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너알아TV'가 2019년 유튜브 슈퍼챗으로 누적 수입 2억 3000만 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데이터 수집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너알아TV 슈퍼챗 수입은 2019년 한 해를 기준으로 국내 6위, 전 세계 38위다.

슈퍼챗은 시청자가 유튜브 채널 운영자에게 직접 후원금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방송 중 2000원~50만 원 범위에서 금액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극우 유튜브를 중심으로, 유튜브 출연진이 극성 지지자들 입맛에 맞게 발언할 때마다 슈퍼챗이 쇄도하는 현상이 일상화하고 있다. 

MBC 스트레이트는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운영자들이 극단적 발언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실태를 6월 7일 방송했다. MBC가 플레이보드와 함께 지난해 1년간 유튜브 슈퍼챗 수익 순위를 분석한 결과, 막말과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극우 유튜버들이 슈퍼챗 수익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국내 전체 1위는 안정권 씨가 운영하는 보수 성향 GZSS TV로 지난해만 3억 8700만 원을 벌어들였고, 2위는 김세의·강용석·김용호 씨가 운영하는 가로세로연구소로 3억 76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너알아TV는 신의한수(1억 2400만 원)에 이어 7위로 집계됐다. 진보 성향 매체로는 딴지방송국(2억 3000만 원), 시사타파TV(1억 9800만 원)가 큰 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너알아TV는 구독자만 33만 6000명에 이른다. 데이터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는 올해 1~5월 너알아TV로 몰린 슈퍼챗 수익만 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MBC 갈무리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너알아TV는 구독자만 33만 6000명에 이른다. 데이터 분석 업체 플레이보드는 올해 1~5월 너알아TV로 몰린 슈퍼챗 수익만 1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MBC 갈무리 

MBC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는 너알아TV를 통해 올해 1~5월에만 1억 200만 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전 목사는 2월 28일 구속되기 전까지 매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이를 생중계하며 슈퍼챗 후원을 받았다. 4월 20일 보석으로 풀려난 후에도 유튜브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후원금을 받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유튜브에 나와 "문재인이 대한민국을 해체하고 북한에 편입시키려 한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이 주장에 동조하는 시청자들은 "목사님 감사하다", "목사님의 애국 운동에 동참하겠다", "목사님 건강하시라"는 댓글을 담기며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슈퍼챗을 쐈다. 달러나 엔화 등으로 해외에서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광훈 목사는 너알아TV 외에 다른 채널로도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목사 관련 채널은 구독자 33만 6000명에 이르는 너알아TV를 비롯해 너알아TV2(구독자 5만 2000명), 너만몰라TV(구독자 15만 8000명), 청교도TV(구독자 2만 5000명) 등이 있다. 이 채널들 구독자 수를 합하면 57만 명에 이른다. 플레이보드는 이 가운데 너만몰라TV에서 슈퍼챗 수입이 총 1700여만 원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유튜버들이 수익 모델을 광고 수익 대신 슈퍼챗으로 전환한 이유는, 지난해 구글이 정치 편향 유튜브 방송에 대한 광고 수익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글이 일명 '노란 딱지'로 불리는 광고 제한 정책을 내놓자, 보수 진영은 강력히 반발했다. 2019년 10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구글 노란 딱지가 우파 유튜버를 위축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 정부 입장에서 가장 미운 대상은 우파 유튜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들은 2019년 11월 '구글의 언론 검열 중단을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반면, 슈퍼챗은 지지자가 방송 채널에 직접 후원금을 전송하는 방식이라서 구글은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다. 슈퍼챗 수익은 유튜버와 구글이 7:3으로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구글이 수익을 위해 우파 유튜버들 막말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경희대 송경재 교수는 '슈퍼챗' 방식이 가짜 뉴스와 막말을 증폭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작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스트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 방송은) 지지 집단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 영상을 보면서 정치·사회적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 현상은 스노우볼 이펙트라고 해서 눈덩이처럼 굴러가며 점점 커지는 것이다. 멈추지 못한다. 처음에는 자극적이지 않은 소리에서 시작해서 더 센 말, 더 자극적인 말을 하게 되고 확인 안 된 가짜 뉴스를 얘기하게 된다. 그럴수록 더 많은 수익이 들어오고, 이 현상이 반복된다. 악순환의 근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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