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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목사와 함께 저무는 제자 교회
[기획3] 목회보다 정치 힘쓴 목사들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7.04.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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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교회로 불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제자 교회'가 있습니다. 2009년 서울·경기·인천 지역 지성전 21곳 중 20개를 독립시켰는데, 순복음교회 안에서는 이 교회들을 보통 '제자 교회', '독립 교회'라고 부릅니다. 현재 지성전은 16개로 다시 늘었습니다. 독립 당시 평균 교인 수가 1~2만 명에 달했던 제자 교회들은 조용기 목사의 오중 복음과 삼중 축복을 토대로 지역사회를 복음화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순항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분쟁을 겪은 뒤 다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이 된 곳도 있습니다. 시끄러운 제자 교회들과 함께 조용기식 목회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뉴스앤조이>는 제자 교회 갈등 원인을 짚어 보려 합니다. - 기자 주

2009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독립한 제자 교회는 크고 작은 문제를 경험했다. 뉴스앤조이 강동석

"독립한 제자 교회 담임목사는 재정·인사·행정 등 전권을 넘겨받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황제가 된 걸로 착각하더라. 본인들이 피땀 흘리거나 노력해서 얻은 과실이 아닌데도 말이다. 지금처럼 가면 안 될 것 같다." - 여의도순복음교회 김 아무개 장로

"제자 교회는 현재 담임이 세운 교회가 아니다. (조용기 목사) 제자라는 이유로 물려받아 놓고 어느 순간 귀족이 돼 버렸다.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 하다 보니까 교회마다 문제가 생겼다. 자리만 신경 쓰는 몇몇 제자는 삯꾼이 돼 버렸다." -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박 아무개 목사

"처음 독립했을 때만 해도 교인들은 좋아했다. 한 3년 지나니까 교회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특히 담임목사가 교인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 여의도송파순복음교회 김 아무개 장로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평가는 냉정했다. 긍정적인 이야기는 듣기 어려웠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말과 함께 '무임승차'한 담임목사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8년 전 여의도순복음교회 지성전에서 독립한 제자 교회를 바라보는 이들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제자 교회 20곳 중 10곳은 크고 작은 문제를 경험했다. 양상은 달랐지만 원인은 비슷했다. 조용기 원로목사 제자로 불리는 목사들은 교회 안에서 교인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다. 갈등을 겪은 교인은 교회를 떠나거나, 여의도순복음교회(본 교회)로 적을 옮겼다. 이번 기사에서는 순복음교회 관계자들 증언을 토대로 갈등이 일어난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목회 리더십 '부재'
원하는 장로 세우고
교인 편 가르고

갈등을 경험한 교인들은 목사 '리더십'이 문제라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애당초 규모가 큰 교회를 끌고 나갈 적임자가 아니었고, 섬김의 자세도 없었다는 것이다. 제자 교회는 독립하면서 조용기 목사 제자들을 담임으로 청빙했다. 1~2년 주기로 지성전을 순환하던 목사들은 중·대형 교회 담임으로 부임했다.

목사들은 조용기 목사의 5중 복음과 3중 축복, 4차원 영성을 계승해 지역사회를 복음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교인은 급감하고, 교회 문제가 하나둘 불거졌다. 원인은 다른 데 있지 않았다. 규모가 큰 교회일수록 목사가 교회를 장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A교회 목사는 특정 지역 출신자를 장로로 세우고, OOOO선교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낯선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장로들이 생겼다. 이 교회 출신 ㄱ 장로는 "다른 지역 장로들이 숨을 못 쉴 정도로 선교회가 교회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B교회도 마찬가지였다. 목사가 원하는 장로를 세우려 하면서 장로들과 갈등을 빚었고, 수차례 소송을 진행했다.

자기 입맛에 맞는 장로를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친·인척을 교회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런 교회들은 재정 유용 의혹 논란을 비껴가지 못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제왕적 목회를 시도하려 한 목사들도 있다. C교회는 분쟁 끝에 본 교회와 다시 통합했다.

교회를 어느 정도 장악한 제자 교회 목사들은 외부 조직을 만들었다. 대표적으로 목회자 10여 명이 모이는 '형제교회연합회'를 들 수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조용기 목사 제자 모임 '영목회'와 여성 제자 모임 '영산회' 등이 있다. 형제교회연합회는 제자 교회 출범 이후 만들어졌다.

형제교회연합회는 독자 노선을 추구했다. 제자 교회를 담임하는 ㄴ 목사는 "정작 본인들은 제자 교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이 이영훈 목사니까, 형제 교회라고 부른다. 이 목사와 대등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원로목사가 하는 위성 예배만 챙기는 교회가 많다"고 말했다.

목사는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교회는 앓고 있었다. 참다못한 교인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목사는 버티면서 교회는 엉망이 됐다. 제자 교회 한 곳을 맡고 있는 ㄷ 목사는 "교세 통계를 대외비로 하는 곳이 많아졌다. 창피하니까. 그걸 어디다 까발리겠느냐. 밥상을 차려 줬는데도 못 먹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담임목사의 제왕적 목회로 교인이 떠났지만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방안은 아직 없다. 교인들이 조용기 목사를 찾아가 도움을 구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일 때가 많다. 조용기 목사 비서실장 이원군 장로는 "지방회와 총회도 있지 않은가. 원로목사는 원래부터 간섭하는 걸 안 좋아한다. 자기들이 알아서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제자 교회 교인 수는 감소했지만, 본 교회는 독립 전과 비슷한 교세를 유지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준비 않고 물량으로 밀어붙인 독립
본 교회, 조용기 목사도 구원 못 해

"한국교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8년 전 언론 평가는 빛이 바랜 지 오래다. 독립한 제자 교회는 조용기 목사와 함께 저물어 가고 있다. 조 목사 제자들은 '포스트 조용기'를 꿈꿨지만, 조용기식 목회는 그 시절에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시대를 읽지 못하고 제왕적 목회만 따라 하려던 목사들은 여의도 본 교회, 조용기 목사에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본 교회에서 독립해 재정과 인사를 틀어쥐는 것은 좋아했지만, 조용기 목사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했다. 제자 교회들이 조 목사 위성 예배를 포기하지 못한 이유다.

ㄷ 목사는 "제자 목사들 함량 미달이 문제이지 독립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큰 교회를 분립하는 것 자체는 손뼉 쳐 줄 일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고 물량으로 밀어붙인 독립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분쟁에 휘말린 교회는 본 교회와 조용기 목사도 구원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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