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는 '교회 안정'을 이유로 고 목사의 아들 고요셉 목사(여천은파교회)를 청빙하며 세습을 강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는 '교회 안정'을 이유로 고 목사의 아들 고요셉 목사(여천은파교회)를 청빙하기로 결의하며 세습을 강행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교단 세습금지법을 어기고 부자 세습을 강행한 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남오성·박종운·윤선주·최갑주)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공동대표 정병오·정현구·조성돈·조주희)은 1월 13일 각각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여수은파교회는 불법 세습 결정을 철회하라"고 했다.

개혁연대는 '불법 세습으로 인한 한국교회의 추락 언제까지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부자 세습은 법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결정이다. 자신의 뜻을 하나님 뜻으로 포장하고 탐욕을 '교회 안정'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는 모습은 참담하다"고 했다. "불법 세습은 사회적 고립으로 (교회) 안정을 해치고, 하나님의 정의를 거스르며, 사회적 정당성을 잃는 길"이라고도 했다.

여수은파교회가 소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여수노회(최종호 노회장)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개혁연대는 "(여수노회가) 사전에 불법 세습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모른 척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도 방기했다"고 비판했다. "노회는 불법 사태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시간 끌기로 금번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여수은파교회에 대한 권징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명성교회(김하나 목사)의 불법 세습을 용인한 예장통합 총회를 향해서는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는 예장통합 총회의 불법이 있다. 명성교회 세습에 눈감아 주었던 총회의 악한 결정을 똑똑히 기억한다. 돈과 권력을 지닌 이들의 불법에 한없이 너그러운 총회"라고 했다. 개혁연대는 "예장통합 총회는 누구를 위한 총회인지 묻고 싶다"며 "불법 세습에 대한 강력한 구속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기윤실은 '여수은파교회는 불법 세습을 철회하고, 예장통합 교단은 불법을 바로잡아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평소 교단 법·정체성을 전가의 보도로 삼아 온 고만호 목사의 이중적 행태를 지적했다. "고만호 목사는 평소 교단의 법과 정체성을 근거로 교회 내 여러 문제에 관여하고 징계하는 데 앞장서 왔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는 교회 건축 재정 비리가 일었고, 자신은 그와 관련된 증빙서류들을 소각해 버리기도 했다. (중략) 온갖 불법과 거짓을 자행하면서도 이를 노골적으로 합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장통합 교단이 명성교회 세습을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에 교회 세습을 근절할 영적 권위를 잃어버렸다고도 했다. 기윤실은 "그 결과 여수은파교회와 같이 교단법보다 교회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아무 부끄럼 없이 말하는 교회에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기윤실은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세습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노회·총회는) 대형 교회의 금권에 휘둘리지 말고 성경과 교단법을 따라 단호히 대처하라. 여수은파교회뿐만 아니라 명성교회 세습까지 다시 징계하고 바로잡는 노력을 통해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계기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개혁연대·기윤실 성명서 전문.

여수은파교회 불법 세습 결정을 규탄하며
불법 세습으로 인한 한국교회의 추락 언제까지인가?

2021년 12월 26일, 성탄절 바로 다음 날 여수은파교회(고만호 목사)는 공동의회를 열어 여천은파교회와 합병하고, 고만호 목사 아들 고요셉 목사를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교단 헌법 28조 6항, '세습금지법'이 있음에도 법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이 결정에 참담한 마음뿐이다. 자신의 욕망을 하나님의 뜻이라 포장하고, 탐욕을 교회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는 모습은 참담하며, 소위 '페이퍼 처치'라 불리는 거짓과 기만에 대하여는 분노를 감출 수 없다.

더욱이 지교회의 잘못을 행정적으로 지도하여 권징할 책임이 있는 여수노회(최종호 노회장)의 무책임한 모습을 생각하면 더욱 큰 분노가 치민다. 여수노회는 사전에 불법 세습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모른 척하였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방기했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이 훼손당하는 것을 보고도 침묵으로 일관한 여수노회는 하나님 앞에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류영모 총회장) 총회의 불법이 있다. 법을 잠재하면서까지 명성교회 세습에 눈감아 주었던 총회의 악한 결정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 돈과 권력을 지닌 이들의 불법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예장통합 총회는 겉으로는 세습을 금지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불법 세습을 부추기는 사기극을 진행하고 있다.

정의의 원칙도, 공정의 원리도 작동되지 않는 한국교회를 시민사회가 긍정할 리 만무하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대전환이 필요한 때에 도리어 희망을 짓밟아 버린 금번 불법 세습 사태를 보며 우리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여수은파교회는 불법 세습을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불법 세습은 교회를 안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사회적 고립으로 안정을 해치고, 하나님의 정의를 거스르며, 사회적 정당성을 잃는 길임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여수노회는 시간 끌기로 금번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노회는 불법 사태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못 이기는 척 세습을 용인하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라도 권위를 가지고 지교회에 대한 권징 시행하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예장통합 총회는 과연 누구를 위한 총회인지 묻고 싶다.

교인이 떠나고, 추락하는 교회가 염려된다면 정의롭고 공정한 총회의 모습을 보여 주면 될 것이다. 누가 보아도 떳떳하게 지난 과오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길 바라며, 특히 불법 세습에 대한 강력한 구속 방안을 마련하라.

우리는 한국교회에서 일어나는 부당한 일들과 불법한 세습을 막기 위한 싸움에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다.

2022년 1월 13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남오성 박종운 윤선주 최갑주

여수은파교회 불법 세습 관련 성명서
여수은파교회는 불법 세습을 철회하고, 예장통합 교단은 불법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전남 여수의 대형 교회 중 하나인 여수은파교회(담임목사 고만호)가 교단이 정한 세습금지법을 어기고 부자父子 세습을 강행했다. 여수은파교회는 지난해 12월 26일 공동의회를 열어 고 목사의 아들 고요셉 목사가 시무하는 여천은파교회와 합병하고 아들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는데, 담임목사 청빙이라는 중대한 인사 문제에 관해 가부를 묻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공개투표를 실시했다. 또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6개월 전에 설립된 여천은파교회는 교회당 공간과 간판만 있을 뿐 교인도 예배도 없는 '페이퍼 처치'로 변칙 세습을 위한 도구로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여수은파교회 고만호 목사는 평소 교단의 법과 정체성을 근거로 교단과 교회 내 여러 문제에 간여하고 징계하는 데 앞장서 왔다. 하지만 자신이 속한 교회에서는 교회 건축 재정 비리가 일었고, 자신은 그와 관련된 증빙 서류들을 소각해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부자 세습을 위해 '페이퍼 처치'를 만들고 그 교회와 합병하는 등, 온갖 불법과 거짓을 자행하면서도 이를 노골적으로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수은파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교단은 지난 2013년 제98회기 정기총회에서 '담임목사직 대물림 방지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하지만 2017년 교단에서 제일 규모가 큰 명성교회가 이 법을 어기고 세습을 강행하는 것을 교단이 이 법에 근거하여 징계하지 못하고 유야무야 용인함으로써 불법 세습을 근절할 영적 권위를 잃어버렸다. 그 결과 여수은파교회와 같이 교단법보다 교회 안정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아무런 부끄럼 없이 말하는 교회에 대해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보이고 있다.

20여 년 전부터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발생한 교회의 불법 세습이라는 암세포는 이제는 중소형 교회까지 퍼져 한국교회를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지금이라도 세습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노회와 총회는 대형 교회의 금권에 휘둘리지 말고 성경과 교단법을 따라 단호히 대처함으로 영적 권위와 기강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이번 여수은파교회의 세습뿐 아니라 명성교회의 세습까지 다시 성경과 교단법을 따라 징계하고 바로잡는 노력을 통해 불법 세습이라는 암세포의 확산을 중단시키고 한국교회를 회복시키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22년 1월 13일(목)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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