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는 옥한흠 목사가 예배당 건축에 반대한 적 없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원로목사님 뜻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형제회 대화에서, 오정현 목사는 수천억을 들여 예배당을 건축하면 한국교회에 덕이 되지 않고 옥한흠 목사도 신축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현재 시행 중인 운영장로 제도 때문에 당회가 겨우 돌아간다고도 했다. 발언 취지를 물어보기 위해, 3월 5일 오 목사가 편목 교육을 받는 총신대학교를 찾았다.

오정현 목사는 "형제회라는 건 실체가 없는 것이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목회자들 이름을 언급하자 "나와 친한 사람들이다. 살다 보면 친한 사람들과 얘기도 할 수 있지 않나. 2008년이면 11년이나 지난 얘기"라고 말했다.

대화 당시 건축비로 1500억 원이 든다며 한국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고 예상한 것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당시 주일예배 때 강남 예배당에 들어오려면 밖에서 30분은 줄을 서야 했다. 대통령비서실장도 줄 서서 기다리다가 들어왔다. 상황이 이런데 누구를 교회에 데려올 수 있겠나. 목회적 위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 거다. (건축에) 교인 99%가 찬성했다"고 답했다.

옥한흠 목사가 건축을 반대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하자, 오정현 목사는 "전혀 반대한 것 없고 건축에 찬성한 증거도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오 목사는 "내가 어떻게 원로목사님 뜻에 반하는 일을 할 수 있겠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옥 목사님도 목자의 심정이 있는데 교인들이 예배 잘 드리기를 얼마나 원하셨겠나"라고 말했다.

옥한흠 목사가 예배당 신축에 찬성했다는 '증거'는, 옥 목사 별세 1년 전인 2009년 11월 교회가 교인들에게 상영한 건축 독려 영상을 말한다. 오정현 목사는 옆에 있던 비서진에게 이 자료를 <뉴스앤조이>에 제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옥한흠 목사의 아들 옥성호 대표(도서출판 은보)는 아버지가 시종일관 대형 예배당 건축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을 찍지 않으면 교회가 쪼개진다는 오정현 목사의 설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상을 찍었다는 것이다. 옥성호 대표가 공개한, 옥한흠 목사가 2005년 오정현 목사에게 보낸 편지에도 "예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나친 출혈을 하는 어리석은 짓을 피해야 한다"는 언급이 있다.

오정현 목사는 서초 예배당을 건축하며 사회에 공헌한 점을 강조했다. 그는 "반포대로 1차로를 확장해 서초구청에 기부 채납했다. 300억 이상 기부 채납했다"고 했다. 한국교회를 위한 기부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건축하면서 한국교회와 같이 갈 수 있는 길이 없을지 고민했다. 내어놓을 수 있으면 내어놓으려 했는데, 문제는 한국교회에 (이것을) 받을 대상이 없었다"고 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턱도 없는 소리"라며 장로 임기제 때문에 당회가 겨우 돌아간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이었을까. 운영장로 제도 시행 취지를 묻자, 오정현 목사는 "교회는 계속 젊어져야 한다. 처음에는 역동적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관료화하고 화석화한다"고 답했다. 장로 임기만 제한해 놓으면 상대적으로 당회장 권력만 세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인간의 생각"이라고 대답했다.

B 목사가 대화 도중 "좋은 장로 10명이 꼴통 장로 한 명 못 당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오정현 목사는 "사석에서 한 얘기일 뿐이다. B 목사도 좋은 사람이고 한국교회가 보호해야 할 사람"이라고만 말했다.

오정현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계속 보도하니까 <한겨레>가 물고, MBC가 물어서 (교회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우리가 잘한 일이 있어도, 프레임을 짜 놓으니 하나도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며 공정한 보도를 요청했다. 오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한국교회에서 하나님의 신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2008년 '형제회' 모임 녹음 파일 입수①: 예배당 신축 고민하던 오정현 목사 "옥한흠 목사님은 반대인데…저질러?"
2008년 '형제회' 모임 녹음 파일 입수②: 그들이 '장로 임기제' 하는 이유 "좋은 장로 10명 있어도 꼴통 하나 못 당해"

2008년 '형제회' 모임 녹음 파일 입수③: 오정현 목사 "예배당 신축은 어쩔 수 없어…옥한흠 목사도 반대한 적 없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