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 나선 기독자유통일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21대 총선에 나선 기독자유통일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여운송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저지' 등 극우 정책을 앞세운 기독자유통일당이 이번에도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이끌어 온 기독자유통일당은 21대 총선에서 1.83%(51만 3159표)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비례대표 의원 확보를 위한 3% 벽을 넘지 못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해 6월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면서 보수 결집을 시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태극기 부대 등이 흡수되면서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또 다른 기독 정당인 기독당마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표가 몰리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전 목사가 구속되고, 보수 정당이 난립하면서 결과적으로 표심도 분열했다. 지난 총선과 비교했을 때 득표율이 0.8% 낮았다.

이번 선거를 '체제 선거'로 규정한 기독자유통일당은 지역구에도 10명의 후보(3명 중도 하차)를 냈지만, 한 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참패를 어느 정도 예상했을까. 초대형 교회 목사들을 불러 성대하게 개표 방송을 치렀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에는 규모를 간소화했다. 4월 15일 저녁 6시경, 서울 여의도 기독자유통일당 당사에는 선거대책위원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대표 고영일 변호사, 비례대표 후보 1번 이애란 원장(자유통일문화원), 3번 주옥순 대표(엄마부대)와 당 관계자 등 10여 명만 참석한 채 개표 방송을 시청했다. 교계 취재진은 <뉴스앤조이>와 CBS뿐이었다.

기독자유통일당 사무실에 있는 흰색 보드판에는 일정과 희망 사항이 적혀 있었다. "4월 15일, 하나님 한국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소서", "4월 16일, 한국교회 역사상 첫 국회 입성하는 날 '축하드립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한국교회 파이팅."

바람과 다른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사무실에는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한 참석자는 "우리는 왜 (결과가) 안 나오느냐"고 묻기도 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 대결하는 미래통합당에 신경을 쏟기도 했다. 미래통합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뒤지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범진보 계열이 180석 이상 되면 개헌안을 제외한 모든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뉴스에 "아이고, 망했어"라고 외치는 이도 있었다.

출구 조사 결과 기독자유통일당 득표율은 2.1%로 나왔다.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당 관계자들은 1시간도 안 돼 자리를 떴다. 김문수 전 지사는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소감을 묻는 말에 김 전 지사는 "출구 조사 결과가 반영이 안 된 것 같다. 조금 더 지켜보겠다"면서 "우리가 실력이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4월 15일 옥중 서신을 통해 "6·25와 광주 사태와 비교되지 않는 희생의 사건이 일어날까 두렵다. 주사파 세력들은 무리하게 (연방제 통일을) 추진할 것이고, 이에 반대하는 자유 진영은 저항할 때 반드시 대충돌이 일어날 것이 훤히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주사파와 사회주의 악령에서 벗어나려면 온 국민이 복음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자유통일당 선거대책위원장 김문수 전 지사는
기독자유통일당 선거대책위원장 김문수 전 지사는 "우리가 실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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