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고전 읽기 특강 - 높은 생각과 깊은 대화를 위한 고전 14선> / 안정진 지음 / 좋은씨앗 펴냄 / 464쪽 / 2만 4000원

[뉴스앤조이-김은석 사역기획국장] 목회자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청소년 인문학 공부방 옴니버스서원을 운영하는 저자가 쓴 서양 인문 고전 입문서. 미국 베리타스출판사가 펴낸 '옴니버스' 시리즈에서 뽑아낸 고전 <길가메쉬 서사시>·<오이디푸스왕>·<맥베스>·<신곡>·<반지의 제왕> 등을 다루었다. 청소년·대학생·청년·교사·목회자 가운데 고전과 친숙해지고자 하는 그리스도인, 특별히 자녀와 함께 고전을 읽고자 하는 그리스도인 가정을 겨냥한 책이다. 각 고전의 배경과 특징, 주요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중간중간 고전이 다룬 주제를 성경 본문과 비교하거나 개혁주의 기독교 세계관 관점으로 비평한다. 각 장 끝에는 'Prelude_생각하기', 'Grammar_지식을 위한 질문', 'Logic_이해를 위한 질문', 'Rhetoric_지혜를 위한 질문', 'Summa_통합 글쓰기'로 분류된 질문들을 덧붙였다.

"<길가메쉬 서사시>는 하나님을 떠난 인류가 처한 곤경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이야기가 우리의 핵심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 서사시는 타락한 인류의 이야기이자 아담의 후손에 대한 것이다. 부분적이지만 이것은 성경의 중요한 진리다. 길가메쉬는 인간이 갈 수 없는 경계선을 넘어간 사람이다.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나 본 사람이다. 그는 불가능한 일을 극복해 보려고 했다. 심지어 저승까지 내려갔다. 그는 죽음을 극복해 보려고 했지만 절망했다. 그런데 여행을 마쳤을 때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중략)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죽음이 두려워서 방랑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모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순간도 현재의 삶에 만족하거나 그 가치를 기뻐하지 않았다. 아니 할 줄을 몰랐다. 그러나 이제 깨달았다. '아, 나는 언젠가는 죽는 존재이구나. 그렇지만 지금 현재의 삶은 선물이고 은총이구나!'" (1장 '죽음이 오다 - 길가메쉬 서사시', 45~46쪽)

"서사문학의 희극적 특징은 '희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테의 <신곡>은 세상의 마지막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는 기독교적 종말론을 품고 있다. 단테는 전통적 서사문학의 대가인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작품들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소화하면서 그들과 같은 형식을 취한다. 그러나 그들처럼 그리스 로마의 신화적 세계관으로 글을 쓰지는 않았다. 단테는 부패한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죄와 구속'이라는 기독교 교리에 근거하여 글을 전개한다." (10장 '다시 별을 보다 - 신곡 지옥 편', 312~3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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