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정부 방역 정책을 거부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 교인들은 방역복을 입고 철저히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올해도 정부 방역 정책을 거부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 교인들은 방역복을 입으면 문제없다며 퍼포먼스를 했지만, 이 교회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2021년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출구를 보는 듯했지만, 희망과 달리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졌다. 새해 첫날 신규 확진자 1027명을 시작으로, 8월 2000명, 9월 3000명, 11월 4000명을 돌파해, 12월 15일 7849명까지 이르렀다. 여기에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고 병상 부족까지 겪고 있다. 정부는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내년 초 일일 확진자가 1만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희망과 절망이 교차했던 올해에도 교회는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다. 새해 벽두부터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2020년 말부터 이어진 인터콥선교회(최바울 대표) 상주 BTJ열방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가 600명대를 넘어섰고, 상당수는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최바울 대표는 '백신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 또 IM선교회(마이클 조 대표)를 중심으로 전국 TCS국제학교 관련 집단감염이 확산했다. 마이클 조 대표 역시 "방학 때 2000명을 모아 수련회를 했지만 한 명도 걸리지 않았다. 하나님이 우리를 과학적으로 지켜 주신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부 교회는 방역 정책에 반기를 들며 대면 예배를 강행했다. 부산 세계로교회(손현보 목사)는 비대면 예배 조처가 부당하다며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1000여 명이 모인 대면 예배를 열었다. 또 다른 교회는 대정부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행정명령에 불복하며 행정소송을 내는가 하면, 곳곳에서 시위와 집회, 대면 예배를 열며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박영우 목사(광주안디옥교회), 심하보 목사(은평제일교회) 등 대면 예배를 강행한 목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병고를 치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교회는 7~10월까지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다. 한동안 잠잠했지만, 12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내 1호'가 교회와 연관되면서 또 질타를 받았다. 인천 숭의교회 소속 A 목사 부부는 백신 접종 완료자였고 교회 차원의 방역 수칙 위반도 없었지만, 이들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방역 택시를 탔다고 거짓 진술한 게 드러났다. 이후 국내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늘어났다.

많은 교회가 백신 접종 독려와 취약 계층 구호에 나섰지만, 연이은 사건·사고로 한국교회 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올해 4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비개신교인이 평가한 '코로나19 관련 기관별 신뢰도' 중 교회는 3.6%로 꼴찌를 기록했다. 비개신교인은 13.2%만이 '교회가 정부 방역 정책에 잘 협조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목회자 91%는 '정부 방역 정책에 잘 협조했다'고 평가했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건·사고를 '일부의 일탈'이라고 본 것이다.

한편, 올해는 비대면 예배의 장기화로 예배와 교회의 형태가 가장 크게 달라진 한 해였다.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예배는 이제 보편적 예배 참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주요 대형 교회의 유튜브 구독자는 1년간 100~300% 증가했고, 대면 예배가 재개된 이후에도 온라인 예배 참여자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출석 교회를 떠나 온라인에서 다른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도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몇몇 교단은 제도적 변화도 모색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올해 10월 입법의회에서 '공유 예배당' 제도를 신설했다. 코로나19로 모이지 못하는데 임대료를 내야 하는 작은 교회들이 다른 교회 건물에서 예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도 '예배 처소 공유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미 여러 교회가 한 예배당을 공유하는 사례를 여러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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