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JMS', '섭리'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 씨의 성폭력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벌써 20여 년 전이다. 해외 도피 행각을 벌여 온 정 씨가 중국에서 잡혀 국내에 송환된 것도 2008년 일이고 이후 10년간 정 씨의 복역으로 비교적 잠잠했으니, <뉴스앤조이> 기자를 10년 한 나도 JMS와 정명석에 대해서는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끔 JMS 관련 기사를 쓸 때마다 과거 기사들을 찾아서 참고하고는 했다.

2018년 2월 출소한 정명석 씨가 이전과 같은 방법으로 성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들은 3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JMS와 정명석을 아는 사람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수십 년 전부터 수많은 여신도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증언이 줄지었으니, 그가 아무리 10년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하더라도 출소하면 또다시 성폭력을 저지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기자회견장에는 김도형 교수(단국대 수학과)가 함께했다. 그는 JMS 탈퇴자 모임 '엑소더스'를 이끌었던 사람이다. 엑소더스는 JMS와 정명석 씨의 정체를 세상에 드러낸 단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교수는 올해 1월 <잊혀진 계절>(에이에스)이라는 제목의 책 1·2권을 펴냈다. <잊혀진 계절>은 김 교수가 정명석 집단과 싸워 온 기록이다. 김 교수는 가장 전면에 서서 JMS의 악행을 드러낸 사람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JMS가 어떤 집단인지, 김 교수를 비롯한 탈퇴자들이 얼마나 처절하게 싸워 왔는지 알 수 있다.

<잊혀진 계절 - 어느 교수의 전쟁> / 김도형 지음 / 에이에스 펴냄 / 374쪽(1권), 406쪽(2권) / 1만 8000원(1권), 1만 9000원(2권)
<잊혀진 계절 - 어느 교수의 전쟁> / 김도형 지음 / 에이에스 펴냄 / 374쪽(1권), 406쪽(2권) / 1만 8000원(1권), 1만 9000원(2권)

책은 거칠다. 김도형 교수는 JMS와 정명석 씨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필치가 수려하지는 않지만 진정성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정명석의 범죄 자체가 웬만한 막장 드라마는 저리 가라 수준이니, 욕하면서도 계속 읽게 되는 맛(?)이 있다. 김 교수가 피해자들을 만나 강간 사실을 전해 듣고 분노해 매일같이 JMS 본부로 전화를 걸어 쌍욕(!)을 했던 일이나, 특수 강도 혐의로 구속된 일, 김 교수 아버지가 JMS 신도들에게 테러를 당한 일 등을 읽다 보면, 그와 정명석의 질긴 악연에 질려 버릴 정도다. "아직까지 살아 있고, 정신이 온전한 것만도 스스로 신기할 지경"(1권, 309쪽)이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잊혀진 계절>은 JMS가 어떤 집단이고 정명석 씨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가장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자료다. 김도형 교수 시점으로 쓰이긴 했지만, JMS와 관련해서는 김 교수가 그 어떤 이단 전문가나 언론인·법조인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기록은 신뢰할 만하다. 곳곳에 정명석과 JMS 신도들의 유죄판결문이나 사진 등이 수록돼 있어 그의 기록을 뒷받침해 준다. 언론 기사나 법원 판결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건 물론이다.

거친 책 내용에 비해 김도형 교수의 첫인상은 더도 덜도 아닌 '학자'였다. 3월 25일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만난 김 교수는 한마디로 '조근조근한 말투의 수학과 교수'였다. "지금 이렇게 교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지만, 연구를 더 많이 하지 못한 게 아쉬워요." 그도 그럴 것이 김도형 교수는 고교 과정을 2년 만에 마치고 카이스트(KAIST)에 진학한 수재 중의 수재였다. 그런 그가 1995년 20대 초반 JMS와 만난 이후 14년에 걸쳐 사활을 걸고 싸웠으니, 그가 박사과정을 마치고 대학교수가 된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정명석의 천인공노할 범죄 행각을 알게 되고 분노하여 덤벼든 것은 어쩌면 혈기 왕성한 젊은 김도형의 치기였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김도형과 정명석, 둘 중에 하나는 죽든가 감옥을 가야 끝나는 싸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국 이겼지만 김도형이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았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갖게 되었다. 김도형에게도 회복할 수 없는 형사처벌 전력이 남았다. 아버지의 상처와 김도형의 형사처벌 전력은 정명석을 알게 되지 않았다면 김도형의 인생에서 없었을 일이었다. 정명석 집단과의 싸움은 김도형의 인생에 너무 큰 상흔을 남겼다." (2권, 370쪽)

단국대 교수실에서 만난 김도형 교수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학자'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단국대 교수실에서 만난 김도형 교수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학자'였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성폭력과 테러

지금은 정명석 씨가 구속된 1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사회 성 인지 감수성이 높아졌다. 오늘날에도 여신도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저지르는 교주가 존재한다는 증언은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특히 정 씨가 10년을 복역하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그에게 성 상납을 하는 신도들이 있다는 진술은 더욱 충격을 준다. 하지만 김도형 교수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듯 덤덤히 말했다.

"저는 벌써 2019년에 정명석 출소 후 성폭력 피해자를 만났어요. 제가 2018년에 연구년이라 미국에 있어서 그렇지, 아마 한국에 있었으면 2018년에도 만날 수 있었을 거예요. 그 피해자는 이번에 기자회견을 한 피해자들과는 다른 사람이에요. 그 외에도 여러 피해자와 연락이 닿았죠. 외국인도 있고 한국인도 있어요. 그들이 당한 일은 정명석이 구속되기 전 벌였던 행각과 똑같아요. 강간, 그룹 섹스, 강제 추행…. 그들도 충분히 정명석을 고소할 수 있는데, 그건 뭐 제가 설득할 영역은 아니라 이번에 두 명만 고소하게 된 거죠.

 

2022년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안 되죠. 더군다나 (정명석이) 10년을 교도소에서 보냈기도 하고. 근데 JMS 신도들에게 정명석은 우주를 통틀어 하나밖에 없는 재림 예수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거예요. 물론 JMS 안에는 정명석의 상습적인 성폭력이 사실이 아니라고 믿는 신도들도 있어요. 하지만 지도자급으로 올라갈수록 그게 '하늘의 뜻'이라고 믿어요. 낮은 신도들과는 급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만 이해할 수 있다는 식이에요. '하나님이 선생님(정명석)의 몸을 통해서 사랑해 주신다'고 생각하는 거죠."

<잊혀진 계절>에 나오듯이, 정명석 씨와 싸우며 김도형 교수에게 가장 큰 충격을 주었던 사건은 JMS 신도들의 '테러'였다. 2003년 JMS 신도들은 김 교수와 함께 엑소더스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했던 김형진 씨에게 쇠 파이프를 휘둘러 머리에 큰 상처를 입혔고, 며칠 뒤 김 교수의 아버지에게도 쇠 파이프와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그를 중태에 빠뜨렸다. 다행히 둘 다 살았지만,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사건이었다.

2003년 10월 29일 김도형 교수의 아버지는 JMS 신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왼쪽 얼굴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사진 왼쪽). 사건 당시 김 교수 아버지가 타고 있던 차 내부는 피바다가 됐다(사진 오른쪽).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2003년 10월 29일 김도형 교수의 아버지는 JMS 신도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왼쪽 얼굴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사진 왼쪽). 사건 당시 김 교수 아버지가 타고 있던 차 내부는 피바다가 됐다(사진 오른쪽).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며칠 후, 김도형은 김영희(가명)와 통화하던 중 전혀 생각지 못했던 말을 듣게 되었다.

 

'오빠, 지금까지 오빠한테 미안해서 말을 못 했는데… 이제 그만하자. 정말 미안한데, 오빠 아버지 다치시고 나서부터, 다음은 우리 아빠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무서웠어. 오빠한텐 너무 미안해서 말을 못 했는데… 그만하고 싶어… 오빠, 나 진짜로 너무 무서워.'

 

김영희가 울고 있었다. 김영희는 자기가 겪은 성폭행 사실을 스스로 엑소더스 게시판에 올려 아직도 속고 있는 신도들에게 JMS의 속임수를 알리는 데 힘썼고, 경찰 조사와 방송 인터뷰에도 주저함이 없이 적극적이었다. 그렇게 잘 버티던 김영희의 흐느낌에, 김도형도 어느새 함께 울고 있었다.

 

테러가 휩쓸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뼈가 부서지는 잔혹한 테러 사건 후 두려움에 휩싸인 엑소더스 거의 모든 회원들이 잠적했다. (중략) 김도형의 아버지는 테러 사건의 후유증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치료를 계속 받고 있었다. 김도형은 JMS의 끊임없는 고소, 고발로 법원과 경찰서를 들락거리느라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수시로 따라붙는 미행 때문에, 길에만 나서면 마주치는 모든 사람이 JMS 광신도로 보일 지경이었고, 언제 납치와 테러가 벌어질지, 이번엔 그 대상이 누가 될지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엑소더스에는 정적이 감돌았고, 이제 남은 사람은 김도형과 김형진, 그리고 피해 여성들뿐이었다. 그들과 그 가족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이는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었다." (2권 12~13쪽)

교주의 성범죄도 그렇지만 신도들의 테러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다. 설마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JMS 신도들이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을까. 김도형 교수는 정명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게 JMS 신도들이라며,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 증거로 이번에 기자회견에 나선 영국인 피해자 이야기를 꺼냈다. 피해자가 홍콩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후 코로나로 인해 격리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차량 한 대가 계속해서 미행을 했다는 것이다. 정명석 씨를 고소한 피해자들은 현재 24시간 경호를 받으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만약 무죄가 나오면 이 세상이 미친 거죠." 김도형 교수는 이번 고소로 정명석 씨가 곧 다시 구속되고 유죄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 씨는 지난번 고소당했을 때 해외로 나가 6년간 도피 생활을 한 바 있다. 이번에도 해외 도피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김 교수는 정 씨가 현재 전자 발찌를 차고 있고 과거 도피 생활 중 홍콩에서 중국으로 밀항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국외로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괴물이 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잊혀진 계절>에는 김도형 교수가 어떻게 싸워 왔는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만, 그의 신앙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다. 그도 교회를 찾다가 JMS와 만나게 됐으니 신앙심이 있었을 텐데, 정명석과 싸우면서 그의 신앙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했다. 신앙은 그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그렇지 않았을까.

"지금은 교회를 안 다니고 있어요. '가야지' 생각하면서도 또 코로나 때문에 못 가게 됐고요. 그간 워낙 더러운 교회를 많이 보기도 했고…. 그리고 한창 싸울 때는 신앙심으로 이단을 상대한다는 생각이 아니었거든요. 그냥 범죄 집단과 싸운다는 생각이었죠. 제가 신앙심으로 싸웠다면 쌍욕을 하지도 않았겠죠.(웃음) 저는 그래요. 뭔 귀신 씻나락 까먹는 교리를 가지고 있든지 상관 안 해요. 정명석을 재림 예수로 믿든 말든 관여하고 싶지 않아요. 못된 짓만 하지 말라는 거예요. 근데 예전에 신경질 났고 듣기 힘들었던 말 중 하나는, 신앙심 깊다는 사람들이 '기도해야 한다, 기도해야 한다' 하는 거였어요. 아니, 강간범이 날뛰고 있는데 뭔 기도만 하라 그래. 일단 때려 잡아야지."

김도형 교수는 JMS 내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별명이 '왕사탄'이라고…. 뉴스앤조이 구권효
김도형 교수는 JMS 내에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별명이 '왕사탄'이라고…. 뉴스앤조이 구권효

10년 넘게 싸움을 이어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JMS의 미행과 고소·고발, 테러도 당연히 김 교수를 힘들게 했지만, 엑소더스 내부에서 벌어진 분열도 뼈아팠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잊혀진 계절>에는 한때 정명석과 싸우다가 변질·타락한 사람들 이야기도 나온다. 사실 적 때문에 무너지는 조직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조직 와해는 내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김 교수는 다시 조직을 추슬러 정명석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대단하다면 대단하고, 가혹하다면 가혹한 일이다.

"제가 성질이 더러워서 그래요.(웃음) 뭐 정의감 이런 이야기하면 제가 민망해서 못 듣고요. 그냥 정명석 한 명만 잡자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런 인간을 가만둘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제가 알게 된 피해자가 100명 정도에만 그쳤어도 저는 안 싸웠을 거예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피해자가 많다는 걸 듣게 되고, 또 그 행각이 얼마나 변태적인지 들으니까 못 참겠더라고요. 저는 정말 피해자들이 울면서 이야기하는 걸 들으면 확 열이 받아요. 지금도 보복이 두려워서 고소하지 못하는 사람이 몇 명 있거든요. 성폭행당한 것도 억울할 텐데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리냐고요…. 그래도 뭐 '강간범이 있나 보다' 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러니까 제 성질이 더러운 거예요. 그거 말고 어떻게 설명이 되겠어요.

 

타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 글쎄요, 당연히 타락하면 안 되는 거죠. 괴물과 싸우다가 저도 괴물이 되기는 했어요. 온갖 쌍욕 다 하고 그러다 형사처벌도 받았으니까, 그것도 괴물이라면 괴물이죠. 그때는 실명까지 언급하면서 욕했는데, 그걸 지금 보시면 아마 기도 안 찰 거예요. 근데 욕이 안 나올 수가 있나요. 나이 어린 애들 꼬드겨서 강간당하게 하려고 비행기 태워 보내는 게, 그게 사람이에요? 욕을 바가지로 먹어도 아깝지가 않지."

"어린 자매가 처음 보는 김도형 앞에서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울먹이는데, 김도형은 무어라 위로를 해야 할지, 도무지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대체 이놈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자매에게 전해 들은 정명석의 언행 하나하나에 새삼 이가 갈렸다. 김도형은 화가 너무 치밀어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았다. 김도형은 자매가 무슨 일을 당할지 뻔히 다 알면서도 자매를 속여서 정명석에게 갖다 바친 JMS 간부들에게 그 자리에서 전화를 돌렸다.

 

'야이, ○ 같은 년아!', '야이, XX 새끼야!', '내가 니들 족속을 절대로 가만 안 둬. 다 죽여 버릴 거야!'라고 욕을 퍼부었다. 무슨 욕을 한다 한들, 자매들이 입은 상처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다." (1권, 214쪽)

기어코 3권을 쓰게 하려나

"김도형은 이 책의 출판을 2권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하지만 이 책이 과연 여기 2권에서 마무리될지, 아니면 3권이 나오게 될지는 김도형도 궁금하다. 정명석 네가 결정해라." (2권, 373쪽)

김도형 교수는 <잊혀진 계절>을 마치며 이렇게 썼다. 김 교수와 JMS와의 싸움은 2009년 정명석 씨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일단락됐다. 젊은 시절 10년이 넘게 JMS를 상대하느라 김 교수는 지칠 대로 지쳤다. <잊혀진 계절>이 올해 1월 나오기는 했지만, 이는 JMS에 다시 싸움을 걸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았던 자기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로 출판한 것이다. 그렇다면 또다시 피해자들이 고소한 현재, 김 교수는 JMS와의 싸움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하려는 것일까. <잊혀진 계절>은 기어코 3권이 나오게 될까.

김 교수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에게 조금 도움을 준 것일 뿐, 고소는 법무법인 덕수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도 변호사들의 요청으로 동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거절하기 어려워 수락했는데 아내의 동의는 끝내 받아 내지 못했다. 김 교수와 정명석의 악연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는, 남편이 더 이상 JMS 사건에 연루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도형 교수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과, 정명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으로서 피해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지금도 갈등하고 있다.

"<잊혀진 계절> 3권은 해피엔딩이 되면 쓸까 생각 중이에요. 어찌 됐든 이번에 피해자들이 다시 나서게 됐으니, 지금이라도 정명석을 고소하고 싶은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덕수로 연락하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알기로는, 여러 비용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요. 피해자들이 비용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또 예전보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잖아요. 변호사분들 한번 만나서 이야기하면 잘 진행이 될 테니,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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