 앞에서 기도하겠다는데 하지 못하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이날도 마찬가지로 기도회 참가자들의 감리회 본부 진입을 막기 위해 긴 펜스를 두르고, 보행을 가로막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비장한 표정으로 '윤석열 퇴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정권 퇴진을 외쳤다. 

설교를 맡은 한국기독교장로회 정의평화목회자행동 공동대표 우규성 목사(모은교회)는 "'사람의 참된 덕성은 사랑의 질서를 세우는 것에 있다'고 성 어거스틴이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로 인해 이 땅의 사랑의 질서는 망가져 버렸다. 건설 노동자 양회동 열사를 숨지게 한,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으로 약자들을 탄압하고 진실을 왜곡하며 한반도 평화를 훼손한 모든 행동은 사랑의 질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사랑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했다.

옥바라지선교센터 김진수 활동가와 10·29이태원참사그리스도인모임 김지애 간사, 한신대학교 신대원 총여학생회 방소연 회장, 향린교회 이민하 씨가 각각 △일터에서 매일같이 죽임 당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보호받지 못하는 이 땅이 안전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혐오와 차별에 고통받는 성소수자와 장애인들을 위해 △전쟁이 끝나지 않은 한반도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참가자들은 성찬 후 10·29이태원참사 분향소가 있는 시청광장까지 "윤석열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마무리했다. 

기독교시국행동은 이날 시국 기도회를 기점으로, 노동·주거·장애 등 다양한 투쟁 현장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기도회를 연달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광수 목사는 매일 오후 5시 30분 감리회 본부 앞에서 진행되는 금식 기도회에 참여를 부탁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진광수 목사는 매일 오후 5시 30분 감리회 본부 앞에서 진행되는 금식 기도회에 참여를 부탁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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