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가나안으로 가는 여정을 우리 삶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포로로 잡혔을 때 하나님은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모세를 보내 이집트에서 탈출하게 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 광야 생활을 마치고 요단강을 건너 마침내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탈출을 구원으로, 광야 생활을 우리의 삶으로, 가나안을 우리가 소망하는 천국으로 설명하곤 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믿음의 조상들을 바라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이삭·야곱을 통해 하나님은 이스라엘이라는 한 국가를 세우기를 원하셨고, 역사 속에 개입하셔서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다스리고 통치하시는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특별히 야곱의 삶은 우리 인생과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야곱은 경쟁심도 많았고 욕심도 많았습니다. 형 에서를 속여 장자권을 팥죽 한 그릇으로 빼앗은 사건, 아버지 이삭을 속여 형에게 돌아가야 할 축복을 가로챈 사건, 형에게 쫓겨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벧엘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건, 외삼촌 집에서 수십 년 일하면서 가족을 이루고 많은 물질을 소유하게 된 사건, 얍복 나루터에서 천사와 씨름하여 이름이 바뀐 사건, 요셉에 대한 편애를 질투한 나머지 아들이 요셉을 이집트로 팔아 버린 사건 등 야곱과 관련한 수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야곱 이야기를 나의 삶 속에서 발견할 때, '야곱스러움'이 나의 삶 속에 드러날 때, 하나님이 야곱을 빚어 가셨던 섬세한 손길을 나의 삶 속에서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늘 열정과 눈물로 설교하시는 조영민 목사님의 야곱 이야기를 책으로 접했습니다. 그동안 조영민 목사님과는 유튜브·페이스북을 통해 간접적으로 만난 게 전부였습니다. 그의 설교는 간절함·애절함·섬세함·강인함이 넘칩니다. ＜끝까지 찾아오시는 하나님＞(좋은씨앗)이라 이름한 야곱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믿음의 조상으로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잘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끝까지 찾아오시는 하나님＞은 3부로 구성됩니다. 1부에서는 야곱의 탄생,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와 형 에서 사이에 일어난 이야기를 그립니다. 고향 브엘세바를 떠나 밧단아람으로 가는 길인 루스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안고 떠났던 야곱이 벧엘에서 '결코 떠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라반의 집을 떠나 얍복 나루터에서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딸 디나가 강간당하는 등 큰 아픔 가운데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3부에서는 다시 벧엘로 올라가라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벧엘에서 회개하고 변화하는 야곱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은 한번 계획하신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을 믿어 용서받았음에도 개인 욕망에 사로잡혀 자기 뜻대로 살곤 합니다. 하지만 야곱 이야기를 통해 끝까지 우리를 붙들고 빚어 가시는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조영민 목사님 설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내러티브 전개입니다. 감각적인 내러티브 전개를 통해서 야곱의 삶에 비춰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제시합니다. 각 장 제목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로 본문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합니다. 야곱 이야기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들, 야곱과 함께하신 신실한 하나님을 알기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서상진 /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미래로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