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조직을 재정비해 9월 15일 공식 업무를 재개한다고 알렸다. 2018년 7월 출범한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센터장과 활동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업무 마비 상태였다.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3인, 삼일교회에서 3인이 파견돼 기독교반성폭력센터재정비위원회를 꾸려 조직을 수습했다.

재정비위원회는 9월 15일 입장문을 발표해 수습 과정을 설명했다. 이사회와 센터장을 중심으로 운영했던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협력 관계인 교회개혁실천연대와 마찬가지로 공동대표단, 집행위원회, 실무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가 상임대표를, 정성규 목사(예인교회)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실무진으로 사무국장은 노경신 목사가 맡았다. 노 목사는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기독여민회 등에서 활동하며 기독교 내 여성주의 운동에 오래 몸담아 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기독교반성폭력센터 업무 재개 입장문

올해 6월 중순경 임시로 업무를 중단했던 기독교반성폭력센터(기반센)가 9월 15일부로 업무를 재개하게 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먼저 지난 2018년 7월 기반센 출범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 주신 분들 그리고 임시 업무 중단으로 불편을 겪으셨을 모든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기반센은 전병욱 목사의 성폭력 사건을 경험한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의 결단과 헌신적인 재정 지원 그리고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와의 3년 인큐베이팅 협약 체결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센터장과 2명의 간사는 출범 후 1년여간 성폭력 피해자 상담, 교계 내 성폭력 사건들의 공론화, 교회 성폭력 예방·대처 가이드북 <뉴스앤조이>와의 공동 발간, 교회 내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과 실행 등에 힘썼습니다. 기대를 뛰어넘는 많은 성과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2019년 10월 사무국 운영에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한 이사회는 해결에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두 간사들이 사임 의사를 이사회에 알림으로써 센터장과의 갈등이 공적으로 불거졌습니다. 이사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중에 올해 초 간사들의 사임이 확정됨으로써 사무국의 실질적인 활동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사회는 개혁연대 3인, 삼일교회 3인으로 '협의체'를 요청하여 구성되었습니다. 협의체는 그동안의 문제를 심도 있게 돌아보며 성찰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다루는 단체로서 공동의 엄중한 책임을 절감했습니다. 이에 모든 이사와 센터장이 총사퇴하기로 결의하고 일정 기간 자숙과 재정비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임시 업무 중단을 공지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열심히 일하다 발생한 직원들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삼일교회는 깊은 실망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개혁연대와의 협약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의를 해 주었습니다. 이에 협의체는 '기반센재정비위원회'로 활동하면서, 신임 사무국장·팀장·실장 채용, 공동대표 선출, 인사 규정 제정, 정관 개정, 집행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기반센은 개혁연대와의 더욱 긴밀한 협력과 연대를 통해 건강하고 성숙한 독립 단체로 우뚝 설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기반센을 기꺼이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후원,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0. 9. 15.
기독교반성폭력센터재정비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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