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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거룩한 안식일 - 그리스도인은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 아더 핑크 지음 /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280쪽 / 1만 6000원
<주일, 거룩한 안식일 - 그리스도인은 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 아더 핑크 지음 /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펴냄 / 280쪽 / 1만 6000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어 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일은 우리 사고·삶·본질의 변화다. 이런 변화는 하나님 앞에서 절대적 진리를 지켜 나가겠다는 고백 실천을 반드시 수반해야 한다. 진리를 실천하는 일은 진리에 대한 앎과 믿음을 토대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

안식일은 구약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명제다. 우리는 안식일을 준수하며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산다. 안식일 준수는 우리가 더 이상 일에 지배를 받는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라는 선언이다. 대신 거룩하신 하나님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안식일에 우리는 영적 상태를 점검한다. 하나님 말씀을 통해 의무를 돌아보고 다시금 새로운 삶으로 나아간다.

현대 유대인들도 안식일을 철저히 지킨다.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온 이스라엘에 사이렌이 울리고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준비한다. 정통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가족과 함께 율법과 시편을 읽고 묵상하며 자기 삶을 점검하는 시간을 보낸다. 안식일은 무거운 짐과 의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적인 자유를 주시는 참된 선물이자 축복이다. 

성경에 나타난 안식일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고, 오늘날 안식·주일 개념을 점검하는 일은 매우 의미가 있다. <주일, 거룩한 안식일>(생명의말씀사)을 쓴 아더 핑크는 총 8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안식일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1장에선 안식일 개념을  총괄적으로 설명한다. 안식일이 결혼 제도와 함께 타락 이전 에덴동산에서 제정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과 결혼 제도를 율법에 명확하게 기록해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셨다.

2장에서는 십계명 이전 안식일 규례를 설명한다. 우리는 안식일이 십계명 이후에 제정된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창세기와 출애굽기 1~8장에도 안식일이 다양하게 기록돼 있다. 가인과 아벨의 제사에서 사용된  '세월이 지난 후에'라는 표현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기가 정해져 있었음을  암시한다. 창세기 2장 3-4절에 나타난 라멕은 자기 아들의 이름에 수고로운 일에서 안식을 누리도록 허락하신 창조주에 대한 감사를 담았다. 노아의홍수에서도 칠일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는 안식일이 태초부터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다. 모세는 애굽에 돌아가자마자 바로에게 자기 동포들이 안식일을 지키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안식일은 율법 제정 이전에도 있었다.

3장에서는 십계명을 통한 안식일 규례 갱신을 강조한다. 안식일은 십계명 중 제4계명이다. 이 위치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1계명부터 제4계명은 '하나님 사랑'을 뜻한다. 제5계명부터 제10계명까지는 '인간 사랑'을 뜻한다. 안식일은 하나님 사랑의 마지막과 인간 사랑의 첫 시작에 위치한다. 안식일 계명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4장에서는 안식일 규례의 오염과 하나님의 심판을 기술했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더럽힌 이스라엘에 국가적 재앙을 내리신다. 성전이 파괴되고 예루살렘은 이방인에 의해 함락됐다. 백성들은 이방인의 땅에 포로로 끌려가고 말았다. 안식일을 지켜야 하는 백성들이 안식일을 더럽히자, 하나님께서 이들을 안식일을 지킬 수 없는 땅으로 보내 버린 것이다. 70년이 흐른 뒤에야 하나님은 택한 백성들이 다시금 거룩한 땅에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안식일을 지킬 수 있도록 허락하셨다.

5장부터는 안식일의 현대적 적용을 다룬다. 오늘날 우리는 일 중독에 사로잡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해야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집트에서 매일 노동에 시달리던 이스라엘에게 자유를 주기 위해 출애굽시키셨다. 광야 생활 중에는 일하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만나도 허락하셨다. 일주일 중 하루를 쉬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사람을 위한 것이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6장은 안식일과 주일의 관계를 다룬다. 사도 요한은 요한계시록에서 '주의 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주의 날에 계시가 주어진 것이다. 일주일의 모든 날이 다 주님의 날이지만, 그 가운데 하루를 특별하게 구별하셨다는 것은 이날에 특별한 의미가 있음을 뜻한다.

7장에는 안식일(주일)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썼다. 먼저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가 없으면 안식일을 올바르게 지킬 수 없다. 저자는 안식일을 구별하고 단지 일을 금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활동과 기쁨을 강조한다. 하나님은 두려움과 기쁨을 동시에 말씀하신다.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 우리는 예배에 두렵고 떨림으로 나아가지만, 참된 기쁨이 없다면 바른 예배라고 할 수 없다. 안식일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기뻐하는 날이다. 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하나님은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안식일은 주님의 날이다. 이에 대한 관심 없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그리스도인 정체성도 분명히 사라질 것이다. 이 주제를 놓고 다양한 이견이 있다.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구별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주일을 철저히 준비하고 실천해, 하나님 말씀을 올바르게 알고 지키는 데 힘써야 한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서상진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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