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은석 사역기획국장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안녕과 평화를 빕니다.

많은 분께서 사역기획국이 <뉴스앤조이>에서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취재와 보도를 뺀 거의 모든 업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중 하나가 '조이스토어'라는 자그마한 쇼핑몰 운영이랍니다. 의미 있는 생산품을 소비자들과 잇는 일을 2017년부터 소박하게 해 오고 있습니다.

조이스토어에서 가장 핫한 상품은 보령커피 원두입니다. 충남 보령에서 마을 목회를 일궈 가는 목회자들이 운영하는 로스터리의 생산품인데,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보령커피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언제부턴가 보령커피를 정기적으로 대량 구매하시는 분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송지 주소를 보니 인천에서 가버나움이란 카페를 운영하시는 분이더라고요. 지난여름 카페 가버나움에 방문했습니다.

평범한 카페가 아니었습니다. 인천 지역 난민 여성들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1년 전 첫발을 내디딘 사회적 기업이자 더치커피 전문 카페였습니다. 평소 <뉴스앤조이> 애독자인 사장님이 원가 절감의 유혹을 뿌리치고 가치의 확장을 위해 일부러 보령커피 원두를 쓰신다고 하셨어요. 마을 목회의 가치가 담긴 원두가 난민 자립이라는 가치를 담은 더치커피로 정성스레 추출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더치커피를 안 마십니다. 인상마저 선한 사장님이 막 내린 더치커피를 건넸을 때 살짝 걱정했습니다. 더치커피를 마실 때면 왠지 모를 쩐 내를 느끼거든요. 그런데 쩐 내가 안 났습니다. 맛있었습니다. 이런 맛이면 누구에게라도 권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구매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니, 제 입에만 맞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가버나움 온라인 상점에 후기를 남긴 82명 중에 79명이 최고 평점을 줬습니다. 조심스레 독자 여러분께도 권합니다. 맛있는 가치를 같이 마시자고요!

※가버나움 더치커피 구경하기

by 김은석

처치독 리포트

· 교계 이슈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는 처치독 리포트를 격주로 선보입니다.  1·2호 발행 이후 차별금지법을 다뤄 달라는 피드백이 가장 많아, 이번 호에서는 '보수 교계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를 조명합니다.

· 한 독자님께서 "합동·통합·고신·합신 등이 뭐가 달라요?"라고 질문해 주셨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건 왜 그래? - 평소 궁금했지만 물어볼 데가 없었어요.' 혹시 교회 다니면서 평소 누구한테 물어보기 애매했던 것들이 있다면, 처치독에게 물어봐 주세요.

차별금지법,
보수 개신교는 왜 그렇게 반대해?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습니다. 2007년 첫 법안 발의부터 지금까지 무려 13년… 그동안 대통령이 4번 바뀌었어요. 보수 교계는 그때나 지금이나 오로지 "반대"만을 외치고 있는데요. 이들이 이렇게까지 열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에는 차별금지법에 있는 차별 금지 사유 중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문제 삼았어요. 보수 개신교는 법이 만들어지면 이 사유를 근거로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못하게 된다고 주장해요. 이 주장은 해를 거듭해 발전하는데요.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하면 잡혀간다", "표현의자유·종교의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 심지어 "독재 시대가 온다"고까지 확대됩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에요. 차별금지법이 제정돼도 동성애를 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독교적 신념으로 이런 말을 했다고 해서 처벌받을 일도 없고요. 그런데 틀린 해석 위에 자꾸 확대 해석이 쌓이는, 말이 말을 만드는 현상이 13년 전부터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 논란의 쟁점을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 기사를 추천드려요.

· '가짜 뉴스'로 범벅된 보수 개신교의 차별금지법 반대 역사
· 차별금지법으로 가정 파괴? 맘카페에 퍼지는 가짜 뉴스
· 그럼에도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하는 이유

길에서 전도하다 체포?
타인의 기본권 침해가 문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길에서 전도하다가 잡혀가요!"
"직장 동료에게 복음을 전하다 벌금을 맞았어요."

해외에서 이런 사례가 발생했다는 이야기 혹시 교회에서 한 번쯤 들어 본 적 있으신가요? 모두 한국의 차별금지법과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거리에서 전도하거나 동성애를 죄라고 설교한다고 해서, 체포되거나 벌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그런데요. 전도를 한다고 해도, 누군가를 폭행하거나 모욕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 어떤 이유에서든 주변과 몸싸움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 해외 사례가 마치 차별금지법 때문에 사람들이 기본권을 침해당하는 것처럼 꾸며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관련 기사: 노방전도하면 체포? 극단주의자의 반복 행동이 문제)

이런 오해를 불식하고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8월 '평등법 Q&A'를 발표했어요. 여기에는 지금까지 보수 개신교가 반대 이유로 거론한 거의 모든 주장에 대한 답이 실려 있습니다. 일독을 추천합니다. (※인권위 평등법 Q&A 보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뉴스앤조이> 독자분들 중에도 저희가 차별금지법을 찬성한다며 비판 내지 걱정하는 분이 있는 줄 압니다. 저는 개신교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그 주장은 사실에 근거해야겠죠. 지금껏 그래 왔듯이 확대 해석으로 선동하고 공포를 조장하다가, 거짓이 들통나면 다른 사례를 들이미는 것 말고요. 

지금까지 보수 교계의 반대 주장은 '아니면 말고' 식이었어요. 자꾸 이런 거짓을 반복하는 건, 반대의 근거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방증하기도 합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인 거죠. 그냥 성소수자를 사람으로, 우리 이웃으로 인정하는 게 싫은 것이겠고요. 하지만 성소수자는 내 가족으로 나타날 수 있고, 이웃으로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함께 예배드린 우리 교회 그 집사님, 그 형제자매가 성소수자일 수도 있어요.

※ 성소수자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읽어 주세요.
· 지금 당신 옆에 성소수자가 있다
· 내 딸은 동성애자, 그래도 괜찮아
· 성소수자 부모로 살아간다는 것

신앙 양심에 따라 동성애를 죄라고 생각하는 건 자유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그런 자유를 빼앗는 법이 아니에요. 우리 사회에 함께 사는 존재를 차별하지 말자는 법입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당장 눈앞에 있는 모든 차별이 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아직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고 반대만 하기 전에(벌써 13년째…) 어떻게 하면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 차별을 근절할지,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는 게 생산적이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개신교는 역사 속에서 '차별을 조장한 종교'라고 기억될지 모릅니다.

by 이은혜

이건 왜 그래?
평소 궁금했는데 물어볼 데가 없어요

"합동, 통합, 고신, 합신… 뭐가 달라요?

솔직히 수십 년 교회를 다니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도, 예장이랑 기장이랑 갈라진 것만 언뜻 알게 되었고요. 뭐, 신사참배 문제니 뭐니…. 그래서 기왕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통합·고신·합신 등으로 갈라진 이유를 정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 (******7458님)

 우리나라 장로교는 몇 개?

수습기자 시절, 한 선배에게 이런 말을 들었어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이름으로 된 교단이 아마 몇 백 개는 될 거라고요. WOW! 약간 우스개소리였지만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예장합동·통합·고신·합신 그리고 기장(한국기독교장로회) 정도는 익숙하실 거예요. 그렇다면 혹시 이외에도 예장국제합동·개혁정통·합동총신·합동장신·합동보수보수(오타 아님) 등등의 교단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관련 기사: 전국 교단 총 374개, '대한예수교장로회'만 286개한국교회 대표하는 한기총? 가입 교단 면면 살펴보니)

이렇게 장로교라는 큰 줄기 아래 무수한 교단이 가지처럼 나눠져 있어요. 지금은 이들을 모두 다루기 어려우니, 합동·통합·고신·합신·기장이 갈라진 이유만 소개할게요. 쓰다가 너무 길어질 거 같아서 4주에 걸처 다룰 예정이니, 끝까지 잘 읽어 주세요.

조선예수교장로회 탄생과
고신의 독립

국내 장로교는 조선예수교장로회(예장)를 하나의 뿌리로 두고 있어요. 예장은 1907년 1개 노회로 시작했다가, 1912년 9월 평양 여자성경학교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정식 교단으로 승격하는데요. (초대총회장이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언더우드 선교사!) 이때 장로교인이 약 12만 명이라고 하네요. (※조선예수교장로회는 1949년 지금의 '대한예수교장로회'로 이름을 바꿔요.)

예장에서 가장 먼저 나온 그룹은 고신파 목사들이에요. 고신은 신사참배에 저항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요. 예장은 1938년 일제 강압에 못 이겨 신사참배를 결의해요. 이때 한상동·주기철 목사 등이 여기에 저항하다 옥고를 겪어요. 주기철 목사를 비롯해 많은 분은 감옥에서 순교하지만, 몇몇 분은 해방 이후 풀려나요.

한상동 목사가 대표적이죠. 이런 분들을 '출옥성도'라고 불러요. 이들은 한 목사를 중심으로 경남 지방에서 고려신학교를 세워요(※고신대 전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정통 보수 신학을 표방하고, 교단을 향해 신사참배 결의 회개를 촉구하며, 교회 재건 운동을 펼치죠. 하지만 신사참배에 동조한 다른 목사들에게는 이런 목소리가 불편했어요.

해방 이후 시작된 갈등
원인은 신사참배 흑역사

갈등은 해방 이후 본격화됐어요. 한 목사가 속한 경남노회가 1946년 신사참배 동조자에게 더 이상 죄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기로 결정한 거예요! 이어서 출옥성도가 주축이 된 고려신학교를 정식 신학교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죠.

이 결정에 반발한 한 목사와 동료들은 경남노회를 탈퇴합니다. 분열의 시작이죠. 경남노회는 이 일을 계기로 갈라져요. '000파 경남노회'가 3~5개 된 거죠. 그중 하나가 한상동 목사와 동료들이 이끄는 '고려신학교파 경남노회', 줄여서 '고신파'예요. 그리고 이 갈등은 한국전쟁 중에도 계속됩니다.

전쟁이 한창일 1952년,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해요. 예장은 대구에서 52회 총회를 열어요. 그런데 고신파의 참석이 거부된 거예요. 교단이 고려신학교를 정식 학교로 인정하지 않았으니, 이와 관련된 이들(고신파)도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선을 그은 거예요. 고신파는 같은 해 독자적으로 총회를 열어 '경남노회 총노회'를 조직해요. 이것이 고신 교단의 시작입니다.
※ 대다수 장로교 교단들은 1912년을 원년으로 보고 올해 가을 총회를 105회로 기념해요. 하지만 고신 교단은 1952년을 1회로 보고 이번 총회를 70회로 기념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고신의 독립 이유를 신사참배로 들죠. 이게 약간 와전되어 신사참배 결의에 반대하다가 교단을 나온 것처럼 알려졌어요. 표면상 고신의 독립은 고려신학교 승인 문제로 촉발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해방 이후 교단이 신사참배 과오와 동조자들을 처리하는 문제가 갈등의 핵심이었던 거예요.

 3줄 요약
· 예장이 1938년 신사참배를 결의. 주기철·한상동 목사 등은 저항하고 감옥에 들어감.
· 1945년 해방 이후, 출옥성도들이 경남 지방에 고려신학교를 만들고 교회 재건 운동을 펼침. 예장 총회와 경남노회가 이를 무산시킴.
· 예장은 1952년 총회에서 고려신학교와 고신파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의. 같은 해, 예장을 나온 고신파 한상동 목사와 동료들이 고신 교단을 만듦.

by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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