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개혁은 하나님도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교회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이 흐름을 바꿀 만한 뾰족한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 개혁'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접근하기보다 교회가 바꿔 나가야 할 것 하나하나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교계에는 젊은이들의 목소리, 특히 여성들의 목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외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아서겠지요. <뉴스앤조이>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여성 신학생·사역자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 기자 주

 

"너는 왜 신학교에 왔니?"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똑같은 질문이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환경이라면 위와 같은 질문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지 않는 교단 신학교라면, 그래서 여성이 항상 10% 내외에 불과한 환경이라면 어떨까. 이 질문에는 아마 이런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너는 (졸업해 봤자 목사도 못 되는데) 왜 신학교에 왔니?" 이를 증명하듯 대놓고 이렇게 묻는 사람도 있다. "사모 하려고 왔니?"

요즘 같은 시대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은 확실히 별세계다. 시스템으로 여성을 차별하는데도 국내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9월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여성 안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총회 신학부가 1년간 전문위원을 섭외해 연구했다. 결과는 '현행대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요새 예장합동 직영 신학교 총신대는 교육부가 '여성 이사'를 선임해 난리가 났다. 교단 목사·장로가 아닌 사람이 이사를 하면 '신학적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면서.

예장합동 행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 사진은 2017년 예장합동 102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최승현 
예장합동 행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 사진은 2017년 예장합동 102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런 분위기에서 예장합동 산하 신학교를 다니는 여학생에게 남학생이나 교수가 '너는 왜 신학교에 왔느냐'고 묻는 건 차별적일 수 있다. 단적인 예로 남성들은 이런 질문을 잘 받지 않는다. 신학교 구성원 모두 남성은 당연히 교단 목사가 되기 위해 왔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김태인 씨(30)는 자신은 물론 다른 여학생들이 이런 질문을 받는 장면을 숱하게 봤다고 했다.

"강의 중 교수가 갑자기 아무 맥락 없이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을 콕 짚어서 물어요. '너는 왜 여기 왔냐'고. 그 질문을 받는 게 싫어서 일부러 뒷자리 앉고 그랬어요. 그래도 어쨌든 신학과 남녀 비율이 9:1 이랬으니까 여성이 튈 수밖에 없었죠. 100명 가까이 듣는 공적인 강의 시간에 교수가 여학생을 지목해서 질문한다는 건,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고 공표하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런 질문이 반복되면서 학생들에게는 어떤 '세계관'이 주입되죠.

 

이 질문은 아마 이 교단 모든 여성 사역자가 거치는 필수 코스일 거예요. 우리가 여기 온 이유가 뭐겠어요? 복음 전하는 일이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그에 따른 한 방법으로 신학교에 온 거죠. 다른 남성 사역자들과 같아요. 근데 이 질문을 반복해서 들으면 '애초에 여자는 인정 안 하는데 왜 왔냐' 이렇게 들려요. 그러면 증명해야 할 것 같은 거예요, 제 사명을. 당시에는 페미니즘 언어를 몰랐으니까 제 안의 불편한 감정도 이해가 잘 안 됐어요. 이제 알게 됐죠.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힘을 증명해 보라는 요구에 "난 너에게 증명할 게 없어"라고 말하는 캡틴마블. 영화 캡틴마블 갈무리
힘을 증명해 보라는 요구에 "난 너에게 증명할 게 없어"라고 말하는 캡틴마블. 영화 캡틴마블 갈무리
얘기해 봤자 나만 '별난 사람'

신학교와 교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당한 차별이 있는지 묻자 사례가 줄줄줄 나왔다. 태인 씨는 신학교 4학년 때부터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해 2019년까지 6년간 파트타임 전도사로 일했다. 9년 동안 학교와 교회에서 겪은 성차별은 말로 다 못한다. 봇물이 터진 것처럼 쏟아내고 나서도 "더 있을 것 같은데 여기까지 할게요"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내용을 정리해 봤다.

1. 남학생들의 '사모감' 찾기

남학생들은 '사모감'이라는 기준으로 여학생들을 평가했어요. "유아교육과나 교회음악과 여자들이 내조를 잘할 것 같아. 신학과 여자들은 기가 세서 내가 설교하면 딴지 걸 것 같단 말이지" 이런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면서요. 신학과 여학생은 사모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렇다고 자신들과 동등한 신학생이라 여기지도 않았어요.

2. 남자 후배들의 태도

남자 후배들이 남자 선배들한테는 깍듯이 대하는데 여자 선배들 대하는 태도는 되게 달라요. 왜 그런가 생각해 봤어요. 졸업하고 사역 나가면 남자 선배들은 부목사, 혹은 담임목사로도 만날 수 있잖아요. 반면, 여자 선배들은 기껏해야 '전도사'인 거죠. 자기들은 언젠가 목사가 될 텐데. 얘네들이 학번 차이로 선배들을 대하는 게 아니라 남녀 차이로 대하더라고요.

3. 교수들의 '친절하고 요상한' 답

신학과 교수들이 가끔씩 여학생들을 모아 밥을 사 주곤 했어요. 그때마다 여학생들의 진로를 걱정하며, 현실이 어려우니 신대원에 진학하지 말고 사모가 되는 건 어떤지 같은 각종 '해결 방안'을 제시했어요. 굳이 목회하고 싶으면 국내 말고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선교를 나가라고도 했죠. 교단 방침이라는 이유로 그냥 '이게 한계야'라는 식으로 말해요. 친절하지만 요상한 답을 제시하는데… 그게 답은 아니잖아요?

4. 남학생들에게만 관대한 문화

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일베'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봤어요. 저는 너무 놀랐는데 걔들한테는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었죠. 기숙사 컴퓨터로 대놓고 일베 사이트를 보며 댓글을 달았으니까요. 일베는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지역을 비하하거나 여성을 혐오하는 내용이 많잖아요. 하지만 남학생들은 아무리 헛소리를 하더라도 조교나 학생회 일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반면, 여학생들은 매사에 조심하고 스스로 검열해야 했죠.

5. '군필자' 찾는 교회들

신학교 4학년 때 사역 나가려고 보니까, 교회들이 중등부 이상은 '군필자', '군 복무를 마친 신대원 졸업자 혹은 졸업 예정자'라고 기재해 놓더라고요. 저는 신학을 전공했는데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차단당하는 느낌이었죠. 시작부터 출발선이 다른 거예요.

청빙 공고에 아무렇지도 않게 '군필자'를 적어 놓는 교회가 많다고 한다. 
청빙 공고에 아무렇지도 않게 '군필자'를 적어 놓는 교회가 많다고 한다. 비디터 유튜브 갈무리

6. '온라인 스토킹'당해도…

사역하던 교회에서 한 남성 교인이 저를 온라인 스토킹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그때 20대 중반이었는데, 결혼한 40대 남성이 계속 저에게 메시지 보내고 만나자고 하고 제 소셜미디어 뒤지고 그랬어요. 불편하고 무서웠죠. 어느 날은 교회에서 대놓고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거예요. 안 되겠다 싶어서 담임목사에게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오히려 그 교인을 두둔하더라고요. 그럴 사람 아니고 저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담임목사가 사역자 회의에서는 "태인 전도사는 어리고 예뻐서 사역하기가 힘들다"고 말하더라고요. 이건 칭찬이 아니라 차별이고 희롱이죠. 또 다른 가해라고 생각했어요.

7. 담임목사 성희롱

한 여성 주일학교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분은 당시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입술이 다 부르튼 상태였는데요. 담임목사가 그분에게 "남자친구랑 작작 해라. 태인 전도사처럼 티 안 나게 해라" 말하고 가더라고요. 순간 너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고…. 길 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탱이 얻어맞은 느낌이었어요.

8. '좋은 참모'가 되는 건 어때

남성 목사들이 교인들 다 있는 데서 여성 사역자에게 "목회자 남편 만나서 좋은 참모가 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말하곤 했어요. 남성 사역자에게는 담임목사가 되는 방법을 가르치는데, 여성 사역자의 종착지는 결혼·육아인 것처럼 가르쳐요. 이렇게 되면 교인들도 여성 사역자는 그래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죠.

9. 사소한 것 하나도

처음 사역지로 나갔을 때는 부목사들이 옷차림부터 하나하나 검열했어요. "치마 입고 높은 구두 신어라", "어려 보이니 앞머리 자르지 마라" 등등. 1부 예배가 끝나면 교역자들끼리 아침 식사를 했는데요. 권사님들이 밥을 해 주셨어요. 남자 사역자들에게는 생선을 한 마리씩 주더니, 저와 다른 여성 사역자는 한 마리도 안 남아서 그냥 김치에다가 먹었어요. 이게 진짜 아무것도 아닌 일이잖아요. 너무 유치했어요.

10. '성숙한 아내와 엄마'가 되어라

결혼을 결정하고 담임목사에게 알리려고 찾아갔어요. 그랬더니 담임목사 아내가 저에게 '사모 교육'을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 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했는데 말이죠. 오히려 사모 교육 해 주는 걸 고마워하라는 태도였어요. 여성은 성숙한 아내와 엄마가 돼야 한다고. 너무 화가 나서 "사모라는 말이 성경에 있기는 하느냐"고 좀 따졌어요. 담임목사가 창세기 3장 16절을 들이밀더라고요. "네가 남편을 지배하려고 해도 남편이 너를 다스릴 것이다." 그러면서 페미니즘은 여성이 남성을 이기려고 하는 '세대의 죄성'이래요. 그래서 제가 이 부분은 죄의 결과 아니냐고, 죄의 결과를 답안처럼 이야기하면 안 되지 않냐고 했어요. 그랬더니 제가 성경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일축하더라고요.

딱히 페미니즘을 배운 것도 아니었지만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쌓여 갔다. 점점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다. 싫은 티를 내고 가끔은 항의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곱지 않은 시선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너만 왜 그래?" 그렇게 태인 씨는 '별종'이 되어 갔다. 이런 고민들을 나누고 공감해 주는 곳도 없으니 '정말 내가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런 문화가 너무 당연하고 주류였어요. 그래서 불편함을 느끼는 내가 오히려 적응 못하고, 신앙이 좋지 않고, 별난 사람인가 생각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었는데요. 결국 제가 상처 많은 사람이 돼 있더라고요. 흔히 교회에서 얘기하는 '상처 많은 친구'. '태인이가 상처가 많았구나' 결론이 이렇게 나더라고요.(웃음) 저를 위로하려고 하는 말인 건 알겠는데,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죠."

결혼이 가장 큰 사명인 것처럼 교육하더니
교회는 결혼을 신성시하고 권장하지만, 정작 결혼한 여성 사역자를 청빙하기는 꺼린다. 
교회는 결혼을 신성시하고 권장하지만, 정작 결혼한 여성 사역자를 청빙하기는 꺼린다. 

태인 씨는 6년간 유아부·유치부·유년부·초등부를 맡았다. 역시 젊은 여성 전도사에게 청소년부 이상을 맡기는 교회는 없었다. 그래도 사역에 최선을 다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같은 본문으로 설교해야 할 일이 많았고, 아이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여러 퍼포먼스도 필요했다. 태인 씨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 그 결과들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팔로워가 많아지고 조언을 구하는 메시지도 많이 왔다.

"제가 특출나게 잘했다기보다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성 사역자들은 계속 아이들을 목회하다 보니 정말 잘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에 비해 남성 사역자들은 교육부서, 특히 미취학·어린이 부서는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요. 저는 맡은 일이니까 열심히 했지만, 여성에게 계속 이런 탁아의 역할만 주어지는 게 맞는지, 이런 구조를 더 강고하게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많았어요."

여성 사역자들에게 결혼은 사역의 지속성을 계획할 수 없게 만드는 난관이다. 태인 씨는 2019년 목회자와 결혼한 후 사역하던 교회에서 쫓겨나듯 나왔다. 이듬해 아이를 낳았다. 당분간은 육아에 전념하며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목회를 계속할 생각일까. 어렵게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더라도 그가 속한 교단은 여성에게 목사 안수도 주지 않는데. 게다가 지난 9년간 지독하게도 성차별적인 현실을 경험했는데. 목회를 계속하기에는 그가 처한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목회를 계속해야 할까'라는 고민은 사실 결혼 전부터, 신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숱하게 했어요. 남성 신학생은 '목회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는 반면, 여성 신학생은 '목회 여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죠. 이런 질문을 반복해서 듣다 보니 싹부터 잘리는 느낌이에요. '내가 정말 준비는 돼 있나', '자격은 있는 걸까' 등등 단순한 고민만 반복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검열하게 돼요. 그래서 지금도 신대원에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어요. 남성들은 일단 신대원 가고 생각하는데, 여성들은 검열하느라 목회를 꿈꾸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거죠."

태인 씨가 페미니즘이나 여성신학에 진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계기는 결혼이었다. 다른 남성 사역자와 똑같이 신학 공부하고 일해 왔는데, 결혼한다는 것만으로 '종속된 존재'가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역하던 교회에 결혼 소식을 알리자 '곧 나갈 사람' 취급을 받았다. 이후로는 열심히 해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결혼과 육아가 가장 큰 사명인 것처럼 교육하더니, 정작 결혼하니까 씹다 버린 껌 취급하더라고요." 이후 페미니즘을 공부하며 언어를 찾을 수 있었다. 그 상황과 그 말들이 불편한 건 당연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그들이 이상한 거였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하는 말이 옳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모세에게 상속권을 요구하고 이를 얻어 낸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모세에게 상속권을 요구하고 이를 얻어 낸다. 

민수기에 나오는 슬로브핫의 딸들 이야기는 태인 씨에게 큰 도전이 됐다. 슬로브핫의 딸들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당당하게 지도자 모세에게 이야기했고, 하나님은 그들이 맞다고 인정하셨다. "슬로브핫의 딸들이 하는 말이 옳다." 성경적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전까지 이 본문에 대한 설교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분명히 성경에 적혀 있는 것처럼, 여성들도 불의한 것에 대해 질문하고 요구할 수 있어요. 하나님은 그걸 옳다고 여겨 주셨고요. 남성 목회자들은 이런 설교를 잘 전하지 않으니 우리가 공부해야죠."

앞날은 불투명하지만 태인 씨는 목회를 하고 싶다. 이렇게 분노하게 되고 신경 쓰게 되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 메시지를 받는다. 주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목사 아내들이다. 자신과 같은 불편함을 겪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이야기하고, 싸우고, 견디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 리더십>(새물결플러스)을 쓰고 강의하는 총신대 출신 강호숙 박사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강 박사 같은 여성이 부당함과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버텼기 때문에 자신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그렇게 버티고 싶어요. 나 같은 사람들이 이 길을 갈 수 있게. 저도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그냥 참거나, 내가 민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간 일이 많았어요. 교회가 여성에게 계속 그렇게 이야기하고 가르친 탓이죠. 저도 그 시스템의 피해자라고 생각해요. 저와 같은 여성들이 많을 거예요. 제가 사역하는 게 그들에게 또 하나의 가능성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 든든한 게 있잖아요.

 

신학교나 교회가 많이 바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래도 이런 비주류의 이야기들이 계속 나와야 해요. 당사자성을 생각할 때 누구도 완전한 정의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봐요. 부분적인 정의들을 계속 이야기하면서 완전한 정의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순간순간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면서요. 실제로 <뉴스앤조이>든, 소셜미디어든, 클럽하우스든, 여러 경로로 비주류의 목소리들이 계속 삐져나오고 있어요. 불의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검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제 검열은 남성들이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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