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하이벨스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또 다른 피해자의 등장으로 교회는 더 큰 혼란에 빠졌다. 사진 출처 플리커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미국 윌로우크릭교회 빌 하이벨스 목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또 다른 여성이 등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하이벨스 목사 비서로 일하던 팻 배러노브스키(Pat Baranowski)와의 인터뷰를 8월 5일 보도했다.

1985년, 하이벨스는 배러노브스키를 고용해 집안일을 돌보게 했다. 하이벨스는 배러노브스키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가했고, 문제 제기를 하는 배러노브스키를 압박해 스스로 일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배러노브스키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교회가 무너질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교회를 사랑했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했다. 교회에 상처 주고 싶지 않았다"고 그동안 침묵을 지킨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등장은 윌로우크릭교회를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하이벨스 후임으로 교회를 이끌던 스티브 카터(Steve Carter) 교육목사는 <뉴욕타임스> 보도 후 사임을 발표했다. 보도가 있었던 날은 주일 오전, 카터 목사는 그날 예정된 설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밤 자신의 블로그에 "윌로우크릭교회를 사임하기 위해 글을 쓴다"며 '갈라진 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카터 목사는 "오늘 아침에 접한 새로운 사실은 끔찍했다. 배러노브스키 여사와 그의 가족이 품고 살아야만 했던 고통에 통감한다. 최근 드러난 새로운 사실들은 내가 교회를 떠나도록 만들었다"고 썼다. 카터 목사는 수 주 전 사임서를 제출했지만 당회가 사임 발표를 늦추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 이상 더 이상 사역을 수행할 수 없으며, 양심상 교인들 앞에 설 수도 없기 때문에 교회를 사임한다고 했다.

스티브 카터 목사와 함께 공동 목회의 다른 축을 담당했던 헤더 라슨(Heather Larson) 목사도 8월 8일 사임을 발표했다. 라슨 목사는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빌이 사임하면서 교회는 새로운 목회를 계획했다. 스티브가 설교하고, 내가 교회를 이끌고 빌은 그 뒤에서 우리를 코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바뀌었다. 이 교회는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2014년, 빌 하이벨스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들이 등장했을 때 당회는 소극적인 태도로 이들을 대했다. 지난 3월, 지역 일간지에서 이 문제를 다시 다뤘을 때도 당회는 하이벨스 목사가 변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교인들 앞에서 고별인사를 하던 하이벨스는 여성들의 문제 제기가 거짓이라 폄하했다.

새로운 피해 여성 등장에 당회 역시 또 한 번 피해 여성들을 향한 사과문을 발표했다. 라슨 목사의 사임 발표와 함께 올라온 성명서에서, 당회는 피해 여성들의 이름을 호명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와 함께 모든 당회가 연말까지 사임하고 새로운 당회를 꾸릴 것이라 했다.

윌로우크릭교회는 시카고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 지교회를 둔 형태로 운영해 왔다. 한국에도 윌로우크릭교회를 롤모델로 삼은 교회들이 있을 정도로 복음주의권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교회는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할 때까지 노스쇼어 캠퍼스를 담당하던 스티브 질렌(Steve Gillen) 목사가 맡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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