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 최바울 대표가 과거 여러 교회 설교에서 코로나19 음모론을 설파하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최 대표는 빌 게이츠 등이 DNA 조작 백신을 배포해 전 세계 사람들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갈무리
인터콥 최바울 대표가 과거 여러 교회 설교에서 코로나19 음모론을 설파하고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최 대표는 빌 게이츠 등이 DNA 조작 백신을 배포해 전 세계 사람들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터콥선교회 BTJ열방센터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과거 최바울 대표가 "코로나19는 세계 통일을 위한 프로젝트"라는 음모론을 설파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최 대표는 빌 게이츠를 비롯한 세계 기술 부자들이 코로나19를 핑계로 DNA 조작 백신을 만들어 전 세계 시민을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광명의 한 교회에서 '사람의 미혹'이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그는 설교 내내 빌 게이츠를 집중 거론했다. 빌 게이츠를 비롯한 기술 부자들이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교육과 사회 체계를 변혁하려 한다고 했다. "이들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교육 시스템과 콘텐츠 내용을 기술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이 인간의 미래이고 세계의 낙원을 갖고 오며, 기술이 기독교 신앙을 소멸한다는 것이다. 여호와 신을 퇴출하고 우리가 왕이라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최바울 대표는 언어를 하나로 통합하려다 실패한 '바벨탑' 사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세계 기술 회사들이 세계 통합을 시도한다면서 "극히 종말적이고 적그리스도적인, 하나님에 대한 저항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테크노 자이언트들의 프로젝트 일환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든 게 프로젝트다. 목적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대치시키고 세계 사람을 사이버 세계로 집어넣어서 컨트롤하고 장악하는 프로젝트다.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박쥐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것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프로젝트다.

 

증거를 말씀드리겠다. 코로나19가 올해(2020년) 봄에 시작됐다. 그런데 2015년, 그러니까 5년 전 3월에 빌 게이츠와 그 재단이 TED에서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건 핵폭탄이 아니고 코로나바이러스다. 지금 우리가 인류의 최대 위협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당한다'고 했다. 그다음 2016년 5월 20일 유엔에서도 '코로나19를 막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코로나19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됐나. 접촉자를 트래킹하고 격리한다. 그런데 우리 아이디에 해당하는 주민등록번호는 대한민국에만 있지 않나. 그러니 (전 세계적으로 추적하려면) 글로벌 아이디가 필요하다.

 

유엔이 전 세계 시민의 아이디를 주고 주민 번호 같은 세계 시민 번호를 주고, 위성과 사이버 세계를 통해서 전 세계 시민의 움직임을 일시에 컨트롤하면, 누구 확진자 나오면 누가 접촉이나 금방 추정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2020년부터 시작해서 UN ID2020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해서 모든 세계 시민에 유엔 아이디를 주고 2030년에는 '원 월드 오더'(One World Order)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최바울 대표는 설교 내내 빌 게이츠 같은 테크노 자이언트들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사람들의 DNA를 바꾸고 세계를 통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가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한국 대학 연구소에도 펀드를 주고 영국에도 빨리 백신 개발하라고 한다. 그런데 이 백신은 기존 것과 다르다. 백신으로 DNA 구조를 바꾼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때 실험했던 것이다. 군인들 밥에 약물을 살짝 탔더니 공포심이 없어지고, 전쟁을 휘파람 부르면서 한다. 절대복종하고 공포도 없고 두려움도 없다. 이 백신을 맞으면 세계가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 말했다.

인터콥은 계속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7일 강영석 상주시장이 BTJ열방센터 시설을 폐쇄하려 하자, 인터콥 관계자는 영장이 없으면 못 들여보낸다며 강 시장을 밀어내고 몸싸움을 벌였다. YTN 갈무리
인터콥은 계속 방역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7일 강영석 상주시장이 BTJ열방센터 시설을 폐쇄하려 하자, 인터콥 관계자는 영장이 없으면 못 들여보낸다며 강 시장을 밀어내고 몸싸움을 벌였다. YTN 갈무리

최바울 대표는 8월 서천 한 교회에서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면서 같은 내용을 또 전파했다. 지난해 빌 게이츠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방역을 칭찬하는 등, 세계가 한국의 방역 시스템을 띄우는 것도 이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빌 게이츠의 꼬붕 국가로 전락했다. 한국이 (방역을) 제일 잘한다면서 돈을 투자하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백신과 달리, 빌 게이츠 얘네가 투자해서 만든 건 DNA 백신이다. 그걸 맞으면 DNA 조작이 가능하다. (중략)

 

(사람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만든다. 절대복종하는 노예로 만든다. 또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도 이거 다 없어져 버린다. DNA로 우리를 조종하는 거다. 그러니까 빌 게이츠가 엄청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려고) 고집부린다. 루시퍼 신, 태양신 루시퍼가 이집트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노예로 삼았다. 모세가 해방시켜서 끝났지만, 그들의 목적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것이다."

최바울 대표는 이 세대가 위험하기 때문에 해외 선교에 더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콥은 중국·파키스탄 등 위험 지역에서 선교를 강행하다 인명 사고를 내는 등 국제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었지만, 그는 성경에 쓰여 있는 대로 하는 것이라며 이를 두둔했다.

"한국교회가 힘들다고 하지만 우리가 제일 낫다. 우리가 끝나면 끝나는 거다. 그래서 우리가 이 사악한 체제에 대항해야 한다. 세상이 우리를 죽이려고 하잖나. 주님이 속히 오시도록 남은 민족에 마저 복음을 전해야 한다. (중략) 아프간 피랍 사건이 나고 한국 언론과 정부는 위험한 곳에 왜 가느냐고 한다. 인간적으로 볼 때는 위험할 수 있다. 이상한 논리로 한국교회가 선교를 못 하게 만들어 버리는 동안, 쟤들은 UN ID2020으로 2030년까지 세계에 대한 컨트롤을 강화한다고 하고 있다.

 

지금 영적 전쟁이다. 2030년까지 세계 복음 완성하자. 주님이 허락하시면 할 수 있다. 주님은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는 종말의 조건을 설정하셨으니 우리는 주님의 예언에 집중해야 한다. 2020년대는 신실한 주의종, 신실한 성도, 신실한 교회들만이 이를 감당할 수 있다. 마지막 시간이다."

인터콥은 극단적 종말론과 무리한 선교로 수차례 논란을 빚으며 주요 교단에서 교류 자제 등 이단 관련 제재를 받아 왔다. 인터콥은 신학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최근까지도 음모론을 계속 전파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인터콥은 극단적 종말론과 무리한 선교로 수차례 논란을 빚으며 주요 교단에서 교류 자제 등 이단 관련 제재를 받아 왔다. 인터콥은 신학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고치겠다며 자세를 낮췄지만, 최근까지도 음모론을 계속 전파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인터콥은 왜곡된 세대주의·시한부 종말론과 배타적 선교관 등을 지적받아 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합신·고신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주요 교단은 참여 자제 및 교류 자제 결의를 한 바 있다. 최바울 대표는 이단성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신학적 지도를 받으며 잘못된 점을 수정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극단주의적·음모론적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단 전문 매체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1월 9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최바울 대표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인터콥이 신학적 지도를 받겠다며 자세를 낮췄고 실제 지도도 받았지만, 사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바울 대표도 겉으로 지도를 받겠다면서도 뒤에서는 계속 이런 식의 종말론을 주장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인터콥 관련 확진자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동선을 숨기는 등 방역 당국에 전혀 협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믿음 대표는 "최바울 대표는 666이라든지 짐승의 표 같은 말로 감시 시스템이 갖춰진다는 식의 주장을 아주 오래전부터 했다"고 말했다. 인터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들의 이런 행태가 최 대표의 'DNA 통제' 주장과 연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조 대표는 "인터콥에 속한 모든 사람이 이런 사상을 따르지는 않을 거고, 순수한 선교 열정으로 인터콥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은 이런 극단적 주장을 배척하고 차라리 건전한 신학을 추구하는 선교 단체에서 활동하기를 조언한다"고 말했다.

최바울 대표의 음모론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이해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가 유포되고 있다. 백신을 통해 무선으로 원격 유전자를 조작해 불필요한 사람을 제거한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있다"며 인터콥을 공개 비판했다.

한편 JTBC는 9일 저녁 '이규연의스포트라이트'에서 인터콥 최바울 대표의 극단적 세대주의 종말론 설파와 관련해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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