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이 밝았습니다. 연간 계획 잘 짜셨나요? 저는 아직 작성 중이에요. 올해는 제발 계획을 잘 세워 보람찬 한 해를 보내고 싶네요. 최근 너튜브에서 봤는데, 연간 계획을 만들 때 세 가지를 꼭 기억하래요. △구체적이고 △행동 가능하며 △측정 가능한 플랜을 세우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좋은 아빠 되기'라는 목표보다 '매주 3회 이상 아이랑 그림책 읽기', '분기마다 가족들과 여행 가기' 같은 계획이 더 낫다는 거죠.

사실 저는 지난해 연초 계획과 실제 삶이 많이 달랐어요. 이맘때 회사를 관두고 다른 일을 하려고 했거든요. 사직 의사도 밝혔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여러 제안을 주시더라고요. 그중 하나가 편집국에서 사역기획국으로의 부서 이동이었어요. 지금은 업무에 잘 적응하고 있으니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후회 없는 선택은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취재기자로 남았다면 어땠을까', '아니, 아예 기독교 영역이 아닌 일반 회사에 계속 있을 걸 그랬나.' (사실 저는 이곳이 세 번째 일터이거든요) 제 선택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마음이 복잡해지는 순간, 저만 있는 거 아니죠?

그럴 때가 찾아오면 이렇게 마음을 다독여요. 다른 삶을 선택하더라도 똑같은 마음이 들었을 거라고요. 지난해 읽은 <태도에 관하여>(한겨레출판)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요.

"돌이켜 보면 왜 과거의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에 자신감을 가지지 못했을까 안타깝다.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며 또 하나의 인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옵션이라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상상하던 나는 뭐랄까,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인 후 알아서 지고 있었다.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는데 말이다.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후회 없는 선택이 없다고 하지만, 올해는 님이나 저 우리 모두 자신의 선택에 떳떳하고 당당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이번 한 주도 고생하셨어요. 따뜻하고 평안한 주말 되세요. :)

by 박요셉

처치독 리포트
이번 주도 코로나19로 연일 시끄러웠습니다. 특히 BTJ열방센터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속출하면서 인터콥선교회가 일주일 내내 뉴스에서 거론됐었죠. 이번 '처치독 리포트'에서는 인터콥이 어떤 단체인지, 과거 어떤 논란을 빚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인터콥, 제2의 신천지? 

"상주 열방센터발 700명 집단감염…제2의 신천지 되나"

요즘 이런 제목을 단 기사를 많이 보셨죠. 인터콥선교회가 운영하는 상주 BTJ열방센터를 진원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주요 일간지는 인터콥이 신천지처럼 이단 논란이 있고, 상당수가 검사를 회피한다는 이유를 들어 '제2의 신천지'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인터콥은 선교 전문 단체입니다. '평신도 전문인 선교'를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신학교에서 전문 과정을 밟고, 교단의 인준과 파송을 받아 해외에 나가는 '교단 선교사'와 달리, 인터콥은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선교를 지향합니다. 평소 신앙생활은 출석하던 교회에서 하고, 수련회나 단기 선교를 나갈 때 인터콥 교육을 받는 경우도 있죠.

그러다 보니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인터콥 집단감염은 상주 BTJ열방센터 → 지역 교회 → 지역 교회 교인 및 가족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요.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에서는 울산지부를 중심으로 연관된 교회가 10곳을 넘기도 합니다.

인터콥의 사건·사고

· 인터콥선교회 : "초교파적 복음주의 선교 단체로서 최전방 프런티어 미전도 종족 전문인 선교를 추구하며 선교 현장에서 전도와 제자 양육을 통한 교회 개척을 하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 단체."

인터콥은 2020년 기준 40여 개 종족에 1400명의 전문 선교사를 파송했다고 주장해요. 이들이 들어간 지역은 대부분 중앙아시아와 서남아시아, 중동 지역인데요. 

2004년에는 30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선교 행사 '예루살렘·베들레헴 평화 축제' 를 개최하면서 논란을 빚었어요. 당시 이라크 파병과 고 김선일 씨 사건으로 중동에 있는 한국인들의 신변이 위협받던 때였거든요. 정부까지 나서서 말렸지만 인터콥은 행사를 강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를 2006년에도 또 하겠다고 발표해요!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 아프간은 두말할 나위 없이 정말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인터콥은 이번에도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행사를 강행하려 했어요. 현지 선교사들까지 "오지 말라"고 성명서를 낼 정도였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이 행사는 취소됐습니다.

이외에도 인터콥이 사회적으로 남긴 논란이 정말 많아요. 

△ 2007년 샘물교회 피랍 사건의 인솔자가 인터콥이라는 의혹
△ 2014년 한국인 청년들이 인도 불교 성지에서 '땅 밟기'를 한 사건
△ 2017년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선교사들이 살해된 사건

인도 불교 성지 사건 때는 인터콥 내부에서 "소속을 밝히지 말라"는 입막음 정황이 드러났었죠. 역으로 따져 보면 불교 신자들이 요단강 세례터에서 반야심경을 외웠다고 보면 될까요?

왜 위험한 지역만 골라 갈까

인터콥의 이런 공격적이고 비상식적인 선교 행태는 최바울 대표가 주장하는 세대주의 종말론과 관련이 깊어요. 최바울 대표는 "모든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이 전해지면 주님이 다시 오실 것"이라면서 한국에서 서쪽으로 계속 전도하며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해요. 한국과 예루살렘 중간에 있는 아프가니스탄·소아시아·인도 지역이 그 대상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인터콥의 구호는 "Back To Jerusalem(BTJ)"입니다.

또 최바울 대표는 근본적으로 이 세계에서 사는 것을 "사단과의 영적 전쟁"이라고 봐요. 그러니 현지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정복주의적 선교를 나간다는 비판을 받아도 아랑곳하지 않죠. 아프간 피랍 사건이 났을 때도 그는 선교하러 간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니라 교회와 사회의 시선이 비뚤어졌다고 주장했어요.

"아프간 피랍 사건이 나고 한국 언론과 정부는 위험한 곳에 왜 가느냐고 한다. 인간적으로 볼 때는 위험할 수 있다. 이상한 논리로 한국교회가 선교를 못 하게 만들어 버리는 동안, 쟤들은 UN ID2020으로 2030년까지 세계에 대한 컨트롤을 강화한다고 하고 있다. 지금 영적 전쟁이다. 2030년까지 세계 복음 완성하자. 주님이 허락하시면 할 수 있다. 주님은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는 종말의 조건을 설정하셨으니 우리는 주님의 예언에 집중해야 한다" (2020년 8월 설교 중)

세계를 영적 전쟁터로 보는 그가 최근 주목하는 것은 코로나19 백신입니다. 빌 게이츠 같은 기술 갑부들이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특히 DNA 백신을 맞으면 주민등록번호 같은 '고유 번호'가 생성돼, 전 세계 시민을 하나로 통제할 수 있다는 황당무계한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보면 리치몬드 발렌타인이라는 사업가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유심 칩을 무료로 제공하고, 그 유심칩을 이용해 세계 사람들을 한순간에 조종하는 장면이 나오죠. 최바울 대표는 그런 세상이 온다고 믿는 것일까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교 현지에서 수많은 사건 사고를 일으키다 보니, 교단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죠. 선교라면 누구보다 목숨을 거는 보수 교단들이 먼저 인터콥 이단 논의를 시작했어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통합, 고신, 합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인터콥의 종말론과 극단적 선교 방식을 문제 삼아 '참여 자제'를 결의했어요.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아직도 많은 교회와 목회자·교인들이 '선교'라는 접점으로 인터콥과 교류하고 있고, 이들의 극단주의적 선교관을 학습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단 전문가들은, 이제는 이런 비상식적이고 비성경적인 종말론을 설파하는 선교 단체와는 선을 긋자고 했어요. 또한 건전하고 바른 신앙과 선교를 확립하기 위해 공부하며 고민하는 풍토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제2의 신천지'라고 손가락질하지만 말고, 근본적인 교회 문화를 바꾸는 게 더 중요한 일이겠죠. 우리 모두 힘을 보태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by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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