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 사랑이 혐오를 이겨 온 10년>  / 구권효·나수진 지음 / 한티재 펴냄 / 250쪽 / 1만 6000원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 - 사랑이 혐오를 이겨 온 10년>  / 구권효·나수진 지음 / 한티재 펴냄 / 250쪽 / 1만 6000원 

[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뉴스앤조이>가 기획 보도한 '퀴어 문화 축제 방해 잔혹사'가 같은 이름의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지난 6월 보도한 연재 기사 12편을 묶었습니다. 이 책은 반동성애에 경도된 개신교인들이 퀴어 문화 축제를 물리적으로 방해해 온 10년(2014~2023)을 다루고 있습니다.  

책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1~4장은 퀴어 문화 축제를 방해하는 보수 개신교인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춥니다. 2014년 처음 물리적인 방해 행위가 발생했던 서울 퀴어 문화 축제만 해도,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이들은 극단적 성향을 지닌 일부 개신교 단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류 대형 교회와 교단 연합 기관들이 동참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퀴어 문화 축제 반대 집회를 한국교회가 가장 공들이는 이슈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저자들은 사실상 방해를 목적으로 한 반대 집회가 어떻게 조직화·세력화했는지 과정을 분석하며, 이들의 행위가 얼마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이었는지 따져 묻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한다", "동성 결혼 주례를 거부했다가 벌금·징역형을 받았다"는 등 반동성애 강사들이 한국교회 전반에 퍼뜨린 허위·왜곡·과장 정보도 법원 판결을 근거로 바로잡습니다.      

5~12장은 퀴어 문화 축제를 준비하거나 참여하는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저자들은 서울·인천·대구·부산·광주·경남·춘천·제주 등 8개 도시를 돌며 각 지역 퀴어 문화 축제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반동성애 개신교인들이 저지르는 혐오와 폭력은 지역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낙심하지 않고 희망을 말합니다. 성소수자들이 365일 중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하루, '퀴어 문화 축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면서 말입니다. 

이 책은 개신교인을 주요 독자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보통의 평범한 개신교인들이 많이 읽기를, 퀴어 문화 축제를 방해하는 행위가 기독교적으로, 시민사회의 상식적으로 타당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함께하고 있는 한채윤 상임이사(비온뒤무지개재단)는 추천의 글에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고, 낙심하지 않고 선한 일을 꾸준히 이어 가고자 하는 노력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 책이 보수 개신교의 혐오와 차별에 상처받는 이들에게는 위로가 되고, 개신교인들에겐 선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로 널리 널리 읽히기 바란다"고 썼습니다. 

"이웃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환대와 넉넉한 포용이 사라진 종교를 어찌 종교라 부를 수 있을까.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 대신 약자를 배제하고 다양성을 미워하는 것부터 가르치는 것이 어떻게 교육이라 할 수 있을까. 성소수자 혐오가 신앙이 되고, 종교가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는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런 고민이 한국 사회 전체가 떠안은 숙제가 된 지금, 바로 이 책이 나왔다." (추천의 글 "이웃을 사랑하는, '선한 일'에 관한 책", 7쪽) 

"반동성애 강사들의 왜곡·과장과 보수 교계 언론의 혐오 선동,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목회자들과 목회자의 말이라면 맹종하는 교인들. 이것이 지금 퀴어 문화 축제를 반대하는 극우·보수 개신교의 현주소다. 코로나19 때 잠잠했던 보수 교계는 다시 퀴어 문화 축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려 한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이 퀴어 문화 축제를 반대하러 나온다 해도, 그들은 그저 '혐오 세력'일 뿐이다. 혐오 세력이라 불리는 것을 억울해하기 전에 자신들이 무엇에 근거해 퀴어 문화 축제를 방해하는지 돌아볼 일이다." ( 4장 '무지와 편견에 기반한 혐오의 이유', 92쪽)

"제가 눈길이 갔던 건 사랑이 '사량思量'이라는 말에서부터 나왔다는 거였어요. '생각할 사' 자에 '헤아릴 량' 자인데,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헤아린다, 지레짐작이라도 해 본다는 거겠죠. 상상하게 만들고 상대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힘, 저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개신교 분들이 '사랑하니까 반대한다'고 하는 건…. 저는 솔직히 단호하게 '그건 사랑이 아니다'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당신들의 두려움을 투사하지 말라'는 얘기가 더 정확한 것 같아요." (9장 '그것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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