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 신약학자가 복원해 낸 메시아 예수 죽음의 비밀> / 애덤 윈 지음 / 오현미 옮김 / 북오븐 펴냄 / 344쪽 / 1만 5500원  
<환영과 처형 사이에 선 메시아 - 신약학자가 복원해 낸 메시아 예수 죽음의 비밀> / 애덤 윈 지음 / 오현미 옮김 / 북오븐 펴냄 / 344쪽 / 1만 5500원  

[뉴스앤조이-여운송 기자] 1인 출판사 '북오븐'이 야심차게 내놓은 첫 번째 책. 신약학자 애덤 윈 교수(메리하딘베일러대 기독교학)가 예수 시대의 정치적·사회적 배경을 토대로 각 집단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와 딜레마,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둘러싸고 벌어진 음모와 암투를 '역사소설(Historical Fiction)'로 그려 냈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저자 움베르토 에코는 "역사소설은 실제 사건을 허구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허구다"라는 말을 남겼다. 에코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복음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허구다. 저자는 복음서에 관한 논쟁적인 학문적 논거에 대담한 작가적 상상력을 가미해, 로마와 유대, 빌라도와 대제사장, 바리새인과 열심당원들이 어떻게 '메시아 죽이기(원제, Killing a Messiah)'에 관여했는지 묘사한다. '역사소설'을 통해 역사적 예수 연구에 한 획을 그은 게르트 타이센의 <갈릴래아 사람의 그림자>(비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책이다.

"골고다로 가는 길에는 로마 병사 여섯 명만 동행했다. 로마인의 존재는 가능한 한 적은 게 좋았지만, 십자가형을 집행하려면 로마 병사가 있어야 했다. 예수가 예루살렘의 유력 제사장들에게 처형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게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었다. 백성들에게서 항의가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격렬하게 항의할 위험도 있지만, 그래도 대제사장의 길을 가로막는 것은 꺼릴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빌라도도 가야바도 결국은 대제사장이라는 직분을 존중하는 백성들의 마음, 그리고 의롭고 경건한 사람이라는 가야바 개인의 명성에 의지하는 형국이었다." (7장 '처형', 294쪽)

"신약성경 복음서가 그리고 있는 예수의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죽음의 배경이 되는 사회·정치 현실을 알아야 하는데, 그 현실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도우려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복음서는 예수의 죽음과 관련한 모든 상세한 내용을 하나도 남김없이 기록한 역사적 기술이 아니며 그런 의도로 기록되지도 않았다. (중략) 그래서, 신약성경 복음서가 예수의 죽음에 대해 알려 주는 최고의 역사 자료이기는 하지만, 복음서가 그리는 역사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추가 작업이 필수적이다. 내가 창작해 낸 내러티브는 바로 그렇게 분석하고 재구성한 내용을 반영한다." (저자의 말, 325~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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