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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의 치밀한 '정명석 선생 구하기'
[기자수첩] 장애인 등록 차량 이용해 출소…"다리 절고 건강 안 좋아"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8.02.19 17:02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교계 기자 생활을 하면서 교회가 아닌 '교도소' 앞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오래 기다린 건 처음이었다. <뉴스앤조이> 기자들은 연휴 마지막 날 2월 18일, 기독교복음선교회 JMS 총회장 정명석 씨 출소를 취재하기 위해 새벽 4시 30분부터 대전교도소 외정문 앞에서 대기했다. 외정문은 정문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정문을 나온 출소자는 최종적으로 외정문을 통과하게 돼 있다.

일반 수감자는 새벽 5시에 출소하지만, 성범죄로 전자 발찌를 부착해야 하는 정 씨의 출감은 늦었다. 대전교도소 당직자들은 자세한 설명 대신 "이따가 나오는 게 확실하니 따뜻한 데서 기다리라"고 했다.

준강간·강간치상 등으로 10년을 복역한 정명석 씨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잘못을 인정하는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감옥에서도 직접 '상록수'를 지명했다는 의혹은 어떻게 된 것인지, 하나님의 섭리가 자신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믿는지 등을 묻고 싶었다.

JMS 정명석 씨(사진 가운데)가 호위를 받으며 대전교도소에서 출소하고 있다. 사진 제공 CTS기독교텔레비전

이날 대전교도소 외정문 앞 대기실은 명절을 맞아 접견하러 온 사람으로 만석을 이뤘다. 오전 8시 30분이 되자, 100여 명이 교도소 안으로 입장했다. 교도소 외정문 앞에는 정명석 씨를 마중하러 온 경호 업체 직원 2명과 취재진만 대기했다. JMS 신자들이 진을 칠 줄 알았지만, 예상과는 달랐다.

오전 9시 20분경, 한 무리가 교도소 안쪽에서 외정문을 향해 걸어왔다. 외정문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는 외제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외정문을 지키는 직원 무전기에는 "정명석 씨가 나가고 있다"는 음성이 새어 나왔다. 낌새가 이상했다. 차를 향해 달렸다. 왜소한 체구의 정 씨가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정 씨에게 "성폭행 피해자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질문과 동시에 측근들은 곧장 정 씨를 에워쌌다. 다른 취재기자들이 뛰어오는 사이, 차량 뒷좌석 문이 열렸고 정 씨는 말없이 차에 올라탔다. 취재진과 측근이 승강이를 벌이는 동안 차량은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JMS는 정명석 씨가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치밀하게 준비한 듯했다. 외정문이 아닌 교도소 정문에서부터 정 씨를 차로 실어 나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75세 이상 등은 교도소 정문까지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교도소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정 씨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전교도소 측은 부인했다. 교도소 관계자는 2월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히려 JMS 측이 장애인 명의로 등록된 차량을 타고 편법적으로 교도소 안으로 들어왔다. 처음에는 정문에서부터 정 씨를 태워 나가려고 했다. 예전에 특혜 시비를 겪은 적도 있어서, (정 씨를) 외정문까지 걸어가게 했다"고 말했다.

대전교도소는 앞서 한 차례 정명석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정 씨가 일반 수용자보다 더 많은 외부 진료를 받았고 변호사를 통해 설교 녹음 파일을 교단에 제공했다며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법무부는 "정 씨가 고질적인 치주질환으로 불가피하게 외부 진료를 받았으며, 설교는 서신 형식으로 작성해 외부로 발송했을 뿐 녹음은 불가했다"고 했다.

정명석 씨는 준비된 차량을 타고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JMS 측의 방해로 제대로 된 질문 하나 던질 수 없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JMS 측은 정 씨의 건강이 좋지 않아 차량을 이용했다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총재님은 현재 다리를 절고 계신다. 74세로 적은 연령도 아니고, 몸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외제차는 정 씨의 둘째 형 소유라고 했다. 그는 "(정 씨의) 둘째 형님이 장애인이시다. 그래서 그 차량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정명석 씨의 출소 장면을 보면서 최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떠올랐다. 재계를 대표하는 이 부회장은 구치소 밖까지 직접 걸어 나와 준비된 차량을 타고 돌아갔다. 정 씨처럼 취재진을 따돌리거나 편법을 이용하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 이야기를 꺼내자 JMS 관계자는 "이재용은 나이도 젊고, (감옥에서) 1년밖에 안 살았다. 오랜 기간 복역했다면 이야기는 달랐을 것이다. 총재님은 고령의 나이에 누명까지 쓰셨다. (징역) 1년과 10년은 비교 자체가 안 되니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바깥세상으로 나온 정명석 씨는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JMS 관계자는 "먼저 가족들과 몸을 살핀 다음 교단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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