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 성경과 역사 속에 나타난 기독교적 자아의 원천들> / 제임스 휴스턴·옌스 치머만 지음 / 양혜원·홍종락 옮김 / IVP 펴냄 / 1056쪽 / 5만 원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 성경과 역사 속에 나타난 기독교적 자아의 원천들> / 제임스 휴스턴·옌스 치머만 지음 / 양혜원·홍종락 옮김 / IVP 펴냄 / 1056쪽 / 5만 원 

[뉴스앤조이-박요셉 간사] 기독교 역사를 관통하며 신학적 인간론을 집대성한 책. 아브라함·모세·다윗부터 오리게네스·암브로시우스·안셀무스·아퀴나스·칼뱅에 이어, 찰스 웨슬리, 카를 바르트, C.S. 루이스, 자크 엘륄까지. 성경과 기독교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인물 40여 명이 등장한다. 신학자 42명의 기고로 만든 1000페이지가 넘은 방대한 이 책은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각 시대 맥락 속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표현하고 실천했는지 구체적인 자료(이름 바꿈, 특별한 기도 습관, 성경의 형태, 성경 인물과의 동일시, 편지, 일기, 찬송가와 같은 음악 형식, 예배 형식 등)를 제시하며, 오늘날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리젠트칼리지 초대 학장 제임스 휴스턴 명예교수와 옌스 치머만 석좌교수가 대표 편집인으로 참여했다.

"기독교 정체성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 전체를 그리스도와 단순하게 그리고 전적으로 동일시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아가서 이그나티우스의 편지가 분명히 보여 주듯, 그리스도와의 동일시는 내적 혹은 도덕적 변화를 넘어 한 인간의 정체성 전체로 확장된다. (중략) 기독교 정체성은 일찍부터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또한 보편적이거나 세계적인 문제였음을 보여 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동참한다는 것은, 그리스도가 자신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에게 회복해 놓은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미래의 약속에 동참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서문, 15쪽)

그리스도인의 자아 형성의 원천에서 아브라함의 이야기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예수님에게서 절정에 이르는 긴 구원의 역사 서두에 자리 잡은 이 이야기는 하나님은 누구이시고 인간은 무엇이며, 어떻게 그 두 존재가 신실한 친구가 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이 이야기는 하나님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하나님을 신뢰하라는 초대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관계가 확립되었다. 또한 이 땅의 모든 민족에게 복을 주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폭넓은 자비와 보편적 의도를 보여 준다. (중략)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 궁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 의미의 핵심을 보여 준다. (1장 '아브라함: 하나님의 친구, 믿는 자들의 아버지', 57쪽)

본회퍼는 우리가 한계 상황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유지하려 하든지 삶의 여러 복잡성 안에서 그렇게 하려 하든지, 자신을(이로써 자기를) 하나님께 내어 드림으로써만 진정한 자기성을 발견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받아들여야 할 심오한 진리다. 하지만 자기 양도(self-surrender)는 자신을 기꺼이 복종의 상태에 놓는 것이다. 본회퍼의 사고방식 전체의 방향을 볼 때 그런 결론은 불가하다. 오히려 그는 자신 바깥에 있는 실제 인격적 실재에 자신을 양도한다. 본회퍼는 이미 초기의 신학 저술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인간은 자신에 대한 하나님의 인식(erkennen) 안에서 하나님을 안다. 하지만 하나님께 알려지는 것(erkannt sein)은 새로운 인간이 되는 것을 뜻한다.'" (40장 '디트리히 본회퍼: 기독교 정체성의 문제', 9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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