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세종시에 사는 한 주민이 삼일절에 일장기를 게양하면서 이웃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일장기를 내건 당사자가 현직 목사로 밝혀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해외총회(정복희 총회장) 소속 이 아무개 목사로, 세종 ㅅ교회에서 목회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사는 3월 5일 주일예배 시간, 일장기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누군가 일장기를 게양해서 난리가 났다. 개인적으로는 그 주변에 거주지가 있다 보니까 시위와 항의 소리에 잠을 설칠 정도로 피곤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일장기를 내건 당사자가 자신이라고 밝히지 않으면서 "국민 정서법을 위반했다고 하는데, 국민 정서법이라는 게 어디 있나. 다양성을 인정해야 발전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목사는 일제의 식민 통치가 결과적으로 한국에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그는 "일제가 근대식 교육을 전파했고, 신분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철도로 교통이 발달했고, 현대식 건물을 건설했다. 그리고 사이비 종교를 척결했다. 이렇게 5가지만 봐도 빙산의 일각이지만 일제로 인해 도움받은 게 상당 부분 있다. 일본 때문에 피해를 본 부분도 당연히 있을 수 있겠지만, 과가 있다고 공이 없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윗왕을 예로 들며 일제 식민 지배의 공과 과를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막말로 따지자면 다윗왕도 불륜남이다. 밧세바의 용모를 보고 '가와이 데스네(귀엽다)'. 그러나 다윗왕은 하나님 앞에 엎드렸고 회심했다. 그러므로 다윗왕은 역사상 가장 신실했던 왕이었다고 평가되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삼일절을 맞아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건 주민이 현직 목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목사는 한국과 일본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소신과 신앙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밝히고 설교 시간에도 이를 언급했다. ㅅ교회 유튜브 갈무리
삼일절을 맞아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건 주민이 현직 목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목사는 한국과 일본이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소신과 신앙에 따라 행동한 것이라고 밝히고 설교 시간에도 이를 언급했다. ㅅ교회 유튜브 갈무리

삼일절에 시작된 논란은 이 목사의 대응과 발언 등으로 매일 확산하고 있다. 평균 조회 수가 1000회 대인 이 목사 유튜브 채널에서 3월 5일 설교는 현재 5만 5000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목사는 3월 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사회가 군중심리에 편승해 자신을 마녀사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왜 각자의 다른 입장과 다양성은 존중하지 않고, 다수의 입장이 정답인 것처럼 하는가. 이런 군중심리가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진정 삼일절의 의미가 무엇이고, 일제시대가 어떤 시대였는지 알리고 싶었다. 일한 관계가 우호적이고 미래 지향적으로 나가야 할,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라는 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독립운동에 앞장선 목사들도 있는 만큼 일장기를 내건 행동과 발언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목사는 "(당시) 신사참배한 목사들은 없느냐"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했다.

한편, 이 목사가 속한 합동해외총회는 이번 사건으로 교단명이 알려지면서 곤혹스러워했다. 교단 관계자는 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 목사는) 원래부터 다른 목사와 논쟁을 좋아하고 자기주장이 강했던 사람이다. 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는데 그 사람은 유난히 그걸 즐기는 식으로 해 버리니 문제가 됐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다른 분들과도 논의했는데, 교단에서 (이 목사를) 제명 처리하기로 했다. 그리고 개인 일탈이기는 하지만 우리도 이번 사건으로 모여서 다시 한번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해외합동총회 ㅎ노회 서기를 맡고 있다고 표기했으나, 교단 관계자는 "이 목사는 서기를 역임한 적 없다"고 말했다. 서기 이력 허위 기재와 교단의 제명 추진 방침과 관련해 이 목사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그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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