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컬 단체들이 '기독교시국행동'을 결성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에큐메니컬 단체들이 '기독교시국행동'을 결성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지 1년 6개월을 맞는 11월 10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기독교인 모임이 결성됐다.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예수살기, 옥바라지선교센터, 한신대학교신학대학원학생회, 향린교회 등 에큐메니컬 진영 20여 개 단체로 구성된  기독교시국행동(진광수 상임대표의장)은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에서 출범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사회 다양한 분야의 약자를 탄압하고 억압해 왔다며 정권 퇴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23년 3월부터 단체 출범을 기획해 온 기독교시국행동은, 구체적으로 윤석열 정권이 취임 이후 건설노동자 양회동 씨 등에 대한 노조 탄압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켜 왔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시국행동은 정식 출범에 앞서 윤석열 정권에서 탄압받아 온 이슈 7가지(여성, 기후 위기, 통일, 장애, 평화, 주거, 노동, 성소수자)에 대한 시국 토론회를 개최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종교계와 시민사회계의 거듭된 충고에도 변한 것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거짓과 죄악에 맞서기 위해 '기독교시국행동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임의장을 맡은 진광수 목사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1년 반 동안, 마치 긴 암흑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느낌이다. 지난 시절 수많은 이의 땀과 눈물로 일궈 놓은 민주주의의 성과를 거꾸로 돌려 버리려고 하는 광야의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이제는 멈춰 세워야 한다. 더 이상 이 나라와 민족을 도탄의 지경으로 끌고 가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며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기독교시국행동은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조법 개정을 반대하는 등 노동자를 탄압한 점 △재벌·대기업 법인세는 인하하고 각종 공공요금은 인상하는 등 가계를 빚더미에 올려놓은 점 △4·16 세월호 참사 및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외면하고 은폐한 점 △여성가족부 폐지를 획책하고 성소수자와 장애인 인권을 외면하는 등 혐오 양산 정치에 몰두하는 점 △국가보안법을 되살려 지식인과 종교인, 활동가에 대한 간첩 몰이에 나선 점 △미국 핵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들여오고 일본 자위대의 진출을 허락하는 등 한반도 평화를 훼손한 점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용인한 점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고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가는 등 역사 왜곡을 자행한 점 등 윤석열 정권이 퇴진해야 하는 이유를 8가지로 언급했다.

기독교시국행동은 11월 14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국 기도회를 열고, 앞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종건 전도사(옥바라지선교센터)는 "기도회 후 시청 앞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까지 시가 행진을 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목소리를 널리 알리려 한다"며 기독교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이 전도사는 기도회 이후에도 이태원 참사, 노동 탄압 등 고난받는 이들의 현장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출범 선언문 전문.

기독교시국행동 출범 선언문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언자들은 거짓으로 예언을 하며, 제사장들은 거짓 예언자들이 시키는 대로 다스리며, 나의 백성은 이것을 좋아하니 마지막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 (예레미야 5장 30-31절)

지금 이 나라에서는 놀랍고도 끔찍스러운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예레미야 예언자의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아니하다. 예언자 예레미야에게 임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짓누르니 외치지 아니할 도리가 없다. 우리가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일어나서 외칠 것이다. 오늘 우리는 외치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지난 3월 기독교 비상 시국 간담회로 모여 윤석열 정권에 대한 우려와 이 나라의 장래에 대한 염려를 나누었으며, 도를 더해 가는 이 정권의 노동 탄압과 공안 탄압 속에서 양회동 열사가 산화하는 것을 목격하고서 시국 기도회로 나섰다.

윤석열 정권이 종교·시민사회계의 거듭된 충고에도 회개치 아니하고 더욱 악한 길로만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 도대체 어디에서 어떠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시국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토론의 끝에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거짓과 죄악에 맞서기 위해 '기독교시국행동'을 결성하기로 하고 그 추진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제 오늘 기독교시국행동추진위원회 활동을 통해 윤석열 정권 퇴진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다짐하고 결의한 여러 교회들과 기독 단체들을 생명, 정의, 평화의 띠로 단단히 묶어 '기독교시국행동'을 정식으로 발족하였으며, 이에 출범을 선언한다.

'기독교시국행동'은 윤석열 정권이 퇴진할 때까지 외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외침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외치는 자들과 함께 외칠 것이다. 거짓 예언자들의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고 더욱 크 게 외칠 것이다.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시니 세상이 우리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외침

하나. 정당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옥죄고 파렴치범이나 간첩으로 몰아 탄압하는 노동 탄압을 즉시 중단하고,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을 운운하는 입법 개입 책임지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재벌과 대기업의 법인세는 인하하고 각종 공공요금은 인상하여 대한민국 전체 가계를 빚더미에 올려놓은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4·16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외면하고,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적극적으로 은폐하면서 책임자들을 비호하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여성가족부 폐지를 획책하여 여성 차별을 조장하며, 성소수자들과 장애인들의 인권을 외면하여 총체적 차별, 배제, 혐오를 양산하는 정치에만 몰두하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시대착오적이며 야만적인 국가보안법을 되살려 내어 자행하는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과 종교인, 민주 인사와 사회 활동가들에 대한 간첩 몰이와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미국의 아시아판 나토 정책을 추종하여 미일한 삼각 안보 동맹 구축에 나서고 미국의 핵전략 자산을 무시로 한반도에 전개하도록 용인하며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허락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우리 민족 전체를 전쟁 일보 직전으로 몰고 가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하나. 일본에 대한 굴종 외교로 강제징용 제3자 변제안을 받아들여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고,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여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해양 환경 테러에 공범으로 가담한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

하나.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획책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역사 왜곡 자행하며 일본에게 아부하는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

2023년 11월 10일

기독교시국행동 출범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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